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후원하기

[인터뷰]운주면 불도저 윤여설

2대째 감농사...천등산 흑곶감 생산지로 만든 장본인

[완주신문]감칠맛나는 운주를 만들고 있는 윤여설씨가 1년중 가장 바쁜 시즌인 만추에 접어들면 그에게 가을은 어느 계절보다 짧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감을 용도에 따라 결정지을 이때쯤 완주에서 감을 가장 많이 따서 자체 노하우로 숙성시켜 '명품곶감'을 생산하고 있다. '불도저'라는 별명처럼 우직한 남자 윤여설씨. 그의 평범하지 않은 외모와 중저음 목소리에 끌리는 이유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대둔산의 맑은 가을 햇살 아래 오곡백과가 영글어갈 이때 즈음에 천등산 운주면 원금당마을을 휘감는 장선천은 곶감 건조가 한창이다.

 

아울러 천등산은 대둔산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천등산은 대둔산을 보는 전망대 산에서 자란 감은 식감이 찰진 두레시 품종의 흑곶감을 탄생시켰다. 천등산 햇빛·바람·맑은 공기로 50일 이상 자연 건조시켜 자연의 맛을 그대로 담아냈다.

 

이곳에서 감 농사를 2대째 이어오는 윤여설씨의 노력으로 천등산은 귀하디 귀한 흑곶감이 생산되는 곳으로 만들었다. 특히 그가 생산하는 흑곶감은 자연 건조만 고집해, 주홍색이 선명한 상주나 영동 곶감과 차별화되고 있다.

 

■ 거간카르텔 무너트린 주인공
그는 기존의 거간경매시스템을 농가에게 유리한 쪽으로 판도를 바꿔버린 장본인이다. 힘들게 농사지었지만 경매장에 가면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없었다. 감의 가격을 매기는 거간카르텔 때문이다. 그의 뚝심으로 새롭게 도입된 경매시스템은 1차부터 농가가 직접 출하한 감에 가격을 책정했다. 1차에 가격이 매겨지지 않으면 2차엔 상인과 직접 가격을 조율해 수입을 배가시킬 수 있었다.


■ 감에 색을 입힌 남자 윤여설
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1차 생산부터 2차 가공, 3차 유통까지 직접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그 결과 운주흑곶감은 전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면서 여타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감과의 차별화에 성공한다. 지금은 가격도 안정정으로 유지되면서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감 생산지역이 됐다.

 

■ 천상 운주사람 윤여설
기자가 인터뷰를 위해 만나본 윤씨는 고향을 사랑하고 지키며, 감에 미쳐사는 천상 운주사람이었다. 한때 조합장에 당선되면서 운주를 위해 일 할 기회가 주어지면서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과시한 적도 있었다. 그는 외모적으로 풍기는 곰같은 이미지와 다르게 차분하면서도 안정된 말투를 탑재해 호감가는 대화법이 장점으로 보였다. 매력적인 중저음의 목소리까지 운주면의 대표남 다운 면모를 두루 갖추고 있었다.

 

Q- 운주농협 조합장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완주신문 애독자 윤여설입니다. 한때 운주농협을 책임지는 조합장으로 당선돼 운주농협을 전국 대표 농협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 없습니다. 평생을 함께한 천등산을 터전으로 지역의 먹거리를 전세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하늘의 명을 깨닫는 나이 50년을 자란 곳이 천등산과 장선천이여서 겨울엔 토끼와 발을 맞추고 여름엔 장선천 쉬리와 이야기를 나눌 정도랍니다.

 

Q- 흑곶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던데요?
A- 천등산에서 감 농사를 지으신 부모님의 영향으로 머랄까 저에게 감은 인생인 것이죠.
저는 붕어빵에서 착안한 감 빵 틀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또한 홍시를 통째로 갈아넣은 진하고 달콤한 '홍시스무디'를 유명 호텔에 납품하고 있구요.

 

Q- 운주 자랑한번 해주세요.
A- 사방천지가 자랑거리로, 먼저 이곳에서 생산되는 지역 특산품은 모두 친환경 재배농법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대전 등지에서 주말 캠핑과 관광 인파가 몰려, 수려한 산과 함께 먹거리까지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Q- 2024년 목표가 있다면?
A-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출렁다리를 천등산과 대둔산이 있는 운주에 만들고 싶습니다.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대둔산도립공원과 산세가 수려한 천등산,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옥계동과 금고당 계곡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도록요. 또한 운주에서 해마다 감 수확 행사를 열어 풍요로운 가을의 결실을 확인하는 완주의 먹거리가 운주에서 시작되길 소망해 봅니다. 감따기 행사는 감 고장 운주의 이미지를 더 확고히 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운주의 가로수로 감나무를 심어 오가는 군민과 관광객들에게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습니다. 더불어 감나무에 대한 군민들의 애정과 관심을 쏟아  '가로수 조성·관리 조례'까지 제정해 감의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