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완주군에서 발원한 만경강의 최종 목적지가 새만금이다.
고산면에서 친환경 농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도 새만금 수질악화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상류부터 관리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완주군과 새만금은 밀접하다.
본지는 지난 2020년 8월 기고를 통해 잼버리 행사 장소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당시 윤창영 자유기고가는 “새만금 잼버리 준비를 위해 갯벌을 메워나가는 토건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백합, 동죽, 바지락, 실뱀장어, 주꾸미, 갑오징어, 꽃게, 전어, 숭어, 도요새, 상괭이들이 죽어간 자리에서 잼버리대회가 열린다”고 탄식했다.
이어 “잼버리대회는 온세계의 청소년들이 자연과 생명, 환경 공존의 지혜를 함께 배우는 자리”라며, “이런 자리에서 잼버리대회를 유치한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라고 물었다.
막상 지난 1일부터 잼버리대회가 시작되고 사흘만에 온열질환자가 1000명이 넘게 속출하고 있다.
자연 그늘이 거의 없는 곳에서 일년 중 가장 더운 때 행사를 강행한 이상 당연한 결과다. 게다가 배수시설 미흡으로 웅덩이가 많아 습하고 참가자들은 각종 벌레에 시달리고 있다. 음식도 충분치 않고 화장실·샤워장 등이 4만여명을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화장실 위생이 심각한 상황이다. 게다가 매점에서 판매되는 물품은 가격이 비싸 불만이 폭주하는 등 총체적 난국이다.
심각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수년전부터 이미 예견됐다는 것. 전북 내 소위 ‘비기득권’, ‘마이너’ 단체의 작은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전북은 일당독주라는 정치적 특성상 비기득권의 의견이 대부분 묵살된다. 정치·행정·언론 등 기득권의 짬짜미를 견제할 수 있는 동력이 매우 부족하다.
인류 역사상 아무리 좋은 정치제도나 훌륭한 지도자도 감시·견제가 없으면 모두 부패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현재 같은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됐다.
우리나라도 해방 후 민주화 운동 등을 거쳐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지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지역갈등, 갈라치기라는 정치적 모략의 여파로 일당독주라는 기형적인 구조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 풀뿌리민주주의의 근간인 감시·견제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정치적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한 이 지역에서 ‘새만금 잼버리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