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후원하기

“시커먼 연기와 매캐한 냄새”

발전소, 바이오 고형연료 사용 신청
인근주민, 악취로 “살기 힘들다” 호소

[완주신문]봉동읍에 위치한 완주산업단지에 열병합발전소가 들어오고 주민들이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봉동읍 용화, 정동, 서두마을 인근 산업단지에 산림바이오매스 등을 활용해 시간당 최대 35톤의 산업용 열원과 5MW의 전력을 생산하는 분산형 열병합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했다.

 

인근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발전소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매캐한 냄새가 났다.

 

서두마을에 사는 한 주민은 “오후만 되면 항상 매캐한 냄새로 밖에 나가기 싫을 정도”라며, “비 오는 날이나 저녁에는 굴뚝에서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름 말고는 대부분 서풍이 불어 연기가 우리 마을로 날아온다”고 덧붙였다.

 

용화마을에 사는 주민도 “아침 일찍 그리고 오후 늦게 특히 비 오는 날 냄새 때문에 고통스럽다”면서 “무슨 발전소가 작년에 들어왔다는데, 주민들에게 이야기도 안하고 그럴 수 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곳에 오기 전 소각장이 있는 익산시 부송동에 살았지만 이곳처럼 악취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 때문에 마을이장 몇명이 올 2월 발전소에 방문해 항의한 바 있다.

 

당시 발전소에 방문한 마을이장은 “발전소에서 높은 온도에서 태우고 집진설비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우리는 악취 때문에 여전히 괴롭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행정에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카메라로 (매연을) 찍으라”는 것뿐이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한밤 중에 촬영도 잘 안 되고 그게 증거가 될지도 모르는데, 공무원들이 먼저 노력도 하지 않고 오히려 주민들에게 현실성 없는 요구만 했다”며, “너무 살기 힘들다”고 탄식했다.

 

또한 완주군은 지난달 19일 용화, 주동, 한계, 오황, 임거, 쌍계, 정동, 서두마을 주민들에게 ‘열병합발전소 추진경위 및 바이오 고형연료(SRF) 사용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주민들은 당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는 상황에서 이를 거부해 설명회는 무산됐다.

 

한 주민은 “코로나 때문에 경로당이나 마을회관도 못가는 상황에서 주민설명회를 한다고 하니 문제”라고 지적했다.

 

설명회가 예정된 날은 익산 3번 확진자가 삼례지역을 돌아다녔던 때다.

 

완주군에 따르면 발전소 측에서 폐목재 등으로 만들어진 바이오 SRF를 소각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완주군청에 신청해 이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했다.

 

이에 대해 마을주민들은 “농촌에서는 깻대 하나도 못 태우게 하면서 발전소에서 뭘 태운다고 주민설명회까지 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해당업체는 지난해 11월 1일 안호영 국회의원, 우범기 전북도 정무부지사 등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발전소 준공식을 개최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A업체는 2014년 스팀 35톤·전력 3MW규모의 바이오매스 순환유동층 제1발전소를 완공했으며, 이곳에서 생산된 열원은 미원상사 등 산단 내 5개 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준공된 제2발전소는 하루 200여톤의 우드칩을 연료로 사용해 5MW의 전력을 만들어 전력거래소에 판매하는 열병합발전시설이다.

 

업체 측에 따르면 이곳은 100% 바이오매스를 이용하기에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완주군 관계자도 “인근 마을에서 악취가 나는 것은 행정에서도 파악하고 있지만 악취가 발전소에서 발생한다고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실제 악취를 측정해봤지만 기준치 아래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근 마을주민들은 매연을 목격하고 악취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편, 폐목재나 야자껍질, 폐지류, 농업폐기물 등으로 만들어지는 ‘바이오 SRF’는 유해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임업 부산물로 만든 ‘목재펠릿’과 다른 것으로, 소각 시 유해성분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