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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③]사천시

고향사랑 기부와 지역 관광 활성화,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사천시 기부 870여 건 1억 원 근접…40·50대 출향인 참여 많아
이색 답례품으로 사천바다케이블카·아쿠아리움 이용권 홍보 강화
‘장구의 신’ 박서진 길 조성…홍보대사 활용해 기부문화 확산 유도
올해 기부금은 전액 예치…시민 공모 거쳐 기금 사용 계획 최종 확정

[완주신문]올해 1월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거주지 외 자치단체에 기부금을 내면 세액공제 혜택과 더불어 기부금의 30% 내에서 지역특산품, 지역사랑상품권 등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각 지자체는 이를 통해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답례품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국내 지자체의 고향사랑기부제 추진 현황과 고향사랑기부제 원조인 일본 고향납세 제도를 살펴보고 고향사랑기부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본다.<편집자 주> 

10만원 이하, 40·50대 출향인 주로 참여  
고향사랑기부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된 지 6개월이 흐르고 있다. 인구 10만 9000명의 중소도시인 사천시도 기부 활성화를 위해 답례품 차별화와 온·오프라인 홍보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사천시의 기부금 모금 현황부터 살펴보자. 사천시는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6개월 만에 기부액 1억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천에서는 한 달 평균 14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1인당 평균 기부액은 11만원으로 집계됐다. 100만원 이상을 기부자는 16명으로, 이들은 총 4200여만원을 기부했다. 6월 19일 낮 기준 전체 기부자는 873명으로, 모금액은 9743만원이다. 전체 기부자의 90%가 10만원 이하로, 주로 40대·50대 출향인이 참여하고 있다. 사천시는 연말까지 모금액 2억 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박창민 사천시 행정과장은 “아직은 제도 시행 초기 단계다. 다양한 방법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적극 알리고 출향인들과 시민들의 관심과 동참을 유도할 것”이라며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과 행복도시 사천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채널로 기부자 홍보 ‘계속’
사천시는 100만원 이상 기부한 사람을 ‘고액 기부자’로 명명하고, 사천시 SNS와 소식지, 언론 홍보자료 등에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사천시에서는 사천시 출신 기업인과 홍보대사, 교수, 청년, 향우회 관계자 등이 주로 100만원 이상 기부에 동참했다. 

 

또한 사천시는 기부자의 동의를 얻어 이색 사례를 소개하는 등 고향사랑 기부 독려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곤명면 출신 문위경(서울 거주)씨다. 문 씨는 한 차례 고액 기부가 아닌 5900원씩 24차례나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문씨는 “적은 금액이지만 내 고향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안착과 사천시의 발전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관광과 기부의 연결, 케이블카 홍보 겸해
사천시는 고향사랑기부제를 관광상품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역 특산품만으로는 타 시군과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 향우가 아닌 타지역 주민들의 흥미를 끌 방안이 필요했다. 사천시는 답례품으로 농수산물 14종, 가공식품 11종, 생활용품 1종, 관광서비스 3종, 지역상품권(사천사랑상품권) 1종을 제공하고 있다. 사천시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답례품을 점차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사천시는 사업 초기부터 사천바다케이블카와 초양섬 아라마루 아쿠아리움 통합이용권 등을 답례품 목록에 포함시켰다. 시는 진주를 비롯해 사천을 방문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지자체 거주자가 답례품으로 케이블카 이용권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사천시 동서동 초양도와 각산을 잇는 연장 2.43Km의 해상케이블카로, 올해로 개통 5년째를 맞았다. 이 케이블카는 사천의 섬과 바다, 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2023년 6월 기준, 주말에는 3000여명, 평일에는 500~600여명의 관광객이 사천바다케이블카를 찾고 있다. 오는 7월 중하순경 케이블카 누적 탑승객 300만명을 돌파할 예정이다. 

