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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선수로10]길이는 얼마나 될까?

[완주신문]대간선수로는 만경강 수계 상류의 물(대아댐, 경천저수지)을 고산 어우보(취입구)에서 취수해 63Km의 인공 도수로를 통하여 군산 옥구저수지까지 공급하는 수로로 주로 농업용수로 사용하지만 익산 신흥정수장에서 정수된 물은 상수도로 사용된다. 본지를 통해 ▲일제 강점기 일제에 의해 수탈의 물적 토대로 건설된 대간선수로의 역사성과 상징성 ▲대간선수로의 처음 건설과정과 개량 개선에 의해 변화된 현재의 모습 등 토목과 수리 측면에서의 탐구 ▲대간선수로의 기능과 역할, 특히 식량자급 또는 풍년 농사를 위한 거대하고 체계화된 수리시스템에 대한 접근 ▲대간선수로가 통과하거나 지나가는 인근의 도시와 마을들에 관한 이야기 ▲대간선수로의 창조적 미래, 문화적 활용 가능성 등에 대한 탐구 등을 전하려 한다.<편집자주>

만경강 북쪽의 평야지대(완주, 익산, 군산)의 중심 물줄기인 대간선수로의 길이는 얼마나 될까? 보통은 제1도수로(고산 어우리 ~ 삼례 후정제수문) 15Km, 대간선(삼례 후정제수문 ~ 옥구 어은리 옥구저수지) 48Km, 합계 63km로 알려져 있다. 과연 63km인지 검토해 보자. 

 

1. <전북농조 88년사>의 “수로규정 일람표”에 의한 길이 검토
<전북농조 88년사>에는 구간별로 구분되어 작성된 “수로규정 일람표”(이하 ‘일람표’)가 실려 있다. 1920년 건설 당시의 것으로 보인다. 이 일람표에는 공종(구천舊川, 신설, 확장), 위치(자自, 지止), 거리(간間), 배(配, 기울기), 수심(척尺), 저폭(척), 소요수량(통수량)이 기재되어 있다. 이 표를 이용하면 건설 당시의 노선과 정확한 길이 계산이 가능하다. 

 

다만, 현대에 들어와서 시행한 개보수 기록을 살펴봐야 한다. 제1도수로는 1986년 이후 1990년 중반까지 지속적으로 진행 되었고, 별산교 이하는 “삼례지구 배수개선사업”이라는 이름으로 1987년 ~ 1997년 사이에 사업이  이루어졌다. 이 때 제1도수로는 불규칙한 노선을 직선화하였다.

 

대간선은 1989년 ~ 2012년에 시설현대화를 위한 대대적인 개보수공사를 시행하였다. 이 때 대간선은 부지 폭을 넓히되 노선은 종전대로 하였다고 한다. 그러므로 제1도수로의 경우는 일람표에 의한 노선과 길이는 현재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으나 대간선은 큰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일람표의 거리(=길이) “간(間)”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간은 도량형의 단위계인 “척관법”에 의한 “거리의 계량단위”다. 간은 6자(1자는 0.303m)에 해당하고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약1.8181m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간에 1.8181을 곱”하면 미터법에 의한 길이가 계산이 된다.

 

이제 계산을 해 보자. 일람표의 전체 거리(37,155간)를 1.8181m로 곱하여 환산하면 약67.5km다. 제1도수로 구간(어우취입구 ~ 비비정수로)은 16.2km(8,920간), 대간선구간(비비정수로 ~ 마산리)은 43.5Km(23,905간)이 된다. 

 

마산리 이후의 임사리와 중제리 구간은 지선이므로 대간선구간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마산리 ~ 임사리(임사<산북>지선, 3.5km(1,930간), 전세제수문에서 분기 / 마산리 ~ 중제리(중제지선), 4.4km(2,400간), 마산제수문에서 분기) 이렇게 대간선수로 “수로규정 일람표”대로 계산하면 그 길이는 제1도수로 16.2km, 대간선 43.5km, 합이 59.7km가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의문이 생긴다. 일람표에는 독주항과 후정제수문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렇다면 비비정수로가 곧 독주항 노선이라는 것인가? 의문이 든다. 지금 현상대로만 본다면 비비정수로(만경강 한내보 취입구 ~ 비비정수도 ~ 후정제수문 = 생태하천 석탑천, 1911년 처음 건설)와 독주항 구간은 명백히 다른 노선인데 이에 대한 설명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재로선 일람표의 “삼례리 ~ 마천리(216m, 120간) ~ 비비정입구(324m, 180간) ~ 비비정수로(540m, 300간) 구간 1,080m(600간)”의 물리적 실체가 무엇인지 <전북농조 88년사>나 <만경강의 숨은 이야기>(이종진)의 자료로는 단정할 수 없다. 이 문제는 과제로 남길 수  밖에 없다.

이상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일람표에는 제1도수로와 대간선 구분 없음. 표의 구분은 비비정수로가 후정제수문에 연결됨을 감안 필자가 임의로 구분한 것임.
※ 제1도수로와 대간선의 기점은 삼례의 후정제수문이다. 이종진의 경우 그의 <만경강의 숨은 이야기>에서 “상류와 하류의 구분은 대간선 후정제수문을 기준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2. 시설현대화를 위한 개보수 기록의 길이 검토
<전북농조 88년사>와 <만경강의 숨은 이야기>에 이에 대한 소략한 기록이 있다. 이 기록을 검토하여 대간선수로 전체의 길이를 판단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보자. 

 

<전북농조 88년사(p.135~138)>에는 “도수로 대간선 현대화 사업”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기록이 실려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제1도수로(어우리~후정리)는 총연장 16km로 되어 있고 시설개수내역에도 그렇게 되어 있다. 그러나 시설개수내역 소항목의 길이를 모두 더 하면 15km(15,080m)가 나온다. 즉, 16km는 오기로 보인다. 이종진의 <만경강의 숨은 이야기>에도 제1도수로는 15Km라고 되어 있다.

 

대간선(후정제수문 ~ 어은리)은 <전북농조 88년사>에 현대화 계획상 총연장은 48.9km인데 그 내용은 개거 45.2km, 암거 3.2km, 호안블록 472m로 구성되어 있다. <만경강의 숨은 이야기>에 의하면 대간선은 48km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기록이 정교하지 않아 신뢰도에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표로 간략히 정리해 보자.

 

※ 제1도수로의 경우 직선화로 건설 당시보다 길이가 줄었다고 볼 수 있음 
※ 대간선의 경우 공사 구간이 중복 계상 되었을 가능성 있음.
   또 대간선은 노선변경 없이 종전 노선을 답습한다고 하였으므로 건설 
   당시의 길이인 43.5km 보다 늘었다고 보기 어려움.

 

3. 관리기관인 농어촌공사에서 사용하는 기록 검토
대간선수로 관리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의 대아저수지 관리사무소에 기록이 있다. 홍보관 패널과 보고서에 모두 제1도수로 15km, 대간선 43km, 합계 58Km라고 기재하고 있고, 방문객들에게도 그렇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대간선수로의 수원인 대아저수지와 경천저수지에서 어우취입수문까지는 각 9.5km, 13km다. 이렇게 하면 모두 80.5km로 장장 200리 물길이 된다. 향후 문화 관광자원으로 활용시 이런 숫자들에 의미와 상징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4. 결론 삼아 이상의 검토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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