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2024년이 저물어 간다. 동시에 제9회 지방선거가 1년 반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본선과 마찬가지인 이 지역 특성상 다음 완주군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지고 결정된다. 특히 전주 정치권에서 강행 중인 행정구역 통합 시도로 소멸 위기에 처한 완주군 내에서 차기 완주군수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 보다 뜨겁다. 이에 다가올 지방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다섯차례에 걸쳐 해보려 한다.
(글 싣는 순서)
1. 뒤돌아본 2022년 지방선거
2. 2026년, 4년전과 달라지는 점
3. 현역·도전자 혹은 동·서 대결
4. 삼례출신 군수 배출 가능성
5. 완주군에 가장 필요한 인물
2026년 완주군수 선거는 2022년 상황과 크게 두가지가 달라진다.
첫번째, 2022년처럼 민주당 대 무소속 대결이 아닌 민주당내 경선이 본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완주군에서 선거는 그간 민주당 후보가 아니면 안된다는 인식을 강화시켜왔다.
특히 삼봉신도시 등 외부유입 인구가 많아지고 도시형 생활을 하는 주민 비중이 늘어날수록 후보자 개인의 역량, 조직, 세력보다는 중앙정치에 종속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이들은 지역 현안과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적고 정당정치 흐름을 따라간다.
이에 완주군수 후보들은 민주당 경선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즉, 현역이든 도전자든 민주당 경선에서 다투기 때문에 ‘민주당’이라는 특별한 후광에 의존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출발점이 같아진 셈이다.
완주군내 더불어민주당 당원은 1만300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평균 투표율 55%를 감안하면 7000여명의 당원이 경선 투표에 참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원 50%, 일반인 50% 룰이 있지만 민주당 일색인 지역 특성상 전화 설문으로 이뤄지는 경선 참여는 대부분 당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양자든 다자든 과반인 3500여명 이상 득표하면 상대를 이길 수 있다.
결국 당원들의 마음을 많이 얻는 자가 승리하기 때문에 군수에 뜻을 둔 이들은 당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 작용할까?
물론 현직이 유리한 점이 많다. 완주군 내에서 가장 돈이 많고 가장 큰 사업을 벌이는 존재는 완주군 행정이다. 여기에 의존해 먹고 살아야 하는 주민 모두 현직의 지지자가 될 수 있다. 또한 통상적으로 70여개의 사회단체의 경우 완주군 행정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운영되거나 사업을 하는 경우가 있어 이들 또한 현 군수의 지지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현재 유희태 군수에 대한 이들의 지지가 통상적으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완주군 존폐를 가르는 완주·전주 통합 문제에 있어 유희태 군수는 중립 입장을 고수하며, 주민들에게는 방관하는 이로 인식돼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문화원 이전에 대해서도 협의나 설득이 아닌 군수 의지를 고집하는 모습 또한 같은 결과를 낳고 있다.
아울러 행사장에서 호통치고 당산제서 기독교식 기도를 강행하는 등 자기중심적 발언과 행동은 완주군 수장으로서 자질 논란을 키우는 중이다.
이외에도 유희태 군수는 완주군에서 수차례 선거에 도전했지만 지난 선거 외에는 대부분 10% 초중반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만큼 지지세력이 약한 인물로, 군수가 되고도 지지기반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청렴을 강조한 그의 행보가 오히려 인색하다는 인상을 주며, 일각에서는 함께 하기 힘든 인물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현직이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도전자에게 ‘해볼만 한’ 기회를 제공한다.
■지역별 인구변화가 미칠 영향
두번째, 지역별 인구가 2022년과 달라졌다.
완주군은 도의원 선거구 기준으로 갑(삼례·이서·구이·소양·상관)과 을(봉동·용진·고산·비봉·화산·운주·동상·경천)로 나뉜다.
최근 십여년간 완주군은 을지역이 갑지역보다 인구가 많았다. 하지만 이서혁신도시에 이어 삼봉신도시가 생기며 역전됐다.
이는 민선으로 선출된 완주군수 출신 지역으로 증명된다. 과거 갑지역이 인구가 많았을 때 소양면 출신인 임명환 군수와 구이면 출신 임정엽 군수가 당선된 바 있고, 을지역 인구가 많아진 시절 화산, 비봉 출신이 완주군수가 됐다. 출신지역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다가오는 제9회 지방선거에서 갑지역 출신의 군수 출현도 기대된다.
■강자들의 귀환
이외 강자들의 귀환도 큰 변수다. 지난 선거에서 재경선 전 유희태 군수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던 국영석, 송지용, 이돈승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도 민주당 후광을 입은 유희태 군수를 바짝 추격했던 국영석·송지용의 민주당내 도전은 현역이 유리하다는 상식을 무너트릴 수 있다.
게다가 임상규 전 전북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 또한 박성일 전 군수가 오버랩이 되는 이력을 가지고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특히 경선에서 신인가점까지 받으면 강력한 도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이 지난 선거와 다르며, 유희태 군수가 도전자들을 이길 수 있다고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도전자 중 송지용 전 전북도의장은 아직 민주당 복당이 안된 상태고, 임상규 전 행정부지사는 사법리스크가 있어 이를 극복해야 도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런 문제가 지속될 경우 도전자 숫자가 줄어들어 현역에 대항하는 세력의 결집력이 더 강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