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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침묵은 면피가 될 수 없다”

[완주신문]2024년 7월 김관영 도지사의 통합 강행 첫 방문을 현장에서 온몸으로 막아낸 지금까지, 완주군민들은 함께 이 부당한 행정통합 시도를 온 힘을 다해 저지해왔습니다.

 

군민들은 그저 제 고장을 지키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 후로 1년이 지났습니다. 김관영 도지사는 여전히 군민의 뜻을 무시한 채, 명분 없는 논리, 일방적 조례제정, 언론홍보 등으로 행정통합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도지사의 완주방문, 그날은 다시 한번 완주가 들끓은 날이었습니다. 완주군 군의원들은 삭발로 결기를 보였고, 완주군민들은 도청 차량 앞에서 몸으로 막았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정작 이 지역의 국회의원은 지금 어디에 있었습니까?

 

완주·무주·진안·장수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은 이 거대한 싸움에서 마치 제3자처럼 침묵하고 있습니다.

 

군민이 뽑아준 국회의원이 지역이 사라질 수도 있는 중대 사안 앞에서 침묵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도지사의 눈치를 보는 겁니까? 아니면 지방의 문제는 나 몰라라 하겠다는 겁니까?

 

지금 완주는 단순한 통합찬반 논쟁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단계입니다. 도지사의 욕심은 정치의 이름으로 막아야 하며, 군민의 염원은 정치의 언어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고, 제도를 설계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당신이 움직여야 할 시간입니다. 더 늦기 전에, 당신이 정말 우리 지역의 대표라면 완주군민이 싸우고 있는 이 자리에 함께 서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다음 선거에서 다른 선택을 할 것입니다. 정치인은 기억되지 않을 자유는 있어도, 책임지지 않을 권리는 없습니다.

 

더욱이 ‘친명계’로 불리는 인사라면 갈등의 현장 한복판에 뛰어들어 리더십을 보여주었던 대통령의 모습처럼 이제는 통합 반대의 중심에서 군민과 함께 싸워야 할 때입니다. 그간의 행보를 볼 때 이 지역 국회의원의 리더십은 현실적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제는 군민의 절박함에 응답해야 할 시간입니다. 갈등은 피해선 안되고 정면 돌파해야 합니다. 그게 정치입니다.

 

지금 군민과 도, 군의원들은 공천 눈치 보며 싸우고 있는 게 아닙니다. 지켜야 할 고장, 지켜야 할 이름, 지켜야 할 삶의 터전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이 싸움에 침묵은 면책이 아닙니다. 침묵은 방관이며, 방조이며, 회피입니다. 완주군민의 가치와 정당성을 정치로 지켜낼 수 있는 책임 있는 목소리와 행동을 지금이 아니면, 언제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