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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 칼럼]1인치 게임

[완주신문]1999년에 제작된 ‘애니 기븐 선데이’라는 미국 드라마가 있다.

 

우리에게는 그리 친숙하지 않은 풋볼에 관한 영화이지만 팀의 존폐를 결정지을 마지막 경기가 있던 날 승리보다는 팀워크를 강조하는 디마토 감독의 연설 때문에 많은 관객의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었다. 그 내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3분 후에 우리의 프로 생활에서 가장 큰 전투가 벌어진다. 모든 게 오늘 결판난다. 우리가 온전한 팀으로 소생하든가 부서지든가의 기로다. 매 접전마다 1인치씩 밀리면 끝장난다. 우린 지금 지옥에 와 있다. 우리는 그 인치를 위해 싸워야 돼! 우리는 팀으로서 그 인치를 위해 우리 몸을 부수기도 하고 남의 몸을 부수기도 한다. 그 인치를 위해 주먹을 움켜쥐어라! 그 인치를 합치면 승패가 바뀐다는 것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여러분 앞에 놓인 6인치를 내가 억지로 시킬 순 없다. 옆에 있는 동료를 봐라. 그의 눈을 들여다봐. 여러분과 같이 그 인치를 위해 갈 각오가 보일 거다.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가 보일 것이다. 여러분은 서로를 위해 희생할 거란 걸 알기 때문이다. 그게 팀이란 거야. 여러분! 팀이 아니면 우리는 개인으로 죽는다. 그게 풋볼이다. 그게 전부다. 자, 어떻게 할 건가?”

 

좋은 리더는 선수의 1인치를 위해 일한다. 높은 목표를 두고 달성하라고 윽박지르지도 않는다. 선수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그 결과에 대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인 것은 분명하다.

 

최근 인사차 많은 이들을 만나보면서 곳곳에서 군수에 대한 볼멘소리가 들린다. 혹여 군정의 최고 책임자가 의욕에 넘쳐 구성원들을 지나치게 윽박지르고 채근하며 사기를 저하시키지 않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각자의 위치에서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가. 또 그 결과에 대한 공과를 제대로 평가해 주고는 있는지. 

 

선출직 단체장이야 임기가 끝나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평생을 직장으로 업으로 살아야 하는 구성원들에게는 내 일이기 이전에 이웃의 일이요 형제의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결코 나 혼자만의 능력과 노력으로 모든 것을 성취해 낼 수 없다. 구성원 각자의 한발 한발의 진보가 결국 지역의 발전을 이루는 동력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잘 아는 우화처럼 사자가 대장인 양 부대와 양이 대장인 사자 부대와의 싸움의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잘하는 것은 아니다. 리더의 현명한 지도력으로 구성원 모두가 1인치씩 전진한다면 완주가 꿈꾸는 15만 자족도시의 꿈이 더 빨리 앞당겨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