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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교통약자 복지 가뭄 완주

[완주신문]내 고향 완주군은 전주를 둘러싸고 있어 읍면들이 동서남북에 뿔뿔이 흩어져 자리하고 있다. 같은 군이지만 강 건너 이웃 같다.

 

내가 사는 봉동에서 구이나 이서로 바로 갈 수 있는 버스 노선이 없고 전주에서 노선을 찾아 갈아타고 더듬어야 갈 수밖에 없다. 운주, 경천, 화산, 동상, 비봉도 고산에 가야 하루에 서너번 있는 시내버스를 타야 갈 수가 있으니 외지나 마찬가지다. 자가용이 없는 사람은 접근하기 힘들고 타지역 같다.

 

그리고 상관도 전주시를 지나 남동쪽에 자리하고 있으니 외지인 셈이다. 오히려 가장 가까운 이웃은 전주고 그 다음이 삼례, 고산, 용진이니 완주군은 가깝고도 먼 이웃들이 함께 사는 고장이다.

 

그나마 다행히도 요즘은 500원만 내면 탈 수 있는 마을버스가 생겨 하루에 6번 봉동에서 용진을 거쳐 소양까지 왕복이 가능해졌다. 소양 소재지에서는 외지 마을과 동상면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완주군의 노력과 배려가 감사하다.

 

하지만 인근 전주, 고창, 김제, 정읍과 비교할 때 아직 부족한 게 있다. 완주군은 타 지역에 비해 13개 읍면이 사방팔방에 흩어져 있어 교통약자들이 혜택을 누리려면 타지역보다 4~5배 많은 장애인 택시가 필요하다. 그러나 타지역보다 오히려 적다.

 

김제의 경우 완주보다 인구가 적고 재정자립도도 낮다. 면적도 544㎡로 완주 821㎡보다 적지만 김제는 장애인택시가 15대이고, 완주는 10대다. 지역이 더 넓고 인구도 많은데, 장애인택시는 더 적은데 운행시간도 김제보다 짧다. 김제는 365일 24시간 풀가동 되는 것에 비해 완주는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오후 8시에 운행이 종료되고 오후 5시 이후에는 외지 운행으로 이용이 어렵다. 특히 토요일이나 공휴일 새벽은 아예 차가 배차되지 않고, 평일 새벽은 3~4시부터 투석 환자가 줄을 서니 이용이 하늘의 별따기다.

 

부자라고 소문난 완주군이 어찌 장애인택시는 가난뱅이가 되었을까! 유독 교통약자 복지가 흉년이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