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최근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성착취사건’으로 디지털성범죄의 심각성과 국민들의 우려가 증대되었다. 그동안 편리했던 사이버공간이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게 된 것이다. 지금 어딘가 내가 모르는 나를 촬영한 영상이 있다면 어떻겠는가? 불법촬영 성범죄 피해자는 폭행, 협박을 동반한 성추행 범죄 피해자보다 정신적 피해가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1일 여성가족부가 만 19~64세 이하 남녀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성폭력 안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법촬영 범죄 첫 피해 연령은 19세 이상 35세 미만이 64.6%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불법촬영물은 피해자 동의 없이 유포된 경우가 절반에(49.0%) 달했다. 성폭력 방지를 위해 ‘가해자 처벌 강화’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이다. 이번 ‘텔레그램 성착취사건’을 계기로 재발방지·처벌강화·피해보호 대책 등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성폭력처벌법·형법·청소년성보호법 등 성폭력 관련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성범죄의 처벌과 대응이 강화되었다. 개정된 내용을 보자
[완주신문]대한민국 전체인구 중 성소수자 비율은 평균 4%. 일부 조사기관에서는 성소수자 비율을 전체 인구의 10%까지 잡기도 한다. 지난 17일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30주년을 맞아 전북 성소수자 커뮤니티인 ‘열린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과 대화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지인들과 만나 ‘게이, 트젠’이라는 농을 섞은 대화를 거듭해왔던 내가 그들을 외계인 취급했던 것은 아닌지 미안하기도 하다. 열린문 비대위에 따르면 전북 인구 190만명 가운데 성소수자에 해당하는 비율은 최소 7만명 가량이다. 완주군의 성소수자 수는 3000여명 정도가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성소수자는 알게 모르게 언제나 우리 주변에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울 이태원 유흥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자 발생하자 특히 게이클럽이 세간에 집중 조명된 바 있다. 성소수자는 ‘이슈몰이’에 좋은 보도이기에 자칫 그들의 인권 침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이번 사태가 성소수자 전체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먼저 성소수자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는 그들에 대해 동성애와 성전환 수술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소수자라 부르는 트
[완주신문]마을교육공동체를 알게 된 것은 2014년 즈음이었다. 완주를 방문한 경기도의 한 교사가 마을교육공동체라는 정책공약을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할지 물어 왔었다. 마을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던 나로서도 생소하고 어려운 말이었다. 다만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인디언의 속담에 근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렴풋이 홍성 풀무학교의 모습이 아닐까 추측했었다. 농촌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을 겪은 적이 있다. 막내가 초등학생일 때 아이의 친구가 자전거를 타고 등교를 하다가 자동차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다는데 며칠 후 가정통신문이 왔다. 자전거 통학을 금지한다는 학교의 대책이었고 일방적인 통보였다. 비정상적이었다. 학교가 면사무소나 파출소와 만나 아이들의 자전거 통학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야기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혹시 마을교육공동체가 만들어진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그동안 마을교육공동체는 보편적인 교육정책이 되었다. 우리 지역도 다양한 학교의 프로그램에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참여하고 있고 방과후 학교를 통합하는 풀뿌리교육지원센터가 생겼으며 마을교육공동체를 꿈꾸는
