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오는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지난 20대에 이어 이번에도 선거구는 완주·진안·무주·장수로 동일하다. 지난달 17일 예비후보등록을 시작으로 각 예비후보들은 표심잡기로 분주하다. 각각 특장점을 내세우며 ‘본인이야 말로 완주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중 선거인수가 가장 많은 완주군을 두고 가장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완주군은 현재 지역경기 침체, 폐기물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에 이번 선거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다. 이에 지난 20대 총선 결과 분석과 쟁점이 될 요소들을 정리해봤다.

완주군과 김제시가 하나의 선거구였던 19대까지는 완주군보다 인구가 많은 김제시 출신이 국회의원을 계속해 왔다. 그러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진안군 출신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완주·진안·무주·장수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완주군이다. 진안·무주·장수 인구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인구를 가진 완주군이기에 완주 출신의 당선여부가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30년간 완주출신 국회의원 전무
지난 1988년 13대 국회의원에 평화민주당 김태식 후보가 당선됐다. 이후 김태식 국회의원은 14, 15, 16대 선거에서 계속 승리했다.
이후 2004년 김제시와 완주군이 하나의 선거구로 묶이고 열린우리당 최규성 후보가 17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19대까지 국회의원 자리를 유지했다.
전주 출신 김태식 의원과 김제 출신 최규성 의원이 30년 가까이 완주군 국회의원 역할을 해왔다. 김태식 의원은 현재 전주 여의동 출신으로 알려져 있으며, 예전에는 이곳이 완주군에 속한 지역이었다. 이 때문에 완주에서는 짧게는 16년 길게는 30년동안 완주출신 국회의원이 없었다는 사실이 회자되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이번에는 완주사람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완무진장 엇갈린 20대 총선
지난 20대 총선에서 안호영 국회의원은 진안에서 크게 이기고 완주에서 작게 지며 당선됐다.
당시 개표결과를 살펴보면 안호영 후보(4만5176표)는 2위 임정엽 후보(4만1917표)보다 3259표를 더 얻었다. 완주군에서는 임정엽 후보(2만5094표)가 안호영 후보(2만1590표)를 3500표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진안군에서 안호영 후보(9605표)가 임정엽 후보(4665표)를 5000표 차이로 따돌렸다. 이어 무주군에서 안 후보(7606표)는 임 후보(5925표)와 1600표 이상 격차를 벌렸고 장수군에서도 안 후보(6375표)가 임 후보(6233표)를 소폭 앞섰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기준으로 완주군 선거인수는 7만8215명이다. 이는 진안군 2만2683명, 무주군 2만1573명, 장수군 1만9990명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이 때문에 현 선거구 체제에서 완주군의 표심이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 방문 민심 흔들어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던 전북도는 지난 2016년 녹색 열풍으로 국민의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에 완주도 선거 전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임정엽 후보가 안호영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당시 안호영 후보의 승리는 역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 배경에는 20대 총선 하루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완주군 봉동읍 둔산리에 방문해 같은 당인 안호영 의원 선거운동을 돕는 일이 있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는 전북도 정치성향을 차치하더라도 하늘을 찔렀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 방문은 완주군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해 사는 둔산리 표심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능성은 당시 선거 결과에서도 엿볼 수 있다. 완주군 13개 읍면중 대부분 지역에서 완주출신 임정엽 후보가 앞섰지만 문 대통령이 선거 전날 방문한 봉동읍은 안호영 후보(5383표)가 임정엽 후보(5313표)를 앞질렀다. 특히 사전투표에서는 임 후보(1295표)가 안 후보(1060표)를 앞섰기에 선거일투표에서 안 후보(4323표)가 임 후보(4018표)를 역전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산 6개면도 안호영 의원이 우세한 결과를 낳았다. 이는 지난 2014년 완주·전주 통합 여진으로 해석된다. 당시 통합 반대 여론이 고산을 중심으로 형성됐고 임정엽 후보의 통합 추진 이력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이에 이번 총선에서도 고산 6개면의 표심 향방이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표심 결정 최대요소 출신지역
오는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에서 완주군의 화두는 단연 ‘어느 지역 출신이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지역주의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지만 결국은 ‘출신 지역을 더 신경 쓸 것’이라는 전통적 정서가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완주출신 후보로는 먼저 더불어민주당 유희태 예비후보가 안호영 국회의원과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경선부터 완주에서는 ‘완주출신’이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경선에서 현역의원인 안호영 의원이 선택될 경우 본선에서도 완주군민들은 지역 출신을 두고 고심할 것이다.
◆소속 정당과 정책 대결 가능성도
하지만 경선에서 완주출신 유희태 예비후보가 승리할 경우 같은 완주출신 임정엽 예비후보와 본선을 치르게 된다. 이럴 경우 출신 지역은 의미가 없어져 정당이나 정책 대결 양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유희태 예비후보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라는 점이 가장 큰 무기다. 동시에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워 경제전문가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릴 적임자임을 강조할 것이다.
임정엽 예비후보는 완주군수를 8년간 역임하며 ‘로컬푸드’ 등 완주를 발전시킨 이력 때문에 능력이 검증됐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지역 내에서는 “그래도 일은 최고 잘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여당 현역의원 영향력 무시 못해
그렇다고 해서 완주출신이 아닌 안호영 국회의원이 완주군에서 불리한 것은 아니다. 안호영 의원은 현재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북도에서 전통적으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완주군수 또한 같은 당이기에 지지기반이 튼실하다는 평가다.
더구나 안호영 의원은 완주를 ‘수소시범도시’로 만들어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 지역 출신이라는 소지역주의를 극복해 ‘완주발전’이라는 명분으로 표심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안호영 의원 고향인 진안군의 압도적 지지가 예상돼 지난번처럼 완주에서 크게 지지 않는다면 재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