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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언론은 갈등 의제 넓고 깊게 담아내야

[완주신문]선거는 미디어와 여론이 좌우한다고 할 정도로 미디어의 보도태도에 따라 변곡점을 드나들기도 한다. 이번 2020 총선에서 언론은 기존 단순히 중계하는 보도, 후보자에 대한 동정 보도가 많았던 선거보도 관행을 바꿔낼 수 있을까? 또한 선거여론조작에 대한 검증을 착실히 할 수 있을까? 유권자의 의식과 검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는 언론사의 보도는 침착하고 신중하게 진행돼야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지역 언론 취재 여건을 들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령 지난 총선에서 언론사는 지나친 동정보도, 따옴표 보도, 지방의원 줄 세우기에 대한 무비판적 보도가 나타났다. 오히려 역으로 특정 후보의 지지 세력처럼 보이게 보도하는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현직에 대한 평가보도가 빈약하다는 것은 여전히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북 지방선거 미디어감시연대에서는 정책평가 보도에서 책임자를 분명히 거론하지 않는 문제로 인해 현역 정책 책임이 겉돌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다보니 각 지역구에서 누가 나올 것인지 예측 보도가 나오고 있다. 현역의 경우는 굉장히 유리하다. 업무성과 인터뷰 형식을 들어 인터뷰도 가능한데 지난 지방선거 경우 자치단체장이 성과 보고 형태로 기획 보도가 굉장히 많이 진행되는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특정 신인을 띄우는 보도가 주로 나타나는데 맥락 없이 등장하는 경우들이 있다. <화제의 신인>이라고 하는데 기존 정치인과 등장 과정이 별반 다르지 않고 특정인과 인연을 강조하는 경우도 잦다.

 

쓴 소리를 할 때는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하는 전북의 구조, 현실에 대한 어려움. 이해관계는 특정 프레임을 작동시키기도 한다. 미디어는 이념적 성향, 지연, 광고주와의 관계에 따라 자신만의 틀을 갖고 뉴스를 다룬다. 선거기간에는 수용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 또는 특정 후보를 부각시키기 위해 틀 짓기 보도를 하는데 가령 오차범위 내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결과만을 부각시키는 보도들은 주의해서 봐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본질과 상관없이 대립구도를 조장하는 보도는 어떨까? 한국언론진흥재단 2016년 16개 언론사를 조사했더니 3900여건 보도가 ‘A vs B’ 제목을 달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언론사 데스크들이 관행적으로 대립구도 모양을 갖춘 제목달기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런 보도는 총선 등 선거에서 문제가 된다. 

 

후보자간 흑색선전 등이 난무하는 선거에서 언론사는 사안에 대한 판별, 또는 검증을 뒤로한 채 대립 구도 형태로 기사를 작성하는 경향이 난무하다. 

 

전형적인 양비론 기사에 물타기를 하게 되는 나쁜 저널리즘 행위이다.

 

하지만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가장 쉬운 제목이기도 하지만 검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러한 제목을 쓰게 되는데 이는 후보자간 난타전을 더 조장할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에게는 정치적 냉소를 가져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후보자들은 공약과 정책에 따른 책임성보다는 여론에 따른 정치를 더 중요시하기에 이런 속성에 언론이 같이 흔들리지 말고 공적 공간에서 후보자들의 논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공적 논쟁에서 이뤄지는 검증은 민주주의의 핵심이고 본질이다. 공적 논쟁이 동반하는 여러 갈등 의제들을 언론에서 넓고 깊게 담아낼수록 사회는 안정되고 유권자도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완주신문의 공적인 역할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