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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관광, 선을 넘으면 벌거벗겨진다

[윤창영의 고운 시선 고까운 시선12]

[완주신문]2021년과 2022년은 완주방문의 해다. 이를 계기로 완주가 전국을 넘어 전 세계 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지역 되었으면 한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9년도(코로나 발생 이전) 외국인 관광객 수는 1700만명인만큼, 코로나 종식 이후에 완주에 발을 들이는 외국 관광객이 많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완주 관광정책 개발 방안 최종보고서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왠지 자질미달 정책 같은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얼마 전 역사 왜곡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논란이 이번 보고서에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당시 설민석 강사는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급기야 방송에서 하차해 논란을 잠재웠다.

 

왜 이 사건이 겹쳐 보이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이번 관광정책 최종보고서의 내용이 허술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는 지난 1년간 완주군 문화관광 정체성 개발을 위해 활동한 관광개발 및 마케팅 전문 컨설팅사 ㈜피디엠코리아가 제출한 것으로, 완주군이 대부분 수용했다고 한다. 

 

완주방문의 해에 대한 보고서의 요약내용은 다음과 같다. 감성 여행을 콘셉트로, 오는 2025년까지 1000만 관광객을 유치를 정량 목표로 정하고, 이를 위한 수행조직으로 완주관광재단을 신설해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감성콘텐츠는 자연, 문화, 음식이라는 3가지 주제며, 포스트코로나 트랜드에 맞춰 중소규모, 고품격, 감성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만들어졌다. 

 

관광개발 정책과 관련, 이 보고서보다 앞서 2017년에 만들었던 완주군 관광종합개발계획 보고서도 살펴보자. 

 

관광종합개발계획 보고서는 전북연구원이 발표한 것으로 오는 2026년까지 완주군 관광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해야 할 전략과 과제를 담고 있다. 

 

이 보고서의 핵심 콘셉트는 공동체문화도시며, 완주 관내 3개읍 10개면에 대한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발굴 활용해, 그 지역민이 공감하고 함께 즐기는 고유한 문화관광자원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관광인프라 중 어떤 형태로든 다양한 숙박시설 확충을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내세웠다. 더불어 축제시기와 연관된 관광객 유치를 통해 완주방문의 해의 관광객 유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반면 이번 관광정책 최종보고서는 자연감성으로 차박, 자연경관 100개 WOW존, 완주 로맨틱 피크닉, 완주 무지개사업을, 문화감성에 돗자리음악회, 스튜디오 삼례, 완주체험관광장터, 화로축제를, 음식감성에 비건푸드, 푸드트럭, 술안주페스티벌, 로컬푸트를 전략사업으로 제시했다. 

 

2017년 보고서와 이번 보고서를 보면서 3년새 메뉴만 더 늘어났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까닭에 완주 관광 정책을 책임지는 완주군의 문화관광 행정이 머리와 손발이 따로 노는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인가를 기획하고 실행한다는 것은 장려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안전장치를 통해 점검에 점검이 이어지는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의 출간과정 가운데 사전에 충분한 자문을 받고, 자문받은 아이템으로 제작하고, 그것을 완벽하게 만드는 감수를 받는 시스템이었다면 아마 역사 왜곡에 대한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설민석은 선을 넘어버렸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무시했던 것이다. 이제는 일반 사람들도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문제가 있으면 지적도 한다. 

 

일반 사람을 무시했던 설민석의 행동이 결국 자질 논란까지 키운 것이다. 

 

메뉴판만 늘린 이번 완주군 관광 정책 역시도 자질논란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이번 보고서가 앞으로 3년 후 또 다른 메뉴만 늘어난 관광 정책 보고서의 연속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완주관광재단 설립 문제도 더불어 지적하고 싶지만 지면 관계상 다음에 다루고자 한다. 

 

완주군민의 수준은 높다. 완주군은 선을 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완주 관광정책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검증하고 발표하는 자세를 견지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