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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로컬푸드협 소멸 위기 원인은?

[완주신문]“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내부 갈등의 원인은 무엇인가?”

 

부끄럽게도 이 질문을 너무 늦게 던졌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내홍은 이미 수년전부터 시작됐고, 2019년 가을 관련 보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1년 넘게 표면적 현상만 관찰했다.

 

솔직히 갈등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한발 더 다가가지 않았다. 이러한 어쭙잖은 이유로 기자라면 당연히 품어야할 의문과 던져야할 질문을 포기했다.

 

로컬푸드협 갈등은 지속・심화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로컬푸드협동조합이 사라질 뻔 했다.

 

지난 11일 조합은 대의원 총회를 열고 ‘사용 수익허가 반납의 건’을 의결했다. 현재 조합이 운영하는 매장은 모악점, 효자점, 하가점, 둔산점, 삼천점 5곳으로, 이중 삼천점을 제외한 4곳 매장은 완주군 소유이다. 이번 대의원 총회에서 완주군 소유의 매장 4곳에 대한 운영을 포기하려 했다.

 

비록 해당 안건이 부결됐지만 로컬푸드협동조합이 소멸 직전까지 갔다는 사실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완주군 대표 브랜드이자, 대한민국 농업의 대안적 미래를 제시한 모범적 사례인 로컬푸드협동조합이 망하기 일보직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로컬푸드협 소멸 위기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다. 올초 조합에서 운영하던 직매장 중 가장 매출이 큰 혁신점에 이어 다가오는 7월 모악점 운영권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완주군 행정이 지속되는 갈등으로 더 이상 조합이 매장을 운영하기 어렵다 판단하고, 군 소유의 매장을 순차적으로 회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이번 대의원 총회를 통해 한번에 소멸될 뻔했던 게 시간만 연장됐다는 것.

 

사안에 깊이 접근할수록 ‘로컬푸드협동조합을 없애려는 세력이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심이 생긴다.

 

이 의심을 전제할 경우 ‘로컬푸드협동조합이 없어지면 가장 이익을 보는 이는 누군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대체로 이러한 잣대는 불분명한 상황을 명료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울러 ‘로컬푸드협에서 공공급식센터로 운영권이 넘어갈 경우 경영 성과가 나아질까?’라는 의문이 뒤따른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을 위해 10년 가까이 수백억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이는 단순히 유통판매업체를 만들려는 목적이 분명 아니었다. 특정인들의 사익을 위해 행정력과 완주군 예산이 들어간 것은 더욱 아니다.

 

어떤 이는 “주식회사 형태로 시작된 로컬푸드가 협동조합 체계로 변하는 진통”이라고 진단한다. 성과를 최우선시하는 민간기업 운영 방식이 ‘다 함께’에 가치를 두는 사회적경제로 전환되면서 겪는 충돌이라는 해석이다.

 

진통을 통해 로컬푸드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의문과 의제가 설정되고 있다. 그중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지역사회에서 동의할 수 있을 때 완주로컬푸드는 온전히 정착하리라.

 

그리고 무엇보다 로컬푸드협동조합을 없애려는 시도가 있었다면 중단되길 바란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면 안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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