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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무리한 완주로컬푸드 정기총회

[완주신문]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전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교회와 사찰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신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고, 지자체들은 각종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다. 경제활동을 재개한 미국에서 하루 수만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가까운 일본의 경우 지난 9일 신규 확진자가 300명을 넘기는 등 재유행 우려가 큰 상황이다. 

 

완주군 또한 지난달 확진자가 삼례지역을 다녀가 공공시설을 다시 폐쇄했다. 당초 2주간으로 예정했던 임시휴관을 무기한으로 전환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난 9일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정기총회가 개최됐다. 약 76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했고 완주군 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됐다. 이곳 규모를 생각했을 때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려면 200여명정도 수용하는 게 적당하다는 의견이다.

 

결국 참석 인원에 비해 좁은 장소에서 행사가 치러지고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2m인 거리두기는커녕 다닥다닥 붙어 줄을 서고 좌석도 한자리 비우기는 가당치도 않았다.

 

특히 이사장 선출을 위한 투표 시에는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했다.

 

이에 행사장 여기저기서 불만이 속출했다. 특히 예정보다 진행이 지연되며 어르신들은 힘들어 했다. 무더운 더위에 많은 인파가 몰리다 보니 냉방기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있으니 젊은이들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조합 이사장 자리가 1년 이상 공석이라지만 이번 총회는 ‘강행’으로 비춰진다.

 

더구나 결국 이사장 선거는 성원미달로 무산됐다. 당초 계획보다 행사 진행이 지연됐고 2시에 시작된 총회는 4시가 돼서야 선거가 시작됐다. 1차 투표서 정관에 명시된 과반 득표자가 없어 2차 투표를 하게 됐고 일정은 길어졌다. 결국 지친 조합원들은 1차 투표 후 자리를 일어나기 시작해 2차 투표는 이날 참석자의 반만 참여하게 돼 성원을 채우지 못했다.

 

즉, 행사를 강행하고도 목표달성을 못한 꼴이 됐다.

 

만약 이날 행사에서 확진자가 한명이라도 나왔다면 모든 로컬푸드 매장은 일정기간 문을 닫아야 했고 이날 참석자들과 접촉한 이들은 코로나19 검사와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심지어 이번 행사를 추진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날 행사를 위해 장소를 대관한 완주군도 비난의 대상이다.

 

그간 완주군의 코로나19 대처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열번 잘하다가도 한번 잘못하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