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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 보물단지인가 애물단지인가!

[윤창영의 고운 시선 고까운 시선1]

[완주신문]연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장 큰 이슈다. 사람들간의 소통의 공간은 점점 불편한 장소로 여겨지고 있고 심지어 만남과 모임을 미루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때다.

 

순식간에 불편한 세상으로 변화시켜버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이번 사태에 대해 환경변화에 따른 자연과의 상생 필요성에 주목하고 싶다. 환경변화에 맞춰 인간과 자연간의 개발과 보전, 관리라는 상호 가치를 생각하고 서로 소통하며 상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강과 하천은 인간과 자연간의 상생과정에 대한 시험대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강과 하천은 개개인은 물론 마을 공동체, 완주군민, 전북도민까지 모든 사람과 모든 장소에 통용되는 공공재로, 다른 무엇보다 이해관계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소통은 보다 자유스럽고 편하기 때문이다. 

 

완주군만 봐도 삼례와 봉동읍을 비롯해 13개 읍면 모두 만경강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연결고리가 형성됐다는 것을 쉽게 증명할 수 있다. 

 

그럼 우선 고운 시선으로 만경강을 보자. 

 

만경강은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밤티마을 남서계곡인 밤샘에서 발원해 총 91여km의 여정을 달려 새만금으로 유입되는 전북의 강이다. 고산천이라 불리는 하천이 본류에 해당한다. 지류로는 화심과 소양, 용진면을 거치는 소양천과 상관에서 흘러 내려오는 전주천, 구이를 거쳐 오는 삼천, 이서면를 지나는 마산천이 있다. 

 

발원지만 봐도 완주군의 자랑꺼리다. 완주군이 모든 발원지를 소유했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다. 만경강 발원지인 동상면 밤샘부터, 소양천 발원지인 화심 원등산 원등샘, 전주천 발원지인 상관면 용암리 슬치샘이 있다. 

 

역사문화시설도 차고 넘친다. 삼국시대 백제의 산성부터, 관방재림, 모악산, 화암사, 구이저수지, 고산 세심정과 삼례 비비정이 바로 그 곳이다. 

 

여기에 만경강 91km 구간 중 가장 생물다양성을 잘 보존된 곳인 신천습지도 완주군에 있다. 

 

완주군민은 예로부터 강을 중심으로 살아온 사람들로, 강을 좋아하는 ‘지자요수(知者樂水)’의 군민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고까운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완주군을 가로지르는 만경강 본류와 제1지류, 제2지류를 보면 과연 강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만경강변을 거닐며 ‘이런 곳이 바로 강이야’이라는 말이 나오는가! 

 

지금의 만경강은 이른바 ‘농업 비점오염원’이라 불리는 질소와 인이 과다 유입되고 있는 오염의 공간이다. 

 

과다한 농약의 투여와 축산분뇨의 유입, 계면활성제가 섞인 생활하수로 인해 그야말로 만경강은 풀밭과 늪지로 변했다. 

 

게다가 무분별한 하천정비사업으로 인해 과거 곡류하천을 자랑하던 만경강이 사라지고 직강화된 물 없는 강, 수생생물이 살 수 없는 장소로 변하고 있다. 일례로 고산천의 갈대밭, 화산천의 달풀이풀을 보면 적당함을 넘어 그야말로 풀밭 그 자체다. 

 

만경강에 대한 고운 시선과 고까운 시선에 대한 생각을 던지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주어진 또 다른 질문이 생겨난다. 

 

만경강을 명품으로 만들어 갈지 애물단지를 만들지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것. 인간은 강을 이수와 치수의 기능에서 활용해 왔지만 환경이 변화하면서 이제는 강이 인간에게 심미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더불어 이로움을 주는 고마운 존재이지만,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처럼 무서운 존재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