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창간 축하드립니다. 저널리즘 정신이니 정론직필이니 잔소리는 거두겠습니다. 다만 실전에 필요한 몇 가지 팁을 드린다면, 우선 완주신문에만 나는 기사를 발굴하시기 바랍니다. 일간지에는 나지 않는 완주 땅과 완주 사람들에 대한 기사 말입니다. 일테면 기사에서만큼은 ‘독과점’ 욕심을 크게 낼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 편집디자인에 신경 쓰십시오. ‘시골신문’ 티내지 말라는 말입니다. 사실 지역신문은 아무리 노력해도 그래픽 디자이너까지 보유한 일간지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디자인 혁신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편집이 예쁜 중앙일간지들을 무작정 베끼는 한이 있더라도 디자인만큼은 양보하지 마십시오.
세 번째 경영마인드를 가지셔야 합니다. 지역신문의 가장 큰 어려움은 ‘돈’입니다. 신문 잘 만든다고 독자가 마구 늘진 않습니다. 생활광고, 기업광고, 출판,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 등 언론윤리에 문제가 없는 한 돈 되는 일을 찾아 하셔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매달 적자가 누적되다 보면 기자도 독자도 떠난다는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신문사 구성원들 모두 철저히 외로워질 각오를 하시기 바랍니다. 제대로 된 신문을 만들려는 순간 외로움은 친구가 됩니다. 지역의 곯아터진 부분을 건드리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완주신문을 불편해 할 것입니다. 자본과 권력을 쥔 자는 물론 기꺼이 손을 내밀던 분들도 공공연히 실망감을 내비치며 등을 돌릴 겁니다.
신문도 잘 만들고 인간관계도 두루 좋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그런 일은 결단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공식은 아이러니하게도 ‘좋은 신문’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역설적으로 완주신문이 지역사회에서 두루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신문을 제대로 만들고 있는가, 의심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희망을 잃지는 마십시오. 옳다고 생각하는 길, 그 외길을 목울대가 시큰거릴 정도로 외롭게 걷다보면 비록 소수지만 무언의 응원을 보내는 시민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올 겁니다. 그만하면 성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