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후원하기

[기고]정동영 국회의원에게 한마디

[완주신문]지난달 24일 어느 매체에서 완주·전주 통합에 관한 정동영 국회의원의 인터뷰 기사를 보며, 평소 전북 정치권의 큰 어른이자 지도자로서 존경했던 의원이기에 참으로 실망과 안타까움이 컸다.

 

이에 부족한 후배 정치인이지만 완주군의회 완주·전주 통합반대특위위원장으로써 감히, 정동영 의원께 진심을 담아 한마디 하고자 한다.     

 

정동영 의원은 “완주전주 통합의 반대가 있다고 납작 엎드리면 지도자가 아니다”, “통합에 반대하면 반대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직격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통합 반대가 잘못되었다고 꼬집는 것인지, 통합을 반대하는 다수의 군민 마음을 헤아리고 군민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문제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완주군의 미래는 완주군민이 결정하는 것이며, 이것이 옳은 것이다. 완주·전주 통합의 경우에도 완주군민이 결정해야 할 사항으로 당사자인 완주군민의 뜻이 가장 존중되어야 한다. 통합 주체인 완주군민들이 반대하는 통합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지난 세 차례의 통합 시도가 무산된 까닭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야 할 것이다.
  
이번 사례 또한 통합추진에 찬성 서명한 완주군민은 6152명, 반대서명한 군민은 3만2785명으로 반대하는 군민이 5배나 많은 상황에서 완주·전주 통합이 전북발전을 위한 해답인 것처럼 여론몰이를 통한 통합을 강행한다면 이 또한 군민의 마음을 헤아릴 줄 모르는 지도자의 불통의 모습이며, 이는 완주군민의 갈등과 분열을 심화시키고 상처만 악화시킬 뿐 그 이상의 어떤 결과가 있는지 고심해야 하는 것이다.

 

공심(公心)을 지닌 책임있는 정치 지도자라면 주민의 다양한 이견을 헤아리고 아우르며 상생할 수 있는 지혜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구체적인 비전도 계획도 없이 대다수 군민이 반대하는 통합을 군사 작전하듯 힘으로 밀어붙이며, 지역과 지역 주민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심화시키는 지도자를 군민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공심(公心)보다는 개인의 공명심(公明心)을 좇는 정치인으로 생각할 것이다. 과연 군민께서는 그러한 지도자를 진정한 정치인으로서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그동안 국민과의 불통, 마이웨이 정치가 얼마나 큰 문제들을 야기했는지 잘 알고 있다. 전북 정치권도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주민의 뜻을 무시하는 독선적인 정책 추진은 전북 발전에 해가 될 뿐이기 때문이다. 

 

완주·전주 통합이 완주와 전주, 그리고 전북 각각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검토한 뒤에 의견을 전했으면 한다.

 

정동영 의원을 비롯한 통합을 찬성하시는 측에서 주로 청주·청원사례를 들고 있다. 하지만 청주발전을 꼭 통합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통합이전 2010년부터 식약처가 청주 오송으로 이전하면서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함께 따라왔으며, KTX 오송역이 생기면서 서울과의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시의 경제발전 및 인구증가는 행정통합 여부보다는 전략산업 발전과 교통인프라 개선 등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전북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은 통합이 아닌 전략산업을 유치하고 발전시킬 방안 마련과 획기적인 교통인프라 개선 등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하다.

 

진정한 정치지도자는 먼저 주민의 뜻을 헤아려야 하며, 주민의 뜻을 따르며, 주민의 더 나은 삶을 열어 갈 책임이 있다.

 

군민 대다수가 바라지 않고 구체적인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행정통합을 힘으로 밀어붙이며 주민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야말로 지도자의 책무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꼭 주민의 갈등과 분열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행정통합이 아니라도 완주와 전주, 전북이 상생발전 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존경하는 정동영 의원에게 간곡히 의견을 전하고 싶다. 통합당사자인 완주군민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더 넓게 보고 깊이 생각해 완주와 전주, 전북이 모두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진정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