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당산제에서 기독교식 기도를 강행한 유희태 완주군수가 이번에는 기독교의 헌법에 해당하는 십계명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일부 기독교인들의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열린 봉동읍 당산제에서 십계명 중 하나인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에 위배되는 내용을 기도로 했기 때문이다.
당시 유희태 군수는 당산신을 인정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다.
유희태 군수는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여호와 하나님,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신께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뜻으로 진행하는 전통의식의 자리로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마을의 화합을 다지는 중요한 의미를 되새기도록 축복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이어 “기독교, 천주교, 불교, 유교, 원불교 등 종교에 관계없이 마음으로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각자의 바라는 소원성취할 수 있도록 축복하여 주시옵소서”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관내 한 교회 A목사는 “이는 십계명뿐만 아니라 기독교 교리 자체를 부정한 것”이라며, “군수가 장로인 것을 감안하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독교는 유일신 사상이 핵심인데, 다른 신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교회 B목사도 유희태 군수의 기도에 대해 “십계명을 어긴 것이 맞다”며, “다만 모든 사람이 십계명을 못 지키고 살 수 있으니 회개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회 C목사는 “기도 내용보다 당산제에 가서 기도하는 행위 자체가 잘못”이라며, “기도를 꼭 해야만 했다면 조용히 묵념처럼 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 일각에서는 “신앙과 배치되면 당산제에 참석을 안 하거나 양해를 구하고 인사말 정도로 갈음하는 게 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며, “유희태 군수가 정치인이다 보니 재선을 위한 홍보활동을 과하게 하다 벌인 참극”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편, 유희태 군수는 봉동중앙교회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지는 봉동중앙교회 측에 관련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 봉동중앙교회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소속이며, 장로교에서는 교인으로서 교리에 불복하거나 불법한 자에 대해 당회에서 증거를 수합·심사해 책벌하는 ‘치리’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