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신문]봄기운이 완연하다고 느낄 즈음부터 봄의 시간은 거침없이 빠르게 흐른다. 작년에 비해 일주일 정도 늦게 핀 벚꽃이 예쁘다는 이야기를 몇 번 하지도 못했는데 벌써 꽃비 되어 흩어졌다. 그렇게 잠시 한눈을 팔고 있으면 봄은 이미 저만치 달려가고 있다. 벚꽃이 지고 나면 그 아쉬움을 달래주는 꽃이 있다. 바로 철쭉꽃이다. 벚꽃은 화사함이 매력이라면 철쭉꽃은 화려함을 자랑한다. 완주군에서 철쭉꽃이 아름다운 곳은 대아수목원이라 생각하고 자주 찾곤 했는데, 가까운 곳에 숨겨진 명소가 또 있었다. 화산꽃동산이다. 따스한 봄날 철쭉꽃을 보기 위해 화산꽃동산을 찾았다. 봉동읍에서 대둔산 가는 도로를 따라가다가 고산 소재지를 지나 내려서 옛길을 이용해 화산으로 향했다. 길 양옆으로 보이는 산 풍경이 아름답다. 나무마다 우후죽순처럼 잎들이 올라와 블링 블링 눈이 부시다. 번대마을 입구에서 좌회전하면 화산면 소재지로 가는 길이다. 마을 입구에 있는 500년 수령의 느티나무 보호수도 연두색으로 물들었다. 화산면 소재지를 지나 수락사거리에서 예곡마을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에 화산 꽃동산 표지석이 나온다. 표지석이 아니었다면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겠다. 입구에서는 숲으
[완주신문]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시간의 흐름이 멈칫멈칫하는 것이 느껴진다. 머무르고 싶은 아쉬움과 새로운 계절을 갈망하는 마음이 교차하기 때문인가 보다. 우리 주변에 하나 둘 꽃이 피고, 겨우내 앙상했던 나뭇가지에서는 잎들이 싹을 틔우고 있는데 또 방송에서는 눈 소식이 전해진다. 그것도 잠시 일뿐 그렇다고 다시 겨울로 돌아갈 수는 없다. 하루 이틀 심술을 부려보지만 이내 매서운 기세가 사르르 녹아버리고 봄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이제는 스치는 바람 속에서 훈훈한 봄기운이 완연하다. 이럴 때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 따라 성지 순례를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옥 성당인 되재성당으로 말이다. 되재성당은 완주군 화산면 승치리 원승마을에 있다. 화산면 소재지에서 경천저수지를 지나서 몇 굽이 돌아가면 산속 깊숙한 마을 끝에 있다. 도로 상황이 좋아진 지금 입장에서 보면 저수지와 멀지 않으면서 산속 경치 좋은 곳에 자리 잡았나 보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처음 성당이 세워진 시기를 생각하면 통행이 불편한 첩첩산중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깊은 곳에 되재성당이 자리 잡았던 이유는 천주교 박해와 관련 있다. 1791년(정조 15)에 일어난 최초의 천주교 박해
[완주신문]요즘 겨울은 예전에 비하면 따뜻해졌다고 하지만 겨울은 겨울이다. 응달진 곳 얼음이 좀처럼 녹을 줄 모른다. 이런 시기에는 야외 활동을 주저하게 되는데 가벼운 운동으로 기분을 전환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럴 때 부담 없이 산책할 수 있는 곳으로는 소양면에 있는 오성한옥마을도 괜찮다. 오성한옥마을은 소양면 소재지에서 송광사를 지나 위봉산성 방향으로 가다 보면 나온다. 고갯길이 시작되기 바로 전에 위봉산성 방향 계곡에 형성된 마을과 좌측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오성제를 끼고 형성된 마을을 합해서 오성한옥마을이라 부른다. 오성마을 이름은 오성제 주변의 오도재(五道峙) 마을과 위봉산성 아래 계곡을 따라 들어선 외성리(外城里)마을이 합해지면서 마을 이름 한자씩을 따서 지었다. 외성리(外城里)의 경우 1675년 위봉산성이 축조되면서 생긴 마을로 1861년 대동여지도에도 外城(외성)으로 표기될 정도로 지명도가 있었던 마을이었다. 마을 입구에서 골목을 따라 오르면 눈에 띄는 것이 한옥 기와집이다. 2012년 완주군에서 오성마을을 한옥 관광자원화 지구로 지정하면서 달라진 모습이다. 마을 주택의 절반 정도가 한옥 기와집으로 바뀌었다. 가지런히 돌담을 두르고 있는 기와집이
[완주신문]2021년을 마무리하는 12월도 숨 가쁘게 시간이 흐른다. 신년 타종식을 앞둔 초를 다투는 카운트다운은 아니지만 한 해를 마감하는 수순에 들어가면서 왠지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르고 있는 느낌이다. 잠시 바쁘게 돌아가는 궤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찾아 나선 곳이 비봉면에 있는 천호마을이다. 천호마을을 가기 위해 고산면 어우리에서 비봉면 방향으로 들어섰다. 길 양쪽으로는 산줄기가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있다. 비봉면은 산골짜기에 들어선 마을들로 구성된 지역이라는 지형적인 특징이 있다. 그렇게 3km 정도 가면 비봉면 소재지가 나온다. 소재지를 지나 1km쯤 갔을까 작은 공원이 차를 세운다. 길가에 있는 작은 공원이지만 유난히 멋스러운 비봉공원 표지석에 눈이 간다. 비봉공원이 있는 곳이 천호마을이 있는 내월리이면서 달이실의 초입이다. 달이실은 옛 지명으로 한자로 표기하면 達谷(달곡)이었다. 달이실은 고구려말로 산골짜기라는 의미이다. 실제 천호마을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달이실의 중심이었던 내월마을이 가장 골짜기에 있는 마을이었다. 비봉공원을 지나 3km 안쪽에 천호마을이 있다. 천호마을은 기해박해(己亥迫害, 1839년) 전후해서 주로 충청도
