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폐해진 민중 19세기 조선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는 유학 정명론(正名論)의 핵심이다. 정명론(正名論)은 사람이 이름에 걸맞은 역할을 제대로 하면 정치는 저절로 잘 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결국 신분의 차별, 직업의 귀천, 남녀의 구별 등과 연결되며 차별적인 신분 제도의 옹호로 귀결된다. 성리학을 받드는 조선사회는 태어날 때부터 신분이 정해져 있었고, 그 신분에 따라 사회활동과 생활이 차별을 받는 사회였다. 신분이 낮으면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뜻을 펼칠 기회조차 갖을 수 없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돈으로 족보와 관직을 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신분제는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19세기 조선사회는 세금징수의 기준인 토지제도가 무너지며 삼정(전정(田政), 군정(軍政), 환정(還政))이 문란해져 빈부 격차, 독점과 특권이 심화되었고 민중의 삶은 피폐해졌다. 여기에 해안에는 서양의 배가 출몰하며 사회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신분차별 부정 최제우 이때 중국에서 한문으로 번역된 서양 학술서적과 과학기술문물, 천주교가 서학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에
[완주신문]완주군도 2020년은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났다. 비록 코로나19 여파로 다른 뉴스들이 부각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완주군 10대 뉴스를 정리해봤다. 1. 코로나19 마스크 대란(3월 9일자) 코로나19로 인해 완주군 주민들도 마스크를 사기위해 우체국 앞에 새벽부터 줄을 섰다. 완주군도 타지역과 마찬가지로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다. 2월 28일부터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판다는 소식에 인파가 대거 몰렸다. 3월 2일 봉동우체국 앞에는 아침 7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봉동우체국에서 판매되는 마스크는 400매로 1인당 5매씩, 가격은 매당 1000원이었다. 이에 우체국에서 판매하는 마스크는 평균 10분만에 매진됐다. 아울러 경제활동 제약으로 지속돼 오던 지역 경기침제가 가중되고 있으며, 신음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2. 감사원, 고화토 매립장 ‘주의’(3월 23일자) 감사원이 고화토 폐기물매립장에 대해 ‘관련자에게는 주의를 촉구하시기 바란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결과 확인된 주요 문제점은 ▲군관리계획 입안·결정 부적정 ▲고화처리물 매립에 대한 관리․감독업무
[완주신문]완주군 고산면에서는 십수년전부터 시골 학교와 교육의 혁신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시도를 해오고 있다. 이곳에서 주민 주도로 교육공동체가 만들어지고 혁신 교육이 실현된 과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침 지난 8월에 고산지역 학부모연합으로 이뤄진 고산향교육공동체 주최로 마을교육 아카데미가 열렸고, 그간 교육 혁신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이중 이영미 전 숟가락공동육아 대표의 이야기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에 이를 정리해 소개한다./<편집자주> 요즘 아이들의 삶은 예전에 비해 더 풍요로워졌지만 어른들이 정해놓은 테두리 안에 갇혀 있다. 학교돌봄, 지역아동센터, 다함께 돌봄센터, 학원까지 더 촘촘한 돌봄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선택할 수 없다. 부모와 학교, 기관은 안전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샛길도 허용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정해진 시설에서 늦게까지 안전하게 보살펴지면 되고 부모는 늦게까지 더 열심히 마음 편하게 돈을 벌면 될 일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저녁까지 먹고 싶어 하는 아이도, 야근으로 아이와 가족과 나눌 시간을 희
[완주신문]완주군 고산면에서는 십수년전부터 시골 학교와 교육의 혁신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시도를 해오고 있다. 이곳에서 주민 주도로 교육공동체가 만들어지고 혁신 교육이 실현된 과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침 지난 8월에 고산지역 학부모연합으로 이뤄진 고산향교육공동체 주최로 마을교육 아카데미가 열렸고, 그간 교육 혁신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이중 고산향교육공동체 박현정 전 사무국장의 이야기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에 이를 정리해 소개한다./<편집자주> 나는 전주에서 나고 자라며 타도시에서 생활해 본적이 없다. 결혼해서 아들과 딸 하나씩 둘을 두었는데 큰아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 둔 2006년 쯤 불현 듯 도시를 떠나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 아이를 도시에서 키우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떠오르곤 했다. 우리나라 교육환경에 대한 흉흉한 소리를 들었던 터라 잔뜩 주눅이 들어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환경운동단체니 시민사회단체에서 일을 도왔던 나로서는 바로 도망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당당하게 내가 사는 아파트단지 큰 길 건너편 도시초등학교에 입학을 시키고 뭔가 잘못된 점이
