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완주군 발표에 따르면 군민은 대체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발표를 수긍하기 어렵다. 지난해 코로나19는 군민의 일상을 거의 정지시키다시피 했다. 그 여파로 식료품비와 주거비용 등 물가가 급상승 했다. 이는 부채 증가로 이어져 군민의 삶을 짓누르는 상황을 초래했다. 그런데도 군민들은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는 조사 중 ‘행복’도 부문에 가장 많은 체크를 했으며, 가족관계 만족도 역시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조사대로라면 우리 군민의 ‘행복감’은 자본에서 기인한 물질적 가치에 흔들리지 않는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백과사전에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을 행복으로 정의하고 있다. 공자 역시 생활고에서 구제될 때 백성은 항상성(恒常性)을 얻고, 이를 통해 항상심(恒常心)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요컨대 민생고가 어느 정도 해결되어야 백성의 행복한 정서가 형성되며, 주위 변화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은 평정심이 생긴다는 말이다. 국가는 국민의 항상성에 기반한 정서에 민감하다. 시민의 내적 정서가 표심으로 드러나 현실의 정치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즉 유권자들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정치인,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
1950년대 6.25 전후 천수답이 대부분인 농어촌은 거듭 되는 흉년으로 쌀 한 톨은 금싸라기와도 같았다. 먹을 것이 바닥이 난 사람들은 죽을 것 같은 배 고품에 들로 산으로 먹을 만한 풀뿌리를 찾아서 헤매었고 꽃잎이 떨어지지도 않은 꼿꼿한 벼이삭을 안개처럼 몰려오는 참새 떼가 빨아먹으면 그 이삭은 수확을 못하는 쭉정이가 되어 말라버리니 누가 시키기도 전에 나는 새 떼를 쫒으려고 장대를 들고 논으로 달려가야 했었다. 그런 나의 발걸음은 호랑이를 피해야하는 강아지 처지가 되어야했다. 논 입구 집에 사는 서너 살 위인 친구가 어김없이 나타나 '야 임 마 새 쫒으러 왔어'라고 말을 거는 친구는 골리앗 같았고 바들거리는 이스라엘 졸개가 되는 나였다. 줄 행낭 치고 싶었지만 배 고품은 죽음과 같았기에 참아야했었다. 초등학교 일학년 땐 나를 쫒아 다니며 내 이름을 불러 대는 친구가 보기 싫어 학교를 그만 둘까 수없이 고민을 했었다. 2학기 때 입학을 하여서 친구들과 하나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3학년 때 한 친구의 어머니가 찾아왔고 나는 아버지를 모셔 와야 했었다. 나는 그 친구에게 별로 힘들게 한 일이 생각나지 않았지만 그 친구는 나로 인하여 부담을 받
[완주신문]<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6월 29일 완주신문의 사설 제목은 현재 완주군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요동치는 민심에 무산안일주의라는 답변을 완주군이 준 것인데 내부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사설에서는 완주군의 한 청렴군민감사관이 비봉면 보은매립장 침출수 운반 업체 담합 의혹을 제기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없이 완주군의 각 부서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질타했다. 나 역시 사설을 보며 행정부서간 책임을 핑퐁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매일 받아 보는 시군단위 다양한 지역 주간신문들에서 들려오는 상황은 심각하기만 하다. 도시 지역에서 쏟아지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일선 시군에서 폐기물처리장 사업 허가를 받아내면서 지역 주민들은 생존을 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주민 동의를 받지 않고 강행되는 사업장 문제는 폐기물만이 아니다. 고창에서는 지역주민들이 동의 없이 진행된 닭 도축장 시설에 대해 행정과 싸움 중이다. 익산, 고창, 완주에서는 집단 암 발병이 의심되는 사태가 드러나고 있는데 역시 수십년 동안 인근에서 운영되던 여러 업체의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행정의 지도력이 발동되어 왔는
[완주신문]“그 산에 묻힌 폐기물이 이제 보니 노다지였다.” 완주군 환경참사 중심 비봉면 보은매립장을 두고 한 지역인사가 하는 말이다. 보은매립장에는 하수슬러지 등으로 만든 고화토 수십만톤이 불법으로 매립됐다. 완주군은 감사원 지적에 따라 이를 이전하려 한다. 이전을 위해 폐기물처리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며, 세가지 안이 용역을 통해 제안됐다. ▲1안 보은매립장 이전(사업비 828억) ▲2안 보은매립장 이전, 사업장폐기물 매립(사업비 1097억) ▲3안 보은매립장 이전, 사업장폐기물 매립, 소각시설(사업비 1626억)가 그것이다. 지역주민들에게 폐기물처리시설 안별 인센티브 지원방안도 소개됐다. 1안의 경우 주민편익시설 72억7500만원이 지원된다. 2안은 주민편익시설비 126억7100만원과 주민지원기금 연간 6억1300만원, 3안은 주민편익시설비 232억5100만원과 주민지원기금 연간 15억5200만원이 지원된다. 이전비용과 주민 지원비용이 천문학적이라서 일각에서는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보은매립장에는 현재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침출수 차집공사, 하천내 침출수 유입 차단공사, 우수배제시설을 완료했으며 차수벽 및 전처리