[완주신문]완주으뜸상품권을 보면 아나키스트였던 실비오 게젤이 고안한 ‘공짜돈’(Freigeld)이 떠오른다. 실비오 게젤의 저서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에서 공짜돈의 이론을 찾아볼 수 있다. 기존 경제 질서에서 우리들이 쓰고 있는 돈은 소수의 사람들에게 당장 필요없는 잉여자본을 생산케 한다. 우리들이 생산하는 재화와 서비스는 보관하고 유지하는데 비용이 들지만 화폐는 별도의 비용없이 그 가치가 유지된다. 이에 저축이 가능하고 잉여자본을 만드는데, 가장 좋은 방식이 화폐이다. 자본이 형성되는 원인이 바로 저축이다. 하지만 자본의 축적이 아이러니하게도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다. 국내에서는 IMF를 경험한 것처럼 대규모 경기침체와 대공항 등은 기존 자본주의의 고질병이었음을 증명한다. 돈을 빌린 사람이 빚을 갚지 못해 집이나 공장을 강제로 빼앗기고 한곳의 부도가 연쇄적으로 악순환을 일으킨다. 아울러 자본을 축적한 부자들은 이때 싼 가격에 모든 것을 쓸어 담아 자산을 더 키운다. 경기침체에서 어떤 이는 파산을 하고 어떤 이는 더 부자가 되는 불평등한 상황이 반복된다. 특히 부자가 되는 것은 소수이고 대다수는 큰 피해를 입는다. 이러한 불균형한 부의 재분배의 원인은 화폐
[완주신문]죽음이라는 당장의 위협이 눈앞에 널브러진 초유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왜 교육에 신경을 쓸까? 대부분의 교육은 현재의 이익보다 미래 지향점을 좇는다. 때문에 위급한 순간 교육을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앞에서도 교육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흐트마 간디는 ‘진리의 실험을 위해서’라고 답한다. 인류는 시대정신을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교육을 중요한 과제로 삼아왔다. 서양 지성의 기원이 플라톤의 아카데미아에서 시작됐다면, 동양의 지적 토대는 중국의 춘추 전국시대를 이끈 제자백가다. 한편에서는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합리적 이성 추구 쪽으로 발전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윤리의식 함양을 중시하는 수기(修己) 관련 학문이 자리 잡았다. 이 유산들은 산업혁명과 더불어 활발한 교류로 동·서양을 구분할 수 없을 만큼 혼재되어 나타난다. 삶을 운용하는 실용적 차원의 지식 생산과 분배 방법론을 연구하는 한편, 타자와의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한 윤리교육을 다각도 측면에서 고려한다. 이런 의미에서 학교는 ‘사회의 작은 실험실’이다. 간디에 따르면 인성함양과 괴리된 채, 정보전달 위주의 지식 교육을 통해 기계적인 지성만을 도드라지게 하는 교
[완주신문]미국 1.3㎏, 일본 1.1㎏, 대한민국 1.6㎏, 이 숫자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각 나라 국민들이 1인당 하루에 버리는 쓰레기의 양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쓰레기를 많이 버리는 나라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워낙 많은 물품이 생겨나고 버려지기도 하기 때문에 자원 재활용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은 친환경과 재활용의 시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한때 현수막 재활용(리사이클) 바람이 불면서 너도나도 현수막으로 장바구니를 만들어서 나눠주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었다. 필자 역시 현수막 장바구니를 받았을 때 이것을 써야할지 고민하다 결국 다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의류 역시 마찬가지. 매년 버려지는 헌 옷은 넘쳐나지만 그 옷을 재활용해 나눠주면 결국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업사이클링이다. 업사이클링은 리사이클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업사이클링의 우리말 표현은
[완주신문]만경강 발원지인 밤샘은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에 있다. 옛날 같으면 오지 중의 오지라서 밤샘을 찾아가는 길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겠지만 도로 사정이 좋아진 요즘은 밤샘 앞까지 승용차를 이용해 들어갈 수 있다. 그 덕분에 그 앞으로 지날 기회가 있으면 잠시 들렀다 가곤 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밤샘 탐방이 목적이 아니고 다른 일이 있어 왔다가 밤샘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밤샘 입구에 있는 밤티마을에서 밤샘까지 거리는 약 1.5km 정도이다. 가볍게 걷기 좋은 거리이다. 밤샘 앞까지 승용차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있지만 매번 걷기를 즐긴다. 천천히 걸어야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운동 효과도 있어 일석이조 성과가 있다. 밤샘 가는 길 입구에 들어서니 복사꽃이 반긴다. 밤샘 가는 길에 복숭아나무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복사꽃을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러 번 밤샘을 찾았지만 이른 봄철에 찾았던 적은 없었나 보다. 산에는 이제 막 잎들이 올라오고 있다. 여름에는 나뭇잎이 하늘을 가려 땅만 보고 걸을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사방이 다 트여 산 풍경도 함께 볼 수 있었다. 산에는 산벚꽃이 활짝 피어 예쁘다. 막 올라온 나뭇잎 색과
