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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고 왔는데 죽음 생각하는 부녀

산골 귀촌 후 인근지역 축사 허가

[완주신문]“살 수 있을까 해서 공기 좋은 곳으로 왔는데,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A(27)씨는 아버지 B(58)씨와 지난 2020년 여름 화산면 한 산골에 귀농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큰 수술 6번을 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 이에 A씨는 공기 좋은 곳에서 살면 아버지 건강이 나아질까 싶어 귀농귀촌 정보를 검색하게 됐고, 완주군의 홍보 자료를 보고 이곳으로 귀농을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집 뒷편 100여m거리에 축사가 지어진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이때부터 A씨는 도로 지반침하 등을 이유로 공사 진입차량을 막아서기 시작했고 전쟁 같은 삶을 사는 중이다.

 

A씨는 “아버지 건강을 위해 공기 좋은 곳을 찾아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이곳에 왔는데, 축사가 생기면 어쩌란 말이냐”며, “행정에서 허가를 위해 현장 실사도 한번 나와 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은 되재성당 인근으로 마을 이장님도 축사 허가가 쉽게 될 수 없는 지역이라고 한다”면서 “마을에서 축사 허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B씨는 “딸이 나를 위해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여기로 왔는데, 오래 살지도 못하는 삶을 그만두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매일 축사를 지으려는 공사차량 진입을 막으려고 시도하다, 지난 8일 결국 일이 발생했다.

 

이날 펌프카가 공사장에 진입하려 했고 A씨는 이를 막아섰다. 경찰이 출동했고 업무방해로 A씨를 연행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저항과 비명이 있었고, 현장에 방문한 어르신들의 만류로 연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A씨는 이날 목과 허리 등 통증과 타박상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해 현재까지 치료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동일 건으로 서너번 출동했고 훈방 조치를 했다”며, “그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면사무소와 마을 이장님을 통해서 방법을 찾아 우회도로를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사업자 측에서 업무방해를 방치한다는 지적이 지속돼 이번에 차량 진입을 위해 설득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화산파출소에는 여경이 없어 향후 타지역의 지원을 받아 원만히 처리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