[완주신문]석달전 비봉면 보은매립장 침출수 운반 업체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 한 청렴군민감사관이 완주군 감사팀에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행정은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 완주군은 공정위에 관련 내용을 질의만 했다. 공정위 답변에 대한 해석 또한 논란이다. 공정위는 ‘현재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두 사업자의 위법 여부에 대한 판단이 불가하다’고 답했다. 완주군 질의를 살펴보니 업체와 계약한 내역만 첨부됐다. 이런 사실을 알고 청렴군민감사관이 항의하자 감사팀은 다른 부서에 책임을 전가했다. 지금까지 상황만 봤을 때 완주군은 잘못된 점을 바로 잡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반성하는 모습 또한 찾아볼 수 없다. 그저 감추고 덮고 조용해지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완주군 환경참사 중심 비봉면 보은매립장의 재앙과 같은 사건이 일어난 원인이 바로 이런 것이다.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균열이 시작됐다. 문제가 감지됐는데도 방치하고 책임을 전가하면 그뿐이었다. 각각 다른 부서에서 발생한 작은 균열이 뭉쳐 거대한 태풍이 돼 버렸다. 그 태풍은 완주군을 집어삼키고 말았다. 그런데 아직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 같아 서글프다. 역시나 바뀐 게 없다. 이러한 균열
[완주신문]나는 젊어서부터 청바지를 즐겨 입는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도 무난하기 때문이고 칠십이 가까워지면서부터는 청바지를 입으니 젊어 보인다는 그 말이 좋아서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려운 80년 대 한 친구의 부인은 십여 년 가까이 청바지 하나 가지고 일할 때나 외출할 때를 가리지 않고 그 바지가 그 바지이지로 모임이나 식장에 갈 때는 세탁을 하면 되었다. 보기가 딱하여 000씨 이제는 집도 마련했으니 예쁜 옷도 사 입을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청바지는 질기고 튼튼하여 오래 입어도 헤어지거나 때를 타지 않으며 몸을 보호하는 데 뛰어난 목화 재질로 미국 광부들의 전용물이 되었고 광부들을 위하여 특별히 만든 제품인지는 모르지만 세기를 넘나들며 남녀노소들의 사랑이 시들 줄 모른다. 80년대 이전 못살던 시절엔 부잣집 사람들은 언제나 새 옷으로 멋을 부렸지만 보통 사람들은 낡아 구멍이라고 생기면 기워 입었고 양모의 고급 재질은 어느 한 부분이 찢어지거나 구멍이라도 생기면 다른 부위의 실을 뽑아 한 올 한 올 짜깁기를 하여 눈가림을 했었지만 세탁을 모르는 너덜거리는 누더기 옷은 구걸하는 자들의 표상이었다. 부국의 상징인 미국의 걸인 히피족이 매
[완주신문]오래전에 휴지조각 하나 없는 깨끗한 복도에 내 앞으로 걸어 나오는 옆집 학생이 칵 하고 가래침을 목도에 내뱉는데 나도 모르게 ‘야 임마’하고 호통을 치고 보니 그 학생 쳐다보기가 민망했다. 내 얼굴에다 가래침을 내뱉는 것 같아 엉겹결에 나온 말이다. 조용히 타일렀거나 못 본채 했을 걸 하는 후회와 함께 계면쩍어지는 아침이 되고 말았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니 목구멍을 헤집는 담배 냄새가 숨이 막힌다. 버스승강장을 향하는데 중년의 남성이 담배 연기로 산뜻한 아침공기를 희석시킨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못다 마신 커피 잔과 삼분의 일도 못 태운 담배 꽁치와 휴지조각과 얼룩무늬 침 자국은 한 폭의 모자이크 그림이 되는 승강장이다. 모임 때마다 어김없이 집 앞에 차를 대는 회원의 전화를 받고, 고맙다며 나가보면 어김없이 담배를 물고 있다. 차문을 열면 굴뚝 냄새가 숨이 막히고 십여분 거리의 중간에도 불을 붙이고 도착하기가 무섭게 담배를 또 입에 물어도 성의를 무시할 수도 없어 고민도 함께 동승이 되는 셈이다. 80년대 영등포 한 예식장 로비에서 제비 같은 미모의 젊은 여인이 구름 밟듯 걸어와 내 앞 의자에 앉더니 핸드백을 열며 스스럼없이 담배를 꺼내더니
