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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만경강 발원지 밤샘을 지켜주세요

[완주신문]요즈음 완주의 핫이슈는 밤티마을의 석산개발이다. 아직 시작도 안 한 사업인데 왜 그렇게 과민하게 반응 하냐고 하는 사람도 있고, 석산개발 회사에서 안 한다고 했으니 그만하라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석산개발이나 폐기물 매립장 등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는 예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건 우리 세대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이기에 심각하게 생각하고 충분한 논의를 해야만 한다.

 

더욱이 우리는 석산개발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결과를 현재 목격하고 있다. 용진 봉서골 석산개발을 초기에 막지 못해서 20년이 넘도록 주민들은 고통당하였고 지난한 싸움 끝에 겨우 막아낼 수 있었다. 안남마을의 석산개발은 처음엔 보이지도 않았지만 조금씩 확장되어 이제는 절개지가 흉물스럽다. 아름답게 이어지는 경치가 절개지에서 단절되어 아파하는 자연과 대면하게 된다.

 

석산을 개발하게 되면 중금속을 포함한 벤젠 등 1등급의 발암물질이 침출수로 배출되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오염된 지하수는 동상저수지와 대아저수지로 유입되어 완주, 전주, 익산, 군산, 김제의 들판에 농업용수로 공급되고, 대간선수로를 식수로 이용하는 익산사람들은 그 물을 마시게 된다. 

 

석산이 개발되는 주변의 마을은 익산의 장점마을처럼 집단 암 발병을 일으킬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최악의 가상 시나리오를 놓고 심각하게 논의해야 할 이유이다. 이러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주민들은 과잉대응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석산개발을 전방위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특히 석산을 개발 하려고 하는 곳은 전라북도의 젓줄이라 불리는 만경강의 발원지 주변이다. 크던 작던 강의 발원지는 매우 유의미한 관광자원이다. 섬진강의 발원지인 진안 데미샘이나 금강의 발원지인 장수의 뜬봉샘이 좋은 예이다. 

 

뜬봉샘이나 데미샘의 경우 생태관광지로 지정되면서 마을의 환경과 생태가 자연 그대로 보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찾아오는 관광객의 숫자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만경강의 발원지인 밤샘이 있는 밤티마을과 동상면은 생태와 환경을 보존하는 친환경생태관광을 통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충분히 이루어 낼 수 있다. 밤샘이 생태관광지로 개발되면 밤티마을은 물론 동상면 전체가 깨끗한 청정지역, 친환경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강화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생산되는 농산물도 친환경제품으로 홍보가 가능하다. 주변의 대승한지마을, 연석산, 장군봉, 대아저수지 등 천혜의 관광자원과 연계하여 생태관광지로 발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자연을 보존 하면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석산개발 업체에서는 마을에 발전기금 1억원과 석산개발 후 워터파크를 만들어 동상 주민들의 수익증대를 돕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파괴된 자연은 회복 불가능 하다는 걸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자연이 파괴된 후 올라갈 소득과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얻어질 소득을 비교한다면 선택지는 분명해진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어려움의 근본 원인을 과학자들은 환경파괴의 결과로 발생한 기후변화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어려움이 지금까지 무분별하게 환경을 사용해 온 결과이다. 우리는 지금 생태와 환경을 돌아보며 공생의 길로 갈 것인지, 개발과 자본의 논리를 추종하며 공멸의 길로 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석산개발업체에서 만경강 발원지에 석산을 개발하겠다는 생각을 아예 못하도록, 주민들의 선한 에너지가 더 이상 낭비되지 않도록 이 지역을 산림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등의 강력한 행정 대책이 나오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