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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 레지던시 참여작가전… ‘예술가는 어떤 세상을 사는가’

6명 작가 작품 한자리에… 최지영 작가 ‘겹의 사유’ 통해 존재·관계·기억 질문

 

완주문화관광재단 복합문화지구 누에는 2026년 레지던시 참여작가전 《예술가는 어떤 세상을 사는가》를 9월 9일부터 10월 3일까지 누에아트홀 1·2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누에 모모의작업실 예술가 레지던시에 참여한 성은주, 황세화, 김민경, 최지영, 조윤성, 은호등 등 6명의 작가가 입주 기간 완주 지역과 호흡하며 발전시킨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회화와 설치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업하는 작가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계를 한 공간에 펼쳐놓음으로써 예술가의 사유와 창작 과정, 작품 세계를 지역민과 공유한다.

 

 

참여작가인 최지영은 ‘겹의 사유-존재와 관계, 기억이 머무는 자리’를 주제로 〈존재의 결〉, 〈관계의 결〉, 〈기억의 결〉을 선보인다.

 

최 작가의 작업은 오랫동안 이어온 공(空)과 원(圓)에 대한 사유에서 출발한다. 공을 단순히 비어 있는 상태가 아닌 새로운 생성이 가능한 자리로, 원을 시작과 끝이 이어지는 순환으로 바라보며 존재와 세계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존재의 결〉에서는 한지의 색과 결, 스며듦을 통해 비움과 채움, 생성과 소멸 사이에서 변화하는 존재를 탐색한다. 원의 형태 자체는 이전보다 절제됐지만, 그 안에 담겼던 사유는 한지의 결을 따라 이어진다.

 

〈관계의 결〉은 서로 다른 존재가 관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공존하는지를 보여준다. 서로 다른 색과 결은 하나로 합쳐져 차이를 없애기보다 각자의 성질을 유지하면서 마주하고 영향을 주고받는다. 작가는 이를 통해 “관계란 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경계를 확장해가는 과정”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특히 설치작품 〈기억의 결〉은 이번 완주 레지던시의 장소성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최 작가는 완주에서 작업하며 자연의 빛과 바람을 쪽풀로 천연염색한 한지에 담고, 임진왜란 당시 완주 웅치에서 벌어진 웅치전투의 역사와 기억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였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쪽빛 한지는 공기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며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간의 기억을 연결한다.

 

최 작가는 “역사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한 장소가 품고 있는 기억이 오늘의 우리에게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묻고 싶었다”며 “완주의 바람이 자연의 바람인 동시에 오래된 기억을 다시 불러오는 매개가 되기를 바랐다”고 작업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결국 ‘겹의 사유’는 존재와 관계, 기억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간의 층을 이루며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간다는 데 대한 질문”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3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