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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수소경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완주신문]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 곳곳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폭염, 가뭄, 폭설, 홍수, 산불 등의 이상 기후 현상으로 많은 재산과 생명을 잃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국내 대표적인 기후 변화 피해사례로 들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큰 공포를 일으키고 있는 코로나19, 과거의 사스와 메르스 같은 신종 바이러스의 잇따른 출현은 기후 변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게 많은 과학자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야생 동물 서식지 파괴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미세먼지 문제도 심각하다. 기후 변화와 미세먼지는 지속적인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배출 증가가 주요인으로 지적된다. 국내 경제 상황도 썩 좋지 않다. 최근 ‘수소경제’가 급부상한 배경이다. 

 

원자번호 1번인 수소는 우주 물질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하며, 기술적 난이도는 높지만 지역적 편중이 없는 보편적 에너지원이다. 장기간·대용량 저장이 가능하고 산소와의 화학반응으로 열·전기 생산 후 부산물은 물(H2O)밖에 없어 환경친화적이다. 

 

우리는 그동안 석유, 석탄 등의 탄소자원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을 영위해 왔다. 이제는 기후 변화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소경제로 전환해야 한다. 수소경제는 수소를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수소가 국가 경제, 사회 전반, 국민 생활 등에 근본적 변화를 초래해 경제성장과 친환경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경제를 말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앞서서 수소사회 실현을 선포하고, 중장기 수소 로드맵을 차근차근 실행해나가고 있다.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EU, 중국, 호주 등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정부는 지난해 1월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후속 실행 대책을 수립했다. 올해 1월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도 제정했다.   

 

수소산업은 차량을 중심으로 한 수송 분야와 전기, 열 등 에너지 분야까지 다양한 새로운 미래산업 창출이 가능하고,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의 협력부품업체가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으로 활용 확대에 따라 협력기업의 성장과 고용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전국 지자체들은 지역 여건과 특성에 맞는 수소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전주·완주가 수소경제 중심지로 떠올랐다. 지난해 정부가 공모한 수소 시범도시 조성사업에서 전주·완주가 수소 시범도시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전주·완주 수소 시범도시는 연료전지를 활용해 완주 공동주택 408세대, 전주 공공시설과 상업시설에 전기를 공급하고, 전주-완주 간 시내버스 노선에 수소전기버스 49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완주의 수소생산시설에서 완주 수소충전소와 공동주택까지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인프라 사업이 진행된다.   

 

이와 별도로 전북도의 수소전기차 보급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전주·완주에서도 수소전기차와 수소충전소를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수소가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또 수소폭탄을 연상할 것이다. 이는 수소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수소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수소도 석유, 도시가스, LPG 등 다른 에너지처럼 위험하긴 하지만 안전관리를 잘하면 얼마든지 우리에게 친숙한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수소는 국내에서 석유화학, 정유, 반도체, 식품 등 산업현장에서 수십년간 사용해온 가스로써 이미 안전관리 노하우가 축적된 분야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소전기차의 수소저장용기는 에펠탑 무게(7,300톤)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파열, 화염, 총격, 낙하 등 17개 안전성 시험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수소의 화학적 폭발은 연소 반응으로 누출 → 가스구름 → 발화원의 3요소가 충족되었을 경우 발생하는데, 수소는 가장 가벼운 기체로 누출시 빠르게 확산되어 가스구름이 생성되기 어렵고 공기 중에 쉽게 희석되어 3요소 충족이 힘들다.

 

전문기관의 수소의 종합적인 위험도 분석(자연발화온도, 독성, 불꽃온도, 연소속도 등) 결과 수소는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도시가스보다 위험도가 낮다.  

 

수소전기차의 연료인 수소는 수소폭탄에 사용되는 중수소·삼중수소와 다르고, 자연상태에서는 수소가 중수소·삼중수소가 될 수도 없다. 수소충전소는 선진국과 동일하게 ISO 국제기준에 따른 안전검사를 통과한 부품 사용, 충전소 구축 후 안전검사 실시, 방폭 및 안전 구조물 설치, 안전관리자 상주 등의 안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수소 전주기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통해 수소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수소 안전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렇듯 정부 차원에서 촘촘하게 수소 안전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있는 만큼 수소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국가적으로 탄소 배출과 미세먼지를 줄이고 전북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수소경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