 

사천시 시설관리공단 하봉삼 상임이사는 “아직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케이블카 이용권을 선택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다”며 “고향사랑 의미를 전하고, 케이블카 관광을 할 수 있는 기회이니만큼 많이 이용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천시는 케이블카 탑승장을 비롯한 관광지 곳곳에 고향기부 홍보물을 비치하고, 전광판과 현수막 등으로 향우와 관광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초양섬 사천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은 사천바다케이블카와 연계한 관광시설이다. 아쿠아리움에서는 국내 최초로 수족관 전시에 성공한 하마, 공룡의 후예 슈빌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희귀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최근 초양섬에는 대관람차도 새롭게 생겨 케이블카와 연계한 관광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천 출신 연예인 연계 홍보…기부 의미 알려
하지만 답례품만으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사천시는 시 홍보대사를 활용한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사천시에는 은방울 자매 오숙남, 트롯 가수 박서진, 농구선수 이대성·강이슬 선수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사천시는 ‘장구의 신’으로 불리는 사천 출신의 트로트 가수 박서진 씨와 협업해,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를 적극하고 있다. 최근 사천시는 ‘박서진의 고향, 사천시에 기부해 주세요’라는 영상을 제작하고,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홍보를 하고 있다. 박서진의 팬클럽은 포털사이트 팬클럽 랭킹 2위로, 강한 팬덤 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사천시는 지역 관광 홍보와 고향 사랑 기부제 확대 등을 위해 명예도로명을 부여해 ‘박서진 길’을 조성한다. 박서진 길은 삼천포항 공영주차장~용궁수산시장~서부시장~청널공원 앞~ 삼천포대교공원~실안 선창~산분령 북측(노을까페거리 인근)까지 총 5.8㎞ 구간의 도로를 ‘박서진 길’로 명예도로명을 부여하고, 9월 선포식을 갖는다. 시는 가수 박서진 등 지역 연고가 있는 연예인, 스포스 스타 등을 활용해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들의 팬들이 선한 영향력을 펼쳐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부금 사업 발굴에 시민 공모 추진
고향사랑기부금은 △주민의 복리증진에 필요한 사업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사회적 취약계층의 지원 및 청소년의 육성 보호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보건 등의 증진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사천시는 올해 모금된 기금을 전액 예치하고, 이후 2024년부터 기부금을 운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사용처를 확정한다. 

 

현재 사천시가 검토 중인 계획은 지역공동체 활성화(빈집·폐교를 활용한 숙박시설 조성), 문화예술보건 증진(시립도서관 고향사랑기부코너 신설),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요구르트와 두유 지원 사업) 등이다. 실무부서인 행정과에서 기금사업 제안을 받고 있으며, 조만간 시민 공모도 진행할 예정이다.

불안정한 시스템·제도 개선해야
사천시는 고향사랑기부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시스템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천시 담당부서인 행정과에서는 기부 절차가 초반에 비해 간소화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절차가 복잡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 ‘고향사랑이(e)음 사이트’의 경우 불안정한 시스템으로 기부금 납부가 즉시 처리가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결국 기부자들이 위택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재납부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는 기부자들의 기부 또는 재기부 의사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어르신들은 농 축협 등 오프라인 창구를 이용하고 있으나, 답례품 결정은 ‘고향사랑이(e)음 사이트’에서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온라인 플랫폼 접근이 어려운 어르신들의 기부를 꺼려지게 만드는 것. 사천시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는 고향사랑기부 시스템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 또한 ‘지방소멸대응’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비수도권, 소규모 시와 군지역에 기부를 장려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민경 행정과 대외협력팀장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불편하고 불안정한 전산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의지가 있는 향우들이 쉽게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 사천시도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사천의 특성을 살린 답례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 농특산물도 홍보하고 있지만, 지역 관광과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사천바다케이블카와 아쿠아리움 통합이용권 등을 적극 알려 나가고 있다. 지역 관광과 고향사랑기부제가 함께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 협의를 거쳐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연합취재단

 

<보도 순서>
1. 청양군
2. 당진시
3. 사천시
4. 일본 아사히카와 상(上)
5. 일본 아사히카와 하(下)
6. 일본 몬베츠 상(上)
7. 일본 몬베츠 하(下)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을 받아 국내 7개 지역신문(청양신문·당진시대·뉴스사천·고성신문·광양신문·무주신문·주간함양)이 연합취재·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