[완주신문]한 시간쯤 걸어가면 재미삼아 기르는 텃밭이 있고 그 옆에 우사가 있는데 우사 입구에 목줄에 매여 있는 털복숭아 삽사리 3마리가 우리만 나타나면 목줄이 끊어지게 날뛰며 반긴다. 우리 집사람이 가끔씩 별미를 가져다주는데 먹이를 향하여 그렇게도 발버둥 거리던 개 한 마리는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거들떠보지도 않아서 왜 그러느냐고 물어 보니 새끼란다. 어미가 그릇을 다 비우기까지 꼴깍 꼴깍 침을 삼키며 다 먹기를 기다려 준다는 것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새끼를 낳은 어미들은 새끼를 위하여 지 목숨을 돌보지 않고 온갖 정성을 다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천적에까지도 맞서는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꼬리를 흔들며 알랑 방구를 떨며 살살거리던 애견도 새끼만 낳아 어미만 되면 이빨을 드러내며 하극상을 일삼지만 일단 성체가 되면 새끼와 어미의 관계는 강 건너 불구경이 되고 안면을 바꾸어 살벌한 경쟁의 대상이 되는 게 야생이다. 사람들의 세계에서도 흔하지 않는 이야기다. 이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주위로부터 보고 배운 것도 없는 삽사리를 보면서 사람이라면 천성의 성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부모님 공경은 뒷전이지만 자녀라면 쌍불을 켜는 세상
[완주신문]바닥에 깔린 돌들이 투명하게 비치는 물에 발을 담그고 물놀이를 하거나 나무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는 이들로 붐비었던 신흥계곡. 그러나 지금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적막한 곳이 되어가고 있다. 계곡이 시작되는 곳에서 산을 파헤쳐 건물이 지어지고 잔디밭이 꾸며지는 사이, 반딧불이가 은하수처럼 흘러 다니고 희귀나비들이 무리지어 날아다니며 다슬기와 가재가 노닐던 계곡물은 그곳에서 나오는 물과 뒤섞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정보공개를 통한 자료와 법원의 판결문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러한 개발은 여러 차례의 불법 행위를 통해 이뤄졌다. 사전에 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함에도 하지 않았고, 도로가 없는 맹지에 높다란 건물을 몇 채나 지었고, 대여섯 곳의 산지를 불법으로 훼손했으며, 국가 소유의 땅과 하천을 무단으로 점유해서 담장과 대문을 세웠다. 계곡이 시작되는 상류의 길을 철문으로 가로막아 더 이상 사람들이 다닐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 저들만의 아성을 쌓은 것이다. 장묘시설, 요양병원 등을 들인다는 청사진이 신문에 소개된 적이 있지만 지금 저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길은 없다. 이러한 마구잡이 개발 행위들이 허가권과 관리 감독권을 쥐고 있는 완주군 행정의
[완주신문]완주신문이 창간된 지 2년이 됐다. 완주신문이 창간되고 언론의 기본조건인 ‘정론직필’을 하니 누구 편으로 폄하되기 일쑤다. 그간 완주신문에 대한 구설 중 가장 많은 게 ‘완주신문은 누구 것이다’라는 말이다. 2019년 창간된 이래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임정엽 전 완주군수 신문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정작 임정엽 전 완주군수는 완주신문의 정기구독자도 아니다. 실제 당시 임 후보에 대한 기사가 안호영 국회의원과 유희태 후보보다 많지도 않았다. 완주신문 임원진은 각자 개인적인 정치 성향이 있어도 이를 완주신문 편집과 발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특히 완주신문은 편집권 독립을 존재 이유와 동일 시 하기에 더욱 그럴 수 없는 구조다. 이번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 완주군수에 도전하는 이들의 신문이라는 소문이 들린다.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 신문이다’, ‘소병래 전 전북도의회 부의장 신문이다’ 등 현 군수를 제외한 도전자들이 완주신문의 실소유주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의 공통점은 현 집권자들의 신문이라는 말은 안 나온다. 언론의 기능 중 권력에 대한 감시・견제는 매우 중요하다. 이에 충실하다보면 현 집권세력에
[완주신문]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할까? 집단의 힘이 강해질수록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세력을 추종한다는 사실을 경고하며 노암 촘스키가 언론의 책무로 제시한 메시지다. 그에 따르면 삶의 근저를 떠받치고 있는 상식선이 파괴될 때 이런 질문이 제기된다. 우리 신문에서도 이런 질문을 종종 던진다. 최근 고산면 석산업체가 언론중재위원회 전북중재부를 통해 완주신문의 기사를 정정 보도할 것을 요청해왔다. 그간 완주신문은 석산 개발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겪는 고충과 이를 둘러싼 주변 갈등 상황들을 연속적으로 보도해왔다. 특히 4월 23일자 신문에는 고산석산 인근 마을에서 10년 내 발병한 암환자를 자세하게 다루어 회자되기도 했다. 이에 석산업체는 완주신문이 자사 이미지를 추락시켰다며 언론중재 신청을 했다. 석산업체는 사업기간 내내 사후환경영향조사를 통해 대기와 수질환경기준이나 생활소음·진동의 규제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결과보고서를 전북지방환경청에 제출해왔다고 한다. 요컨대 자신들은 석산개발을 하며 아무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에 근거해 자사의 석산개발 사업이 인근 주민의 암 발병과 인과 관계가 밝혀진 바 없음으로, 4월 23일자에 보도된 기사를 정정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