[완주신문]마을 골목에는 지나온 역사와 문화가 스며있다. 그렇기 때문에 골목을 걷는 것만으로도 그 마을 특징을 이해하게 된다. 삼례 하리 구와리 유리마을에 관해서 알아보기 위해 걷기 좋은 날 사부작사부작 여유를 가지고 걸어보았다. 마을 골목 답사는 하리 용전마을에 있는 하리교회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용전마을 남쪽으로 만경강 제방이 있어 물이 그쪽으로 흐르지만, 예전에는 만경강 물길이 두 개로 나누어져 하리를 남북으로 감싸고 흘렀다. 당시에 하리는 강으로 둘러싸인 섬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남쪽으로 흐르는 물을 앞내라고 부르고, 북쪽으로 지나는 물길을 뒷내라고 불렀다. 하중도에서는 물을 좋아하는 버드나무가 잘 자라는데 하리교회 옆에도 수령이 300년 된 버드나무 노거수가 있다.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위풍이 당당하다. 섬의 흔적은 대부분 지워졌지만 버드나무만큼은 그대로 남아 마을 역사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버드나무 노거수 앞에는 임광호 전도사 순교자 기념비가 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공산당과의 갈등으로 순교하였다. 순교 기념비는 한국전쟁의 비극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버드나무 노거수를 뒤로하고 구와리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걸었다. 얼마쯤 지나면
[완주신문]억울하게 죽은 동학농민군의 한을 풀고 상처를 회복하기 위한 치유와 위로의 한마당이 비비정과 삼례문화예술촌에서 21일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비비정을 출발해 삼례문화예술촌까지 약 2km를 경상도에서 삼례로 집결하던 동학농민군의 마음으로 걸었다.
[완주신문]아직은 겨울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데 갑자기 한파가 찾아왔다. 사람들은 물론이고 동식물들 모두가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단풍이 살짝 들 정도이고, 단풍놀이를 하려면 한참 더 기다려야 할 시기라서 다들 느긋하게 가을을 즐길 태세였으니까. 아침에 일어나 베란다 문을 열어보니 바람 끝이 매섭다. 이런 날 산에 오른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약속한 일정이라 마음을 다잡고 집을 나섰다. 다행히 날씨가 맑아 시간이 흐를수록 추위가 수그러드는 분위기이다. 대둔산 주차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차가 꽤 많다. 이런 날씨 아랑곳하지 않고 많은 사람이 찾는 것을 보면 대둔산은 역시 명산임에 틀림이 없다. 주차장을 빠져나온 등산객들이 상가를 지난다. 등산객들이 몰리면서 상가들도 활기를 찾았다. 상가를 지나면 케이블카 승강장이 나온다. 오후 일정을 고려해서 시간을 단축하려면 케이블카를 타야 했다. 역시 승강장에도 많은 사람이 케이블카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다. 대합실 벽에는 삼선계단 트릭아트가 되어 있어 기다리면서 재미있는 사진 한장씩 찍을 수 있도록 했다. 케이블카는 평상시에는 20분 간격으로 운행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찾을 때에는 그 간격이 짧아 기다리는
[완주신문]처서가 지나면서 여름의 기운은 확연히 줄어들고 계절은 가을을 향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맑은 날 해가 쨍할 때는 아직 여름이 머뭇거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침저녁 날씨는 이미 여름과 멀어져 있음을 실감한다. 이런 날씨는 걷기에 참 좋다. 여름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걸을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걸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상관 편백나무 숲이다. 상관 편백나무 숲은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에 있는 공기마을과 접하고 있다. 전주에서 남원 가는 길을 따라가다가 상관 IC를 지나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공기마을로 이어진다. 공기마을 가는 길 좌•우측으로는 펜션과 카페가 여럿 보인다. 편백나무 숲이 입소문 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공기마을 입구에는 대형 주차장도 있어 편백나무 숲을 찾는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위쪽 편백나무 숲 입구에 있는 편백 숲 쉼터에도 조그만 주차장이 있지만 공기마을을 구경도 할 겸 마을 입구 주차장부터 걷기로 했다. 주차장을 나오면, 느티나무와 팽나무로 이루어진 마을 숲이 눈에 들어온다. 옆으로 길게 늘어선 모습에서 마을의 역사가 느껴진다. 공기마을 숲은 전형적인 수구(水口)막이 숲이다.
[완주신문]뻐꾹나리는 ‘뻐꾹’과 ‘나리’가 결합된 이름으로 대한민국이 원산지인 멸종위기의 한국특산 식물이다. 뻐꾹나리라는 이름의 유래는 뻐꾹이가 우는 계절에 피기 때문이라는 설과 꽃잎에 있는 자주색 반점이 뻐꾹이의 목과 가슴사이에 있는 무늬와 닮아서라는 두가지 설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령 제394호로 지정됐으며, 동상면 밤티마을에서 자생군락지가 발견돼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
[완주신문]백양꽃(내장상사화)은 매년 8월말부터 9월초에 주황색 꽃을 피우는 상사화의 한 종류로, ‘내장상사화’라고 불린다. 백양꽃은 내장산국립공원의 백양사에서 처음 발견돼 이름이 지어졌으며, 전라도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희귀식물 및 특산식물로 알려져 있다. 수만리마애석불 오르는 길에 백양꽃 군락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