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가을인가 했는데 어느덧 겨울이다. 찬바람에 자꾸 옷깃을 여미게 된다. 바깥 기온이 떨어지면서 야외활동하는 시간도 수은주를 따라 같이 내려간다. 다시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특별한 무엇이 필요한데 단풍이 다 지고 난 즈음에는 좀처럼 그런 것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SNS를 통해 낭보가 전해졌다. 만경강에 황새가 찾아왔다는 소식이다. 그것도 흰목물떼새와 함께 말이다. 작년에는 삼례 해전마을 앞 모래사장에 천연기념물 제206호인 느시가 찾아와 만경강을 후끈 달구어 주었는데 올해는 황새와 함께 흰목물떼새까지 찾아왔다니 경사가 아닐 수 없었다. 황새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에 해당하는 새로 전 세계에 2,500마리 밖에 없고,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흰목물떼새는 2만 마리 정도 남아 있다. 이렇게 귀한 새가 우리 완주에 찾아온 것이다. 미리 잡아 놓은 철새 탐조 일정이 기다려졌다. 많은 기대 속에 탐조 활동 날이 되었다. 일행은 삼례 상신마을에 모여 차량을 이용해서 춘포 익산천 합수지점으로 갔다.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여러 지역을 관찰하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익산천 합수지점은 해전마을 앞 모래사장과 인접한 곳이라서 역
[완주신문]계절이 가을로 접어들면 햇빛부터 달라진다. 여름에 보여주었던 그 예리함이 둔해지고 훨씬 부드럽다. 맨 얼굴로 떨어지는 빛줄기를 굳이 피하고 싶지 않다. 이때가 되면 바람도 덩달아 신이 난다. 습기가 빠져나간 바람은 몸놀림이 가볍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세간에 새로운 뉴스거리가 흘러넘쳐도 가을은 전혀 관심이 없다. 그저 제 갈 길을 뚜벅뚜벅 갈 뿐이다. 숲을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물들이고, 강가에는 코스모스 길을 만들고 억새꽃으로 단장한다. 예년과 같이 가을 축제를 차근차근 준비한다. 그런 계절의 변화가 쉼 없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바쁘다는 핑계로 잘 느끼지 못하고 지나왔다. 물론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코로나19도 한몫 했다. 단풍으로 유명한 산을 찾아 단풍놀이하는 것은 올가을은 잊기로 했다. 집 주변에서 물들어가는 단풍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봉동읍 봉동교 주변 코스모스 길이 생각나 그곳을 찾은 적이 있다. 원구만마을 주민들이 가꾸고 매년 코스모스 축제를 여는 곳이다. 만경강 제방을 따라 길게 늘어선 코스모스 길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피어 있는 코스모스 길을 걷는다는 생각만으로도
[완주신문]여름 끝자락에서 주춤주춤하는 사이에 가을은 이미 마음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 유난히 파란 하늘, 풍요로운 황금 들판, 그것들을 배경으로 서서 살랑거리는 코스모스 행렬까지 가을은 많은 그림을 그려 놓았다. 이런 가을 풍경을 보면 마음 한구석에 잠자고 있던 여행 본능이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가을 풍경은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높은 곳에 올라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곳으로 떠올린 곳이 고산에 있는 안수산(安峀山, 556m)이다. 만경강이 굽이쳐 흐르는 고산 가을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람이 시원한 맑은 날 안수산을 찾아 나섰다. 안수산은 완주군 고산면 소재지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고산면 소재지에서 고산초등학교를 지나 오성교를 통해 만경강을 건넜다. 다리를 건너면서 바로 오른쪽 방향 만경강 제방 길로 들어섰다. 만경강 주변에도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하얀 억새꽃과 달뿌리풀꽃이 어우러져 가을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름철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지금 시기라면 만경강 제방 길을 따라 걸으며 만경강 풍경을 즐겨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가지 않아 왼쪽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완주신문]장마가 그치고 태풍이 또 한차례 지나갔다.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경고로 느껴졌다. 그렇다고 매일 긴장 속에서 생활할 수는 없다. 잠시 일상에서 탈출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해 완주 운문골 마실길을 찾았다. 꽃길을 걷기 위해서였다. 완주 운문골 마실길은 경천면과 고산면에 걸쳐 있는 둘레길이다. 양 방향으로 둘레길을 갈 수 있지만 언제나 경천 방향에서 시작한다. 익숙함 때문인가 보다. 경천은 전주와 대둔산을 잇는 도로 중간에 있다. 용진읍 소재지를 지나면 4차선 도로가 끝나는 화산면 종리까지 18km 구간이 무궁화 꽃 길이다. 이른 아침 햇살을 받은 무궁화꽃이 아름답게 빛난다. 운문골 마실길은 경천면 소재지에 있는 경천 생활체육공원에서 시작한다. 구룡교 주변에는 활짝 핀 나팔꽃이 느긋하게 아침을 즐기고 있다. 둥근 꽃잎은 맑은 하늘빛을 닮았다. 경천애인 농촌사랑학교 앞을 지나 집 몇 채가 띄엄띄엄 있는 길을 지난다. 길가에는 감나무가 가로수를 대신하고 있다. 감나무와 감나무 사이에는 들꽃들이 피어 있다. 들꽃은 어느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군락을 이루고 피어 있는 닭의장풀꽃도 그랬다. 먼 발치
