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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자식 같은 벼 갈아엎어야

삼례읍 피해지역 찾아 간담회 개최
품종다변화 등 선제 대응 미흡 지적

[완주신문]가을장마로 벼이삭도열병 등 병충해 피해를 입은 농가들이 늘어나면서 농민들이 깊은 시름에 잠겼다. 일부 농가는 수확을 포기하고 갈아엎는 농가들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전북도의회 송지용 의장과 완주군의회 유의식 의원과 이경애 의원이 삼례읍 하리의 벼이삭도열병 피해 지역을 찾았다. 아울러 도 농정당국, 농업진흥청, 농업기술원, 피해 농민 등도 참석해 간담회를 실시했다.

 

이들은 관계기관으로부터 벼이삭도열병 발병과정과 방제실패에 대한 원인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지원방법과 신품종 도입 등을 논의했다.

 

먼저 송지용 의장은 도내 벼 병해충 발생 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지정·선포하고 신속한 복구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농민 유동근 씨는 “수확기 병해충 확산으로 자식 같은 벼를 모두 갈아엎어야 할 만큼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며,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송지용 의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9월 출수기에 잦은 비가 내려 약도 쓸 수 없었고 태풍, 야간 저온현상까지 겹쳐 병해충이 급속도로 확산해 그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벼 병해충 피해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지정·선포하고 복구비와 생계비 지원이 시급하다”고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이어 “신동진 벼는 보급된 지 20년 이상 된 품종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병해충 적응력이 떨어져 신품종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도와 농업기술원 등은 농가에서 선호하고 계약재배신청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품종다변화 등 선제 대응이 미흡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송 의장은 “도내 벼 재배면적의 64%를 차지하는 신동진 벼 품종을 대체할 수 있도록 도와 농진청, 농업기술원, 농협을 포함한 관련 기관의 협업을 통해 신동진 대체 품종 개발 및 농가 재배 확산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벼 병해충 발생은 폭염과 폭우처럼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으로 농민들이 예방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난 것”이라며“정부와 도 농정당국은 신속한 피해지역 조사와 지원책 마련, 벼 품목의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대상 병해충 적용 범위 확대 등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의식 의원도 “벼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완주군 내 피해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피해 농가에 대한 보상 대책을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이경애 의원은 “이번 벼이삭도열병 등에 취약한 신동진 벼 품종에 대한 대체 품종파악을 통해 새로운 품종을 보급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다.

 

완주군의회에서는 지난 6일 제26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벼이삭도열병도 자연재해로 인정해 달라는 건의문을 서남용 의원이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한편,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벼 재배면적 대비 벼 이삭도열병은 26.5%(3만376㏊), 세균벼알마름병 9.3%(1만684㏊), 깨씨무늬병 7.2%(8243㏊)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벼 수확량도 예년보다(538㎏/10a) 5~8%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