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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르네상스 견인할 ‘만경강’

완주·전주·익산·군산 잇는 젖줄
역사·문화·생태까지 품은 터전
람사르습지 등재 여건 조성해야

◆ 만경강을 생태관광지로
만경강은 완주군 동상면 밤샘에서 시작한 한 방울의 물이 완주, 전주, 익산, 군산을 거쳐 김제시 진봉면 국사봉 앞에서 서해와 만나는 전라북도의 젖줄이다. 전라북도의 핵심지역을 관통하는 만경강은 전라북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핵심요소이다. 특히 만경강의 생태경관을 활용한 생태관광지로 5개 시, 군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낼 수 있다면 만경강 르네상스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관광은 이제 웰빙과 힐링을 넘어 웰링으로,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구경하는 관광에서 체험하는 관광으로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흐름에 맞추어 지역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꿈꾸려면 만경강을 생태관광지로 보존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자연환경보전법은 생태관광을 ‘생태와 경관이 우수한 지역에서 자연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추구하는 자연친화적인 관광’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세계생태관광협회는 ‘환경보전과 지역주민의 복지 향상을 고려하여 자연지역으로 떠나는 책임 있는 여행’을 생태관광이라고 한다.​

 

즉, 생태관광은 생태가 우수한 지역을 보전하면서 지역주민의 소득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관광 사업을 육성하고 사람들에게 자연자원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생태관광은 자연보존과 주민소득창출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묘안인 셈이다.

 

◆ 철새 등 생태적 가치
만경강 유역은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의 삶의 터전으로 우리지역의 역사와 문화, 생태를 품은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만경강에는 초기철기문명, 고조선 기준왕의 남진, 백제의 찬란한 문화, 조선의 발상지에 대한 이야기가 흐르고 있다.

 

만경강을 찾는 철새는 약 6천여 마리로 노랑부리저어새, 고니, 쇠부엉이, 흰꼬리수리 등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이 다수이다. 만경강 상류에는 수달과 삵, 담비, 하늘다람쥐가 살고 있고, 다묵장어, 퉁사리 등 우리 고유 어종이 살아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방식물인 개쇠뜨기, 식충식물인 통발, 고유종인 흑삼릉, 꼬리명주나비의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 등 식물자원 역시 풍부하다.

 

이러한 자원들을 잘 관리하고 보존하기 위해 경관보존지역이든 야생동물보호지역이든 보호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가능하면 환경부장관이 지정하는 보호구역이면 좋겠다.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후에는 행정과 주민이 협력해서 잘 관리하여 람사르습지로 등재해야 한다. 람사르 협약(Ramsar Convention)은 1971년 이란의 람사르에서 채택된 정부 간 조약으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협약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에 가입하였다.

 

 

◆ 지속가능한 발전방법
람사르습지는 습지의 유형이 희귀하거나 독특하고 국제적인 보호종이 서식하는 등 보전가치가 높아 람사르협약의 국제습지 목록에 포함된 습지를 말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70개 국가의 2341개소 습지가 등록되어 있고, 우리나라는 연안습지 7개소(순천만·보성갯벌, 무안갯벌, 서천갯벌, 고창·부안갯벌, 신안 증도갯벌, 인천 송도갯벌, 안산 대부도 갯벌)와 내륙습지 16개소 등 총 23개소가 등록되어 있다.

 

람사르습지로 등재되어 요건을 갖추면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제는 람사르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모범적으로 참여한 도시(또는 마을)를 람사르협약에서 인증해 주는 제도이다.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 받을 경우 국제적 친환경 이미지로 인정받는 ‘람사르협약’의 상징로고를 6년간 사용할 수 있다. 람사르협약 상징 로고는 지역 농수산물과 생태관광 홍보에 활용할 수 있으며, 로고를 활용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만경강의 생태를 지키고 지역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마법이 만경강생태관광이다.

 

2010년 고창의 운곡습지와 함께 만경강의 신천습지는 람사르습지 등재를 추진하였다. 운곡습지는 람사르습지에 등재가 되었고 신천습지는 무산되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고창의 운곡습지는 고인돌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관광지가 되었다.

 

만경강 유역의 봉동의 완주생강은 2019년 국가중요농업유산에 지정되었다. 만경강 신천습지는 국내 최대의 하천습지로 환경부에서도 모니터링하고 있는 생물다양성이 뛰어난 곳이다. 고창 운곡습지 못지않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완주생강은 이제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신천습지는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람사르습지와 람사르습지도시에 등재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야
만경강을 통해 전북의 르네상스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차근차근 챙겨 간다면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일은 만경강에 살고 있는 동, 식물에 대한 자원조사를 해서 도감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자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완성된 만경강의 자전거도로는 새만금과 금강으로 연결하여 국토종주시스템에 올려야 한다. 많은 이들이 만경강을 찾을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해 주기 위해서이다.

 

최종적으로는 만경강생태관광을 중심으로 5개 시․군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내야 한다. 완주의 국가중요농업유산인 완주생강, 생태의 보고인 신천습지, 전주의 한옥마을, 익산의 백제유적, 김제 지평선축제와 군산의 근대문화가 서로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한두 시간 거리의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머물러 즐기고 소비하는 관광지로 진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실천해 갈 때 만경강의 르네상스는 현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