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2024년이 저물어 간다. 동시에 제9회 지방선거가 1년 반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본선과 마찬가지인 이 지역 특성상 다음 완주군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지고 결정된다. 특히 전주 정치권에서 강행 중인 행정구역 통합 시도로 소멸 위기에 처한 완주군 내에서 차기 완주군수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 보다 뜨겁다. 이에 다가올 지방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다섯차례에 걸쳐 해보려 한다.
(글 싣는 순서)
1. 뒤돌아본 2022년 지방선거
2. 2026년, 4년전과 달라지는 점
3. 현역·도전자 혹은 동·서 대결
4. 삼례출신 군수 배출 가능성
5. 완주군에 가장 필요한 인물은?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지난 지방선거 이후 본지에 실린 선거 총평에 관한 글을 먼저 살펴보자. 아래는 2022년 6월 2일 게재된 ‘취재수첩’ 일부다.
더불어민주당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완주군을 싹쓸이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완주군의 전통적 민주당 지지는 변하지 않는 것을 한번 더 확인했다. 완주군수 선거과정에서 잠시 부는 듯했던 무소속 바람도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하며 미풍에 그쳤다. 심지어 지난 8대 완주군의회에 있었던 소수의 야당과 무소속마저 사라졌다.
이에 행정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의회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당론’이라는 대명제가 설정될 경우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완주군은 산적한 현안들에 대한 당선자들의 소신 있는 정치적 결단과 행동이 절실하다.
하지만 이제 새로 선출된 이들의 의지와 양심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대안 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당사자들의 정치생명을 걸고 덤벼야 하기에 실천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때 우려와 다르게 민선 8기 유희태 호는 출발한 지 얼마되지 않아 의회와 소통 부재로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2년 반이 지난 지금 소통 부재는 갈등과 불신으로 치닫는 중이다. 우연이지만 권력을 감시·견제해야 하는 민주주의 시스템이 잘 작동되고 있으니 당시 우려는 기우가 됐다.
■2022년 1월 본지 여론조사
이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완주군수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를 살펴보자.
먼저 본지에서 지난 2022년 1월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국영석·송지용·이돈승 오차범위 접전’이었다. 당시 여론조사 대상은 국영석, 두세훈, 소병래, 송지용, 유희태, 이돈승으로 총 6명이었다.
완주군수 후보들에 대한 적합도 조사에서 국영석 20.3%, 송지용 16.4%, 이돈승 14.8%, 유희태 13.5%, 두세훈 9.7%, 소병래 4.9%로 집계됐다.
당시 여론조사는 완주신문 의뢰로 코리아정보리서치에서 완주군민 만 18세 이상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가상번호(88%), 유선전화RDD(12%)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수신 2만410명 중에서 1016명이 응답해 5.0%이고 표본오차를 95%의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1년 12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 연령, 지역별 셀가중값을 부여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http://www.nesdc.go.kr)여론조사결과 등록현황을 참고하면 된다.
■더불어민주당 첫 경선
이후 같은해 4월 27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결과 국영석 완주군수 예비후보가 45.13%으로 1위를 했다. 이는 본지 여론조사만으로도 충분히 예상되는 결과였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은 이날 국영석 45.13%, 이돈승 30.56%, 유희태 14.25%, 두세훈 10.04%라고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단, 본지 여론조사에 포함됐던 송지용과 소병래는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 송지용 전 전북도의회 의장은 갑질논란으로 컷오프됐으며, 소병래 전 전북도의회 부의장은 저조한 지지율로 중도 하차했다.
■1·2위 후보 사라지는 이변
기쁨도 잠시, 경선 1위를 차지했던 국영석 예비후보에게 위기가 닥쳤다. 과거 관내 한 장례식장에서 도박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공개되며, 타 후보들이 당에 재심을 신청해 재경선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 일로 뚜렷했던 선거 결과가 안개 속에 들어가게 됐다.
동시에 컷오프 됐던 송지용 전 전북도의회 의장이 의원직을 사퇴해,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가장 유력했던 두 인물이 민주당 경선에서 사라지게 된 것.
공천이 무효된 국영석 예비후보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당시 국영석과 송지용의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며, 민주당 대 무소속 격돌이 예상되기도 했다.
순탄할 것 같았던 완주군수 선거가 지역 내 갈등 심화와 후폭풍까지 우려되는 상황으로 급변했다.
■민주당 재경선도 이변 발생
그해 5월 6일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국영석 완주군수 예비후보의 공천을 무효하고 재경선을 결정했다. 재경선은 국영석 예비후보를 제외한 두세훈, 유희태, 이돈승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기존 결과로는 이돈승 예비후보의 공천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또 다시 이변이 발생했다. 재경선 결과는 유희태 46.87%, 이돈승 37.39%, 두세훈 15.73%이었다.
당시 국영석·송지용은 본선에서 가장 유력했던 이돈승을 견제하기 위해 유희태를 도운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 벌어진 것.
유희태 현 완주군수는 초기 여론조사부터 첫 경선 때까지 10% 중반을 넘지 못했다. 그런 그가 재경선에서 46.87%의 지지를 얻은 것은 지지세가 강했던 국영석·송지용의 지원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결국 1·2·3위 유력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이 엉뚱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민주당 벽은 넘지 못해
그해 6월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결국 유희태가 당선됐다.
본선에 진출한 더불어민주당 유희태 후보는 40.89%를 득표하며, 무소속 국영석 후보(35.82%)와 송지용 후보(23.27%)를 이겼다.
선거 막바지까지 국영석·송지용의 무소속 연대가 기대됐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일부 지지자들의 권유와 설득이 있었지만 두 후보의 뜻을 꺾을 수는 없었다.
■관외사전과 이서면 민주당표 효과
당시 유희태 후보는 1만6329표를 얻어 1만4306표를 받은 국영석 후보보다 2023표를 앞섰다. 아울러 송지용 후보는 9297표를 득표했다. 즉, 국영석과 송지용이 연대했을 경우 무소속 후보가 7000표 차이로 이길 수도 있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국영석·송지용 연대 불발이 지지자들에게는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아울러 유희태가 이길 수 있었던 2000여표의 출처는 관외거소(유 2831표, 국 1625표)와 이주민이 많은 이서면(유 2272표, 국 1006표)에서 벌어진 2472표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유희태 군수가 민주당 절대 강세 지역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며, 완주군에서 무소속이나 다른 정당으로 당선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