[완주신문]완주군 발전계획 가운데 한 축은 미래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도시다. 꿈꾸고 싶은, 이루고 싶은 구미 당기는 목표라 하겠다. 하지만 이를 실현키 위해 ‘산 넘어 산’이라는 말처럼 산적한 수많은 문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목표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점들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도시를 만들겠다는 완주군의 목표 실현을 위한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해결해 나갈 문제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치열하게 싸워야 할 외부적 문제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유역 물문제다. 내년은 진안 용담댐의 물이용 재배분 문제로 충청과 전북의 첨예한 대립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상황주시가 필요하다. 용담댐 물 문제는 만경강 물 배분량과 직결돼 있어 완주군 역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고산천과 소양천이 흐르는 만경강 상류는 생태자원의 보고로 알려진 만큼 만경강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생태보전을 위한 수량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용담댐 물 배분량 재산정 완주군은 만경강의 발원지를 모두 소유하고 있다. 때문에 만경강은 완주군민의 자존심으로 표현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만경강 수질개
[완주신문]올해는 갑작스런 코로나19 감염위기로 대부분 학교는 못가는 날이 더 많았다. 반면 시골의 작은 학교 학생들은 매일 등교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차별화된 교육환경 등이 알려지며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얼마전까지 통폐합 위기를 겪어 오던 곳들이 새로운 학교 모델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완주군 고산면에서는 십수년전부터 시골 학교와 교육의 혁신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시도를 해오고 있다. 이곳에서 주민 주도로 교육공동체가 만들어지고 혁신 교육이 실현된 과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침 지난 8월에 고산지역 학부모연합으로 이뤄진 고산향교육공동체 주최로 마을교육 아카데미가 열렸고 그간 교육 혁신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이에 이를 정리해 소개한다./<편집자주> ■지역을 떠나게 만드는 교육 임경수 전 고산향교육공동체 대표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부터 청년들이 농촌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특히 완주군은 로컬푸드로 이름이 알려지자 점점 더 많은 청년들이 완주를 찾았다. 그런데 마땅히 청년들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게 하는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도 없었고 청년들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도 없었다. 그래서 체험마을과
[완주신문]완주군은 오래전부터 타 지자체에 비해 다양한 청소년 관련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을 학교와 연계하고 있지 않아 효율적 운영이 이뤄지지 않았고 대상자가 중복되거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었다. 2013년 완주교육지원청은 지역교육의 혁신을 위해 ‘로컬에듀’ 정책을 기획했다. 이는 완주군의 교육예산을 교과과정 외에 방과후, 돌봄, 진로교육 등에 지원하고 학교예산은 오롯이 교과과정의 혁신에 투자하는 것이다. 2014년 12월 완주군과 완주군교육지원청은 창의적 교육특구 협약을 하게 되고, 두 기관 간 협의와 조정을 통해 2017년 ‘고산풀뿌리교육지원센터’가 만들어져 초등학교 2개와 중학교 1개의 방과후 학교 통합지원을 하게 됐다. 김애란 센터장을 만나 고산 지역 교육 혁신운동에 대해 들어봤다. ▲ 전주 등 도시로 학생 유출 때문에 완주군과 교육지원청은 교육협력사업을 시작해 2017년 방과후 마을학교의 혁신적 모델을 위해 풀뿌리교육지원센터가 탄생했다. 센터의 실질적 업무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한 타지역 방과후학습과 차이점은? - 고산풀뿌리교육지원센터는 고산초, 삼우초, 고산중 방과후학습을 담당하고 있다. 타지역과 가장 다른 점은 ‘마을에서