[완주신문]여름으로 들어서면서 또 하나 복병을 만났다. 코로나19가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데 이번에는 장마가 합세해서 어렵게 한다. 이럴 때는 몸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상수(上手)이다. 자연에 대한 도전은 무모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활동 범위를 최소화하고 장마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장마와 함께 태풍이 한차례 지나가고, 역대 장마 기간 최장 기록인 49일을 넘기고서야 장마 기세가 누그러졌다. 이제는 움직여도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 분위기 전환을 할 겸 위봉폭포를 찾아 나섰다. 여름을 걷기 위해서였다. 위봉폭포는 완주 소양면에 있다. 소양면 소재지를 지나 송광사 앞을 지나다가 잠시 방향을 바꾸었다. 이곳을 지날 때면 언제나 그렇듯이 송광사에 잠시 들리고 싶었다. 장마가 오기 전에 화사하게 꽃을 피웠던 연지에는 연자(蓮子)가 여물어가고 있다. 송광사는 긴 장마에도 흔들리지 않고 전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여전하다. 다행이다. 송광사를 나와 다시 가던 방향을 찾았다. BTS가 다녀간 오성한옥마을을 끼고 고개를 넘는다. 몇 구비를 돌아서 고개에 오르면 위봉산성이 맞이한다. 도로 양편으로 산성이 일부 복원되어 있다. 잠시 길 옆 공터에 차를 세우고
[완주신문]장마철로 접어들면서 연일 비 소식이 이어진다. 코로나19 상황이 녹녹치 않아 외부 활동이 자유스럽지 못한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욱더 어렵게 만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쾌청한 날은 아니지만 야외활동하기 좋은 날씨도 잠깐씩 주어진다. 그런 시간을 이용해서 번개 모임 하듯이 비봉면에 있는 홍련암을 다녀왔다. 홍련암은 비봉면에 있는 작은 암자이다. 이름에서 느끼듯이 홍련이 아름다운 곳이다. 비봉면 소재지를 지나 원내월마을로 들어서면 마을 끝자락에서 만날 수 있다. 마을 안에 있는 암자라서 쉽게 구분되지 않았다. 마을길 담장에 기대어 서 있는 홍련암 표지판이 암자라는 유일한 단서였다. 암자는 특별한 형식을 갖추지 않고 있었다. 모든 것이 단순하고 단출하다. 일반적인 절이 갖추고 있는 무슨무슨 문도 없다. 담장 한 쪽을 터놓고 출입구로 쓰고 있을 뿐이다. 입구로 들어서면 작은 연못이 눈길을 끈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연지이다.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작은 연지로도 감동을 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홍련암에 오기 전에는 연꽃은 그래도 큰 연지가 있는 곳에서 보아야 제대로 연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
[완주신문]코로나19 사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우리의 생활양식도 많이 달라졌다. 그중에서 큰 특징은 대면 접촉으로 처리하던 일 중에서 상당 부분이 비대면 접촉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비 대면 접촉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많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바뀌었지만 아직은 경계를 늦추기는 이르다. 그렇다 보니 경제적으로는 어렵고 일상생활은 불편하기도 하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생활 속 거리두기를 잘 지키면서 경제 활동과 개인 생활에 윤활유가 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승용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완주 드라이브 명소를 찾아 기분 전환을 해보자. 완주 드라이브 명소 중에서 소양 화심에서 고산 대아저수지까지 가는 길을 가장 좋아한다. 화심에서 출발해서 한지 체험 마을로 알려진 대승한지마을을 지나 밤티 고개를 넘어가는 길이다. 구불구불 돌아서 오르다 보면 마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가까운 곳을 가면서도 마치 멀리 떠나온 듯한 묘한 희열을 경험한다. 밤티고개를 넘으면 밤티마을이다. 밤티마을 입구에서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