[완주신문]일본과 중국에서 전해진 4월의 눈소식은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를 실감하는 기분 나쁜 내용이다. 중국 광둥성과 동남아 수역에서도 십각류 무지개 바이러스로 새우들이 때죽음을 당했다고 알려졌다. 또 코로나로 인해 중국과 인도의 공장이 멈춰서자 30년만에 히말라야의 웅장한 설산 자태가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가 편안함과 발전에만 심취돼 앞뒤 안보고 달려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환경을 중심으로 공존하고 인간과 자연이 서로에게 교감하는 어메니티 시대로 바꿔나가라는 지구가 던져 준 메시지는 아닐까? 그럼 인간과 자연이 교감하는 내용 가운데 우리 지역의 환경살리기 중 치어와 다슬기 방류에 대한 부분을 고운 시선으로 들여다보고자 한다. 치어와 다슬기방류 행사는 수질개선은 물론 생물다양성을 복원한다는 점에서 권장할만한 사안이다. 매년 물의 날 퍼포먼스로 방류행사가 감초처럼 들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치어는 물속에 녹조류, 남조류를 먹이로 하는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치어 방류는 수질 개선효과를 넘어 생물다양성이 살아있는 하천의 본 모습으로 변화시키는 이로운 행위인 것이다. 다슬기는 최고의 하천지킴이로 유명하다. 하천바닥에 쌓인 오염물을
[완주신문]많은 분들이 ‘왜 신천습지인가?’라고 묻는다. 이 질문에는 두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강인데 왜 습지라고 부르는가?’라는 의문과 ‘왜 신천습지를 보호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다. 습지(濕地, Wetland)는 민물, 바닷물, 기수(汽水, 민물과 바닷물이 섞인 것) 등의 물에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늘 젖어있는 땅이다. 갯벌도 습지이고 산행 중에 만나는 젖은 땅도 습지이며 하천도 습지이다. 하천습지는 강 한 가운데의 모래톱이나 주변 저지대에 발달한다. 신천습지에서 소양천과 만경강이 합류되어 강폭이 넓어지면서 유속이 느려진다. 이 때문에 모래와 자갈이 퇴적하여 하천 가운데 섬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을 하중도(河中島)라고 한다. 이 하중도는 유량에 따라 잠기기도 하고 들어나기도 하면서 물과 땅의 중간 역할을 한다. 적당한 물에 늘 젖어 있기에 신천습지는 하천습지이다. 하중도가 발달한 신천습지에는 노랑부리저어새, 고니 등 6천 마리 이상의 철새들이 찾아와 겨울을 난다. 천연기념물이며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삵이 살고 있으며 너구리, 고라니 등의 서식처이다. 통발, 마름, 왜개연꽃, 남개연꽃, 어리연꽃, 흑삼릉 등이 자라고 있으며 멸종위기종인 꼬리명주나비의
[완주신문]재난과 선거처럼 언론에서 소비하기 쉬운 선호 아이템은 없을 것이다. 다양한 갈등이 연출되고 개인을 소비로 한 휴머니즘 등 짧은 시간동안 대중들의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선거 기간만큼 유권자들의 고관여․고집중을 받는 뉴스 아이템이 이어지는 시기도 많지 않다.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이 났다. 코로나로 선거가 가능할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유권자들은 전국 평균 66.2%라는 놀라운 투표율을 보여줬다. 완주군의 투표율은 69.2%로 역대 최고 높은 투표율이다. 코로나 위기 상황을 잘 마무리하고 안정적 국정운영을 통해 개혁을 완수하길 원하는 바람이 담기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당에 전략적으로 표를 행사했다는 분석들이 차고 넘친다. 전북 지역도 10개 선거구 중 9개 선거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이 당선됨에 따라 대선을 이어 여당에 힘을 몰아주고자 한 유권자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는 지역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경합 지역구에서는 선거 막판 불거진 폭로전으로 인해 네거티브 선거로 이어졌다. 완주 역시 마찬가지다. 4년 전 총선에서 후보 매수 의혹 문제 등이 완주지역의 막판 쟁점으로 부각되었고, 팩트
[완주신문]“기억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의미한 것은 아니야. 눈을 감아도 세상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메멘토>에서 주인공 레나드가 텅빈 자신의 영혼을 향해 한 말이다. 영화에서 레나드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되는데, 그의 기억의 임계점은 10분이다. 무엇을 하든 10분이 지나면 모든 것을 잊게 된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억 세계를 최대한 연장하기 위해 경험의 표식들을 사방에 남긴다. 그러나 그 표식들을 따라감에도 불구하고 기억의 누수로 인해 아내를 살해하는 극단적 상황에 처한다. 하지만 놀란 감독은 단기기억상실증이 자기내면의 문제라는 점에서 치유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구원 가능성을 설정한다. 여기에서 감독이 주목한 것은 레나드가 가진 기억의 진실성이 아니라, 그 기억이 레나드의 삶을 어떤 식으로 왜곡 하는가이다. 21대 국회는 출범 과정부터 범상치 않았다. 의석수 분배문제를 두고 여야는 상호비방과 온갖 협작으로 불쾌한 정치풍을 형성하더니, 정치개혁특위까지 발동시켰다. 민망해서 언급하기도 곤란한 추태들 끝에 대략 50cm에 달하는 기형적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탄생했다. 이번 총선에 대한 완주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