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완주군수 선거가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돈승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특보, 서남용 전 완주군의회 의장, 국영석 전 전북도의원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며 완주의 미래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재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유희태 군수까지 합류하면 선거 구도는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세 명의 도전자들이 제시한 공약과 문제의식을 종합해 보면 이번 선거는 ‘중앙정치 연계형’, ‘의정 경험형’, ‘자족도시 설계형’이라는 3자 구도로 요약된다. 각자의 이력과 강점은 분명하고, 공약 역시 미래산업·복지·자족경제라는 공통 분모 위에서 서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완주군민이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히 “누가 군수가 될 것인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금 완주에 정말로 중요한 것은 개인의 당락이 아니라, 선거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을 완주의 생존 전략과 군민 대통합의 방향성이기 때문이다.
완주군은 오랜 기간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 전주와의 행정통합 논의라는 구조적 압박 속에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했다. 통합 논쟁은 찬반을 넘어 지역사회 내부에 깊은 균열을 남겼고,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반복적으로 소환되며 군민 피로도를 키워왔다. 통합이든 자립이든, 그 어떤 선택도 군민 다수의 공감과 신뢰 없이는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현 군정이 추진해 온 방향 역시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유희태 군수는 재임 기간 동안 수소산업과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한 신성장 전략, 문화·산업 융합형 산업단지 조성, 주민참여 확대와 생활 기반 개선 등 완주군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중장기 사업들을 추진해 왔다.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으나, 분명한 것은 완주가 더 이상 단기 이벤트성 정책으로 버틸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문제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러한 장기 과제들이 다시 진영 논리와 정치적 계산 속에 묻힐 위험이 커진다는 데 있다. 누가 되든 군수가 바뀔 때마다 정책의 방향이 흔들리고, 갈등이 재점화된다면 완주는 또다시 제자리걸음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지금 완주에 필요한 리더십은 상대를 이기는 정치가 아니라, 완주 내부의 세력과 생각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통합의 정치다. 중앙과의 연결, 의정 경험, 장기 비전 어느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선거 이후에도 지속될 정책의 일관성과, 갈등을 조정하며 군민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실행력이다.
이번 완주군수 선거는 개인의 승패를 가리는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완주가 자립 도시로 남을 것인지, 내부 분열 속에서 소멸의 길로 갈 것인지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누가 군수가 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 이후 완주가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완주군민의 선택은 이제 인물 평가를 넘어선다. 단합과 대통합, 흔들리지 않는 자립의 길. 그것이 이번 선거가 던지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