[완주신문]완주군 땅값은 어느 정도로 형성돼야 귀농 귀촌이 활발해질까? 삼봉신도시 아파트 가격은 어느 수준이 적정할까? 이 같은 질문은 뜨거운 논쟁을 낳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집값과 땅값이 오를 때마다 왠지 모를 위화감에 휩싸인다. 그 이유는 지역개발 계획이 확정되면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투기꾼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화감을 없애고 주거는 물론 토지가격 등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행정과 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져가는 것은 아닌가 싶다. ○ 삼봉 신고가 위화감 조성 국가의 주거정책 실패로 시끄러운 나라 이야기는 먼 곳의 이야기만이 아니었다. 완주군 삼봉신도시가 주거 정책 위기지역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봉신도시는 택지 분양 단계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꿰어버린 곳이 됐다. 특히 최근 한 건설사가 3.3㎡당 900만원에 육박하는 아파트 분양 카드를 꺼내들자 부동산업계에서는 건설사 홀로 이 같은 가격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지 적잖이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종의 뒷거래의 힘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풍겨 나오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삼봉신도시의
[완주신문]봉동읍 둔산리에 사는 김헌수 시인의 첫 시집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가 지난달 말 발행됐다.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헌수 시인의 시는 대상의 이면과 그림자까지 관찰하며 사려 깊은 내면을 밀도 깊게 그려놓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시는 간결한 시어의 조율과 안정된 이미지의 구도를 통해 삶에 대한 연민과 슬픔의 정서를 한층 두텁게 형상화한다. 완주군립둔산영어도서관에서 상주작가로 근무하는 김헌수 시인을 만나봤다. ▲ 지난달말 시집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를 발행했다. 시집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 - 살다보면 자기 말을 하지 못하고 여러 표현 뒤에서 관조하듯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생각을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 ‘12월과 1월 사이’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이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다. 이 시를 쓰게 된 사연과 무엇을 담았는지? - 12월과 1월 사이는 한해가 끝나고 새로운 일년이 시작되는 교차점이다. 끝과 동시에 시작인 시점이다. ‘전환’, ‘새로운 시도’로 표현될 수 있는 시점에서 가장 외치고 싶은 말이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다. 각자
[완주신문]사업계획은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작성한다. 육하원칙인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를 바탕으로 세세하게 말이다. 하지만 완주군이 발표한 2025년 종합발전계획은 과연 육하원칙 아래 작성된 것인지 의문시되는 점이 많다. 특히 235개 세부사업 가운데 일부는 10년 이내에 이룰 수 없는 사업도 있으며, 국가 예산이 투입되지 않으면 진행조차 할 수 없는 사업도 상당히 많다. 완주군 장기종합발전계획 수립 5년이 지난 현재, 숙제만 더욱 많아진 상태로 접어들었다. ■ 원점 재검토 필요 10년간의 사업을 담은 완주군 장기종합발전계획 5년이 흐른 지금, 2020년까지 목표로 설정한 15만 인구 자족도시는 불가능해 보인다. 2025년까지 완주군 인구가 15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것은 전북연구원에서 수행한 완주군 장기종합발전 연구 용역 내용 중 인구 추정 모델인 생잔모형(코호트생잔율법)에서 최소 14만명 이상 거주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측은 현실과 달랐다. 추정 인구의 과다 산정과 사회적 추세, 인근 전주의 도시개발과 집값의 기대 상승 등 여러가지 변화 흐름을 감지하지 못했다. 삼례, 봉동, 용진, 이서를 묶어 도시성장권역
[완주신문]1592년 임진왜란 개전 20여일만에 한양을 점령하고 평양까지 올라갔던 왜군은 보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라도를 점령하기로 한다. 왜군은 용인, 청주, 영동을 거쳐 전라도 금산으로 진격해 온다. 웅치와 이치를 넘어 전주로 진격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웅치전투와 이치전투는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전라도 관문 금산성 함락 전주를 점령하기 위해 소조천륭경(小早川隆景, 고바야카와 다카카게)은 4만의 군대를 이끌고 그해 6월 21일 닥실나루에 도착하였다. 영동에 온 일본군은 금강을 사이에 두고 조선군과 대치한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강의 깊이를 알지 못해 건너지 못하고 있는 왜군 앞에 한 아낙이 치마를 걷고 나루를 건넜단다. 이 아낙은 금산 군수 권종을 사모하다 상사병으로 죽은 원혼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아낙 덕분에 강이 깊지 않음을 알게 된 왜군은 물밀듯이 저곡산성으로 밀려들었다. 저곡산성에서 권종과 600명의 장병은 치열한 전투 끝에 모두 순절하였고, 저곡성을 돌파한 왜군은 금산성에 무혈 입성한다. 권종은 조선개국공신 권근의 6대손으로 권율장군의 사촌형이다. 닥실나루와 저곡성을 답사하기 위해서는 내비게이션에 금강국민여가오토캠핑장을 찍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