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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언론예산도 군민 혈세다

[완주신문]완주군에서 사용한 지난해 언론홍보예산은 총 7억2496만원이다. MBC가 6천만원으로 가장 많이 가져갔고, KBS와 JTV가 각각 5천만원씩 가져갔다. 뒤를 이어 전북도민일보가 4730만원을, 전북일보가 4070만원을 가져갔다. 대부분 전주에 본사를 둔 지방일간지들에게 수천만원씩의 예산이 사용됐다.

 

이중 특이한 점은 가장 오래되고 많은 부수를 발행하는 전북일보보다 전북도민일보에 집행된 금액이 크다는 것. 공교롭게도 현재 완주군 공보팀장이 해당 신문사 출신이다.

 

아울러 완주군 예산을 받아간 매체 중에는 생소한 곳도 여럿이다.

 

모두 완주군민들을 위해 쓰여야 할 돈이다.

 

이런 매체들에게 돈을 준 완주군은 군민들에게 어떤 혜택을 기대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이런 매체들은 완주군민들에게 무슨 도움을 줬는지도 궁금하다.

 

아무리 따져 봐도 수억원을 쓴 효과를 완주군민들이 누리고 있지 않은 것 같다.

 

혹시 이 돈이 완주군 행정 수장의 치적을 자랑하고 비판 기사를 막는데 사용된 것 아닐까?

 

언론은 홍보 전에 권력을 감시・견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이 공익에 기여하고 정부 지원의 명분이 된다. 그런 기능을 했을 때 세금을 사용할 만큼 군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잘못된 점을 바로 잡고, 소수와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권력이 간과한 부분을 수정하고 개선할 계기를 만들어 지역사회를 이롭게 한다.

 

하지만 완주군민들을 위해 쓰여야 할 세금을 받아가는 매체들이 이런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군민들의 공익에 기여하지 않는 곳에 세금을 쓰는 것은 분명 낭비다.

 

지난달 20일 무주교육지원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황민호 옥천신문 대표는 “광고홍보예산을 집행하지 않아도 주민들의 삶은 달라질 게 없다”고 일갈했다.

 

또 황 대표는 “주민들이 구독도 하지 않는 신문에, 보지도 않는 방송에 광고를 배정하는 것은 권언유착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현실”이라며, “언론의 독버섯을 키우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언론예산은 건강한 언론활동을 지원하고 유도해야한다 게 중론을 이뤘다.

 

하지만 현실은 갈 길이 멀다. 그래도 더 이상 완주군민의 혈세가 헛되게 쓰이는 것을 방치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