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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일상]청바지의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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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신문]나는 젊어서부터 청바지를 즐겨 입는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도 무난하기 때문이고 칠십이 가까워지면서부터는 청바지를 입으니 젊어 보인다는 그 말이 좋아서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려운 80년 대 한 친구의 부인은 십여 년 가까이 청바지 하나 가지고 일할 때나 외출할 때를 가리지 않고 그 바지가 그 바지이지로 모임이나 식장에 갈 때는 세탁을 하면 되었다.

 

보기가 딱하여 000씨 이제는 집도 마련했으니 예쁜 옷도 사 입을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청바지는 질기고 튼튼하여 오래 입어도 헤어지거나 때를 타지 않으며 몸을 보호하는 데 뛰어난 목화 재질로 미국 광부들의 전용물이 되었고 광부들을 위하여 특별히 만든 제품인지는 모르지만 세기를 넘나들며 남녀노소들의 사랑이 시들 줄 모른다. 80년대 이전 못살던 시절엔 부잣집 사람들은 언제나 새 옷으로 멋을 부렸지만 보통 사람들은 낡아 구멍이라고 생기면 기워 입었고 양모의 고급 재질은 어느 한 부분이 찢어지거나 구멍이라도 생기면 다른 부위의 실을 뽑아 한 올 한 올 짜깁기를 하여 눈가림을 했었지만 세탁을 모르는 너덜거리는 누더기 옷은 구걸하는 자들의 표상이었다. 

 

부국의 상징인 미국의 걸인 히피족이 매스컴을 타는가 싶더니 우리 주변에도 일부러 찢어지고 구멍 난 청바지를 걸친 발랄한 젊은이 들이 스타라도 된 듯 당당한 모습이 눈에 띄는 세상이 다. 히피의 원조는 가난이다. 일하기 싫거나 일할 수 없어도 살아가기 위하여 구걸이나 쓰레기통을 뒤지며 사회와 등지는 길거리의 사람들을 부르는 말일 것이다. 그러니 히피가 절대로 선망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의복을 걸치게 된 계기는 맨살로 태어난 인간들의 연한 피부를 추위나 더위나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부끄러움을 가리려고 그러다가 다른 사람에게 보다 아름답고 멋지게 보이려는 치장으로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드니 이것이 배려와 예의와 질서가 된 것이다. 혼자만이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구태여 깨끗하게 예쁘게 매만지고 단장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모두가 청결과 건강을 챙기며 예뻐지려는 아름다운 문화가 꽃피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풍요가 물결치지만 나 혼자만이 살 수 없는 사회고 이웃이 있어서 옷과 액세서리나 화장으로 미와 멋을 창작하니 보는 눈은 즐거운 것이고 느끼는 자신도 가슴이 벅차니 모두가 해맑은 세상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스타가 무대 위에 서 있어도 박수 없는 관객들이라면 얼마나 썰렁할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웃과 손잡아 친구가 될 때 웃음과 평화가 있는 법이다. 자기 혼자만이 튀겠다는 역발상이 역겨움으로 다가오는 차림이나 행동은 박수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검정 머리나 갈색 머리가 흔하다고 2~3배 비용의 눈살이 외면하는 염색을 선망하거나 흠모할 눈들은 결코 없을 것이다. 물론 개성과 취미가 각각인 세상에서 마녀사냥으로 돌 던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웃들의 기분도 생각해 보는 게 사람의 지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