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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부동산 이대로 괜찮은가?...가격 상승 부작용 속출

삼봉신도시 신축 아파트 3억 시대
주변 지역과 빈부차 위화감 우려
땅값 상승 때문에 귀농하기 힘들어

[완주신문]완주군 땅값은 어느 정도로 형성돼야 귀농 귀촌이 활발해질까? 삼봉신도시 아파트 가격은 어느 수준이 적정할까? 이 같은 질문은 뜨거운 논쟁을 낳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집값과 땅값이 오를 때마다 왠지 모를 위화감에 휩싸인다. 그 이유는 지역개발 계획이 확정되면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투기꾼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화감을 없애고 주거는 물론 토지가격 등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행정과 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져가는 것은 아닌가 싶다.

 

 

○ 삼봉 신고가 위화감 조성
국가의 주거정책 실패로 시끄러운 나라 이야기는 먼 곳의 이야기만이 아니었다. 완주군 삼봉신도시가 주거 정책 위기지역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봉신도시는 택지 분양 단계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꿰어버린 곳이 됐다. 특히 최근 한 건설사가 3.3㎡당 900만원에 육박하는 아파트 분양 카드를 꺼내들자 부동산업계에서는 건설사 홀로 이 같은 가격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지 적잖이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종의 뒷거래의 힘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풍겨 나오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삼봉신도시의 공공택지는 입찰 당시 2~3차례 유찰이 이어지다 결국 3.3㎡당 200만원선에 낙찰됐다. 전주 에코시티나 만성동, 효천지구의 택지 입찰 당시 시작가의 200~300%에 달하는 경쟁률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삼봉신도시에 대한 유찰이 이어진 이유로 ‘이 지역은 실패할 것’이라는 입찰 경쟁 건설사들의 예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건설계의 분위기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돌연 군 단위에는 입찰조차 들어오지 않았던 한 1군 건설사의 등장과 입찰 참여는 부동산업계에서 놀라움과 우려를 동시에 자아냈다. 

 

결국 부동산업계의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A건설사가 내놓은 분양가는 3.3㎡당 880만원. 부동산 업계는 A건설사의 입찰참여와 낙찰은 결국 어마어마한 시세차익을 노린 행위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전매제한을 3년으로 늘리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까지 피해감에 따라 사실상 실거주자보다 투기를 위한 아파트로 변질될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완주군청에 게재된 A아파트 입주자 모집공고 내용을 살펴보면 72㎡(124세대), 84A㎡(340세대), 84B㎡(141세대) 세가지 형태의 옵션으로, 10층 이상 각각 분양가는 2억5300만원, 2억8700만원, 2억8700만원이었다. 이는 발코니 및 옵션은 제외된 금액으로 발코니 확장비용은 72㎡형 496만원, 84A㎡형 532만원, 84B㎡형 630만원이다. 가장 비싼 84B㎡형에 발코니 확장을 할 경우 2억9330만원으로, 완주군 아파트 3억원 시대를 열었다.

 

반면, 삼봉 주변 봉동 둔산리와 낙평리, 삼례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400만원대로 형성돼 있어 위화감만 높아졌다는 평가다.

 

결국 완주군내 주거단지의 경우 지은 후 5년이 지난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등은 매매가격이 하락해 슬럼화로 연결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향후 신규 아파트들은 높은 분양가가 이어져 지역간 빈부격차를 가속화시켜 주거정책 실패로 이어지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삼봉신도시는 투기세력의 선동으로 땅값과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근 지역인 전주가 더 오르고 있기 때문에 삼봉지역의 분양가도 900만원이면 적정하게 책정했다는 건설 관계자의 설명에 어처구니가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 농사짓기 힘든 땅값
완주군 평균 토지가는 15만원대를 넘어서고 있다. 온라인 거래사이트 부동산플래닛에 등록된 완주지역의 3.3㎡당 평균 토지가격을 살펴보면 삼례읍의 경우 읍내리는 40만원대를, 삼봉신도시가 들어서는 봉동 수계리는 147만원, 낙평리는 125만원, 용진면 운곡리 전체는 29만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운곡도시개발구역은 130만원대의 높은 지가를 보이고 있다.

 

고산면의 경우 읍내리가 50만원대에, 동상면 대아리 에코오토캠핑장 인근은 71만원, 상관면 죽림리는 55만원 등 높은 토지가를 형성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와 인접한 이서면 은교리는 78만원, 용서리 61만원대를 보이고 있으며, 모악산관광단지를 끼고 있는 구이면 원기리는 102만원의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부동산업계는 지가 상승 이유로 향후 이들 지역 토지가 개발되면 땅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투기 수요자들의 기대 심리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2013년 전주-완주의 행정구역 통합을 위한 주민투표 당시 완주군 용진면 완주군청사 주변 땅값이 급상승한바 있다. 최근 들어서는 구이와 이서 지역의 지가가 오르고 있는 상태다. 

 

특히, 모악산 연결도로 주변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부동산업계는 이미 개발 포화상태를 접어든 전주시가 향후 확장할 수 있는 개발 출구로 전주의 남쪽 방향인 구이면이 유일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서면 역시 전북혁신도시와 맞물려 지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지역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지가상승은 결국 귀농귀촌1번지를 내세운 완주군에는 찬물을 끼얹는 격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농사를 지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최소 3만3000㎡ 이상을 소유해야 그나마 소득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현 시세대로라면 땅을 구입하는 데만 과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땅을 구입하는 비용이 높아질수록 시설 투자, 토지 관리, 유통판매 비용에 쓸 수 있는 돈이 줄어 사실상 빚더미에 앉을 리스크만 커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전답 가격 상승으로 인해 완주로 귀농을 꿈꾸기에는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완주로컬푸드 한 조합원은 “농민의 소득은 얼마나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완주군은 갈수록 귀농인들이 정착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 역시 “완주군은 현재 외각지역 맹지라도 15만원부터 시세가 형성되는 곳”이라며 “귀농 문의가 오면 완주보다는 땅값이 저렴한 고창, 진안, 무주, 장수 등 타지역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완주-전주 통합 재점화
부동산업계에서 보는 완주지역 집값 땅값 상승은 투기심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땅 투기가 일어난 이유에 대해 향후 완주-전주 통합 재점화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은 완주와 전주가 통합될 것이고 이후의 토지 개발로 인해 지가 상승은 당연하다는 것.

 

완주군에서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은 통합에 반대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점점 고령화가 되고 있어 결국 젊은 층이 많아져 찬성표가 늘어남에 따라 다음기회에 투표가 진행되면 무리 없이 통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토지 투기와 관련해 완주 안에서도 통합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들 세력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향후 통합 논의가 쉽게 재점화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