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운주농협에서 이사회 동의 없이 5억원어치 딸기가 매입돼 논란이다.
27일 운주농협 강한규 선임이사, 이훈구 이사, 이현주 이사에 따르면 이들은 올초 농협 집행부에게 농협에서 운영하는 냉장창고에 딸기를 보관하려 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딸기를 보관하는 게 아니라 5억원 상당의 냉동딸기를 구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이들은 이사회 승인 없이 해당 사업을 추진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냉동창고에 보관돼 있다는 딸기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농협은 지금까지 보관된 딸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사들의 주장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감사 2명에게 보관된 딸기를 보여줬고 관리상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주농협은 6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가 있다.
아울러 농협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에 13억2700만원 한도에서 매취 사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운주농협 2024년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서에는 과일 3억9600만원, 채소 2억7000만원 등 총 13억2700만원의 판매품통합전산 예산이 기재돼 있다.
하지만 일부 이사들은 “항간변경은 이사회 의결사안”이라며, “이사회 동의 없이 해당사업을 추진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농협이 매입한 딸기는 운주면에서 생산된 농산물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냉동딸기를 창고 보관에서 매입으로 변경한 것에 대한 이사회에 보고가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집행부의 잘못을 시인했다.
또한 운주농협에서 매입한 딸기는 5억원 상당으로, 사업계획서에 기재된 과일과 채소 예산이 분류돼 있어 딸기를 과일로 보느냐, 채소로 보느냐에 따라 예산집행의 적절성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나라마다 딸기에 대한 분류 방법이 다르다. 단 미국, 일본, 한국 등에서는 딸기를 채소로 보며, 부가가치세법 시행규칙 제24조 2항에서는 과일로, 농업통계조사 규칙 제2조에서는 과채류 등으로 분류한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농협의 손실 위험이다. 운주농협 측에 따르면 딸기를 매입 후 판매를 통해 올해 6%에 해당하는 3000만원의 수익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있다. 탕후루에 대한 인기가 사그라들며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말까지 한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까지 판매를 못 하고 있으며, 내년 새로운 딸기가 출시될 때까지 못 팔면 고스란히 농협의 손해가 될 수 있다.
즉, 투자 실패로 운주농협이 손실을 감내해야 할 상황이다.
운주농협에서 사들인 냉동딸기는 탕후루를 만들기 위해 꼬챙이에 끼워진 상품이다. 농협이 매입한 양은 4000박스, 한 박스당 8kg로 총 32톤으로 추정된다. 보관 중 수분이 줄어 지금 측정하면 무게가 더 적을 것이라는 게 농협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면, 관내 딸기농가에 문의한 결과 일반 딸기 5억원어치는 약 60톤에 달한다.
게다가 내달 중순부터는 운주 대표 농산물인 곶감이 냉동창고에 들어가야 하지만 딸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조합원들의 생산품 보관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곶감 보관 전까지 딸기를 판매하도록 노력 중”이라며, “조만간 이사회에 보관 중인 딸기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사회 의결 없이 매입, 판매 부진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 창고 미공개 등에 대한 조합원들의 원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사회 의결 없이 딸기를 매입한 과정에는 위법 가능성까지 있어, 이사회 내에서 경찰에 고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