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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폐업을 권하고 싶을 정도다

[완주신문]무엇이 잘못됐을까, 누구의 잘못일까, 운이 없는 것일까 나는 나에게 몇 번이고 물어본다.

 

소상공인들이 힘들다는 어느 뉴스의 댓글을 보니 “누가 소상공인 하라고 했냐, 너희만 힘드냐, 모두 힘들다, 그 정도 장사도 못할 거면 때려치워라”는 댓글이 달렸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 정도 장사도 못할 거면 때려치워야 되고 모두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의 최대의 피해자인 소상공인들이 더 힘들다는 것이고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좋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할 뿐이다.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이어진 기나긴 장마, 그리고 재확산까지 더해지며 더욱 헤어 나올 수 없는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누구의 잘못인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들은 빚을 늘려 근근이 버텨가고 있다. 2분기 기업·자영업자 대출금 잔액이 사상 최대폭인 69조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초에 발표한 ‘2020년 2분기 중 예금 취급 기관 산업별 대출금’ 현황에 따르면 자영업을 비롯해 산업 대출금 잔액은 1분기 말보다 69조1000억원 증가한 132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에서만 47조2000억원 늘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 대출이 12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올초 코로나가 발생했을때 심각 1단계였다면 지금은 심각 2단계이다. 올겨울에 심각 3단계가 될 것이고 내년 봄엔 심각 4단계가 될 것이다.

 

그동안 벌어놓은 돈이나 대출로 버티던 사람들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다. 많은 소상공인들이 폐업을 할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줄도산에 금융권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고 이는 사회적으로 적잖은 문제가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월급을 삼백만원을 받던 사람이 월급을 못 받으면 0원이 되지만 매출이 천만원이던 자영업자가 매출이 70%를 줄어 300만원이 되면 돈을 못 버는데 그치는 게 아니다. 왜냐면 자영업자들은 돈을 못 벌어도 직원들 월급을 줘야 하고 임대료를 내야하고 재료비, 운영비, 관리비 등 고정 지출금(매출의 약 70%)이 있어 사업장의 규모에 따라 적게는 몇백만원에서 많게는 천만원이 넘는 적자를 본다.

 

필자도 소상공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게를 운영 중이지만 올초부터 힘든 상황이 지속돼서 지금은 축소내지는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빚을 내고 매달 적자가 수백만원씩 나는 상황에서 차라리 폐업을 하는 게 나을 듯하다.

 

자영업자들에게 빚은 숨통을 옥죄일 뿐이다. 일부 영업점에서 운영난에 숨통을 틔우려 배달 영업을 모색하지만 탈출구가 되지 못한다. 언택트(비대면) 업종을 비롯한 일부가 반짝 호황을 누리기는 하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다. 

 

숨 쉴 힘조차 없는 이들에게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듯,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을 돌아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임시방편이 아닌 중장기적인 대책과 도움이 필요하다.

 

이젠 판단을 해야 할 때다. 코로나19로 바뀐 세상에서 살아남고 적응해낼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지금 현재 내가하고 있는 일이 코로나19시대에 맞는 업종인지 아닌지 판단해보자.

 

빚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눈덩이처럼 늘어가는 적자와 빚을 감당하지 못할 거면 솔직히 폐업을 권유하고 싶다.

 

정부의 현실적인 대책도 필요하지만 우리 소상공인들도 코로나19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의 미래를 읽지 못한다면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