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북한 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은 대한민국의 포용성과 공동체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자, 나아가 통일을 준비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과제이다.
최근 북한 이탈주민의 남한 입국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매년 일정 수가 한국 사회에 새롭게 편입되고 있으며, 이들이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정부는 하나원 교육, 초기 정착금 지급, 주거 및 취업 지원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왔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하는 북한 이탈주민의 삶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일부는 생계가 불안정한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며, 사회적 편견이나 정체성 혼란, 심리적 고립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실효성 있는 정착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첫째, 산업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직업 교육 및 취업 연계 프로그램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론 중심의 단편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현장 중심의 실무 교육, 멘토링,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노동시장과의 간극을 줄이는 한편, 일정 기간 이후에도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사후관리 체계 역시 구축돼야 한다.
둘째, 심리·정서적 지원 확대도 주요 과제다. 탈북 과정에서 겪은 외상 후 스트레스, 사회 적응 중 겪는 정체성 혼란 등은 자립을 가로막는 장애 요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전문 상담 인력의 확충과 정기적 심리 진단, 공동체 기반의 회복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
셋째, 북한 이탈주민이 지역사회 안에서 진정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사회적 연결망 강화가 중요하다. 문화 교류, 자원봉사,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남북 주민 간의 상호 이해와 소속감을 키워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공공 정책과 더불어, 민간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는 완주경찰서 안보자문협의회 위원으로 10년째 활동하며, 매년 북한 이탈주민을 대상으로 300만원 상당의 안경을 지원해 오고 있다. 또한 삼례로타리클럽 회원으로서, 우리 클럽은 매년 탈북민들을 위해 생필품과 지역상품권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내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민간 차원의 연대는 탈북민들이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존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북한 이탈주민 정착 문제는 일회성 지원으로 해결될 수 없다. 이것은 민족 공동체로서 우리가 반드시 짊어져야 할 책임이자, 대한민국이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실효성 있는 정책, 지속적인 민관 협력, 그리고 포용과 연대의 가치가 살아 있는 사회야말로, 탈북민이 대한민국의 당당한 시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진정한 터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