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운주면의 한 입양 개 ‘곶감이’ 이야기가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29일 운주면사무소에 따르면 직원들이 최근 입양해 키우고 있는 유기견 진돗개 ‘곶감’이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끌어 ‘면사무소 곶감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곶감이의 일상을 소개하기로 했다.
‘떠돌이 유기견의 견생(犬生) 역전 이야기’라는 제목의 1분28초짜리 1탄은 지난 25일 유튜브에 올라온 후 사흘 만에 조회 수 360회를 넘어섰고, ‘관심 폭발, 사랑 폭발’의 후원 상황을 담은 1분55초짜리 2탄도 이날 게시 한 시간 만에 230회 조회를 기록했다.
면사무소 직원들이 유기견 진돗개를 입양해 주무관이란 직급까지 주며 정성껏 보살핀 데 이어, 급기야 유튜브 채널까지 개설하게 된 감동의 스토리는 이렇다.
운주면사무소에는 태어난 지 7개 월 가량 돼 보이는 진돗개 한 마리가 올해 초부터 가끔씩 기웃거리다 인기척이 나면 도망치곤 했다. 직원들은 유기견의 애처로운 모습에 음식을 챙겨주며 슬며시 다가갔고 진돗개도 조금씩 사람들의 접근을 허용했다.
그러던 중 올 7~8월 여름부터 한 동안 유기견이 면사무소를 찾지 않았고 직원들의 궁금증은 날이 갈수록 걱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도농 복합도시인 완주군의 운주면은 주민 2100여 명이 사는 작은 도시여서 유기견이 사람들의 돌봄없이 버티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완주군을 덮친 지난 9월 초순,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던 날에 유기견은 배고픔과 추위에 덜덜 떨며 면사무소를 다시 찾았다. 마치 비상근무를 서던 직원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간절히 요청하듯 서글픈 눈망울에선 금방이라도 주르륵 눈물이 쏟아질 듯 했다.
오랫동안 배고픔에 시달린 듯 바짝 마른 초췌한 유기견의 모습에 면사무소 직원들은 가슴이 아팠다. “요녀석, 어디 갔다가 이제 왔니? 왜 이렇게 말랐어?” 직원들은 자칫 유기견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판단해 즉시 회의를 거쳐 입양을 결정하게 됐다.
강원양 면장을 포함한 직원 10여 명은 이날 이후 순번을 짜서 진돗개를 정성껏 돌봐줬다. 운주면의 특산품이 ‘곶감’인 점을 생각해 진돗개 이름을 ‘곶감’이라 붙이고, 주무관 직급까지 부여해 사랑을 쏟았다. 주무관은 1~9급의 공무원 직급 중에서 통상 6급 이하를 말한다.
직원들의 무한애정 속에 새 삶을 살게 된 곶감이는 입양 한 달여 만에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사람들을 기피하는 불안 증세도 사라지는 등 운주면의 귀염둥이로, 그야 말로 ‘견생(犬生) 역전’하게 됐다.
곶감이의 이야기가 아름아름 주변에 알려지면서 면사무소를 찾는 발길도 부쩍 많아졌고 일반인들의 관심과 후원까지 더해져 운주면을 훈훈하게 달구고 있다. 평소 동물을 사랑해온 박성일 완주군수는 운주면사무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쁘게 생겼다. 잘 키워보라”고 직원들을 격려했으며, 사료가게의 한 사장님은 곶감이가 먹을 사료를 평생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또 겨울이 오자 주변 사람들이 곶감이에게 울타리와 추위를 피할 벽과 지붕을 만들어 주는 등 일반인들의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
운주면사무소 관계자는 “곶감이가 널리 알려져 유명인사가 된 만큼 일상을 알리고, 운주면과 완주군의 각종 축제 등을 홍보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됐다”며, “곶감이도 이런 사실을 아는 지 종전보다 더 많은 재롱을 떠는 것 같다”고 웃었다. 운주면사무소는 앞으로 ‘견생역전, 촤충우돌’의 곶감이 사는 이야기를 유튜브를 통해 계속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