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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통합이 ‘파수꾼’과 오버랩되는 이유

[완주신문]완주·전주 통합 논란을 보고 있자니 이강백 작가의 희곡 ‘파수꾼’이 떠오른다.

 

‘파수꾼’은 제목 그대로 한 마을의 파수꾼들이 이리떼 출몰을 감시하며, 이리떼가 나타나면 이를 알리기 위해 양철북을 두드린다. 사람들은 이리떼를 두려워하며 마을 촌장에게 의지해 살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파수꾼이 임명되고 이리떼가 아닌 구름을 보고 이리떼라고 양철북을 치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이리떼’는 마을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거짓 수단이었다. 촌장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있지도 않은 ‘이리떼’ 공포를 주민들에게 퍼트리고 있었다.

 

‘지역소멸’이라는 ‘이리떼’와 ‘통합’이라는 ‘양철북’이 겹쳐 보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자, 특히 독재자들은 이런 방법을 자주 사용했다. 권력강화와 내부결속을 위해서 외부 적을 만들고 자신의 권력을 유지했다. 세계사의 많은 전쟁들이 이 같은 이유로 벌어졌으며, 우리가 사는 이 땅 또한 이런 이유로 침략받았다.

 

그래도 완주·전주 통합으로 전북이 발전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다. 하지만 현재 제시되는 근거들이 매우 빈약하다.

 

더구나 최근 열린 ‘전북100인원탁대토론회’처럼 몰아세우기식으로 통합을 밀어붙이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 

 

전북이 일당독주 체제에서 기득권의 횡포를 막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소위 민주화 성지라는 곳에서 이런 방식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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