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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되니까 하는 거다”

[완주신문]지난해 10월 완주군 환경참사의 중심인 보은매립장의 침출수를 모으는 통에서 침출수가 흘러넘쳐 토양과 하천으로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한 모습이 주민들에게 목격되고, 매립장 아래 저수지가 시커멓게 변해 악취를 내뿜었다. 이러한 허술한 침출수 관리로 토양과 하천 등 2차 오염이 진행돼 주민들은 분개했다.

 

당시 주민들에 의해 촬영된 영상을 보면 물탱크에서 침출수가 흘러넘쳐 하수도를 넘어 토양으로 유출되고 있었다. 아울러 침출수에 의한 하천, 토양, 매립장 옹벽, 하수도의 오염상태도 여실히 보여줬다.

 

이 때문에 주민들인 “불법폐기물로 산을 만든 것도 모자라 침출수 관리도 엉망으로 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당시 완주군 관계자는 “현재 파악되기로는 침출수 하천 유입을 고의적으로는 보기 어렵다”며, “행정처분은 이후에 결정할 것”이라고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또한 “검토할 사안이 많아 행정처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행정처분을 꺼리는 눈치였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나 확인해 봤지만 우려대로 완주군은 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완주군은 해당업체에게 ‘주의’만 주고 지금까지 해당 업체에 침출수 운반을 맡기고 있다.

 

지난해 문제를 일으킨 업체 대표는 완주군 주재기자로 알려져 관언유착 의혹까지 뒤따랐기에 더욱 석연치 않다.

 

지난 3월 감사원에서 보은매립장과 관련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로 확인된 주요 문제점은 ▲군관리계획 입안·결정 부적정 ▲고화처리물 매립에 대한 관리·감독업무 부당 처리 ▲산지 복구 준공검사업무 부당 처리 등이다.

 

완주군은 폐석재 발생량과 재활용·매립 등 처리실태를 조사하지 않고 업체의 제안대로 매립장을 설치 군관리계획을 입안·결정해 고화처리물 과다 매립으로 인한 침출수 발생 등 환경오염 발생의 단초를 제공했다.

 

또한 완주군 업무담당자들이 악취 발생 관련 민원조사 시 현장확인 등을 통해 업체가 고화처리물을 대량 매립하는 등 허가내용과 다르게 운영 중인 것을 알면서도 반입중단, 허가취소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고화처리물 반입을 계속 허용해 기준초과 침출수 유출, 고농도 악취 발생 등 환경오염을 야기했다.

 

산지복구 준공검사업무 부당 처리는 업체가 매립장 인근에서 산지일시사용 복구공사를 하면서 폐기물인 고화처리물을 무단 매립한 후 복구공사 준공검사를 신청했는데도 완주군 업무 담당자들이 이를 확인하지 않고 준공처리해 고화처리물이 매립장 외부에 대량 매립됨으로써 환경오염을 가중시켰다.

 

완주군 공무원들이 잘못한 점을 감사원은 이렇게 밝혔다. 요지는 눈 감고 봐주기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징계는 할 수 없었다. 징계시효가 지났기 때문이다.

 

보은매립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000억원대의 천문학적 혈세 낭비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책임을 지거나 처벌을 받은 이는 없다.

 

그리고 또 완주군은 허술한 침출수 관리로 문제를 일으킨 업체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

 

정경유착을 다룬 화제의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여주인공이 울분을 토하던 장면이 오버랩된다.

 

“처음부터 저들이 잔인한 악마였겠어요. 하다보니까, 되니까 그러는 거에요. 눈감고 침묵하니까. 누구 하나만 제대로 눈 부릅뜨고 짖어대면 바뀔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