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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kg 수소탱크 700번씩 들어올려”...32살에 디스크 수술한 사연

[인터뷰]유휴창 금속노조 일진하이솔루스지회장

[완주신문]직장폐쇄로 진통을 앓고 있는 일진하이솔루스 노사가 지난 23일부터 교섭에 들어갔다. 수소탱크를 생산하는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도시를 목표로 하는 완주군에 있는 대표 수소기업이다. 이 때문에 완주군에서는 일진하이솔루스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두번째 교섭 날인 25일 금속노조 일진하이솔루스지회 유휴창 지회장을 만나 교섭 상황과 사연 등을 들어봤다.

“지금 35세인데 3년전 디스크 수술을 했다.”

 

40~45kg 무게의 수소탱크를 생산하는 일진하이솔루스에서 일하는 금속노조 유휴창 지회장은 노조를 결성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수소탱크를 하루에 적게는 400번에서 많게는 700번씩 들어 올리니 허리뿐만 아니라 손목, 어깨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조합원이 대부분이다. 또한 탄소섬유를 사용해 수소탱크를 만들다 보니 분진이 많아 호흡기, 피부 질환도 발생하는 실정이다.”

 

유휴창 지회장은 이러한 일진하이솔루스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유 지회장에 따르면 일진하이솔루스는 지난해초 3조2교대에서 2조2교대로 근무를 전환했다. 

 

이에 대해 그는 “사측이 물량감소를 이유로 근로자들과 협의없이 이를 통보했고, 근로강도가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3조 2교대 근무 시에도 근로강도는 강했다”며, “특히 다쳐도 산재처리가 한건도 없었지만 실제 근로 중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유휴창 지회장에 따르면 화학물질이 근로자 눈에 들어가도 직접 병원을 찾아 치료했고, 손이 칼에 베여 인대가 절단돼도 산재처리를 받을 수 없었다.

 

유 지회장은 “우리 회사 생산직 평균나이가 30대 초중반으로 소위 MZ세대인데, 젊기에 버텨내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날 25일 사측과 두번째 교섭이 있었다. 사측 제시안을 받았고 노조 측 요구안을 전달했으나 아직까지 문제 해결 신호는 안 보인다고.

 

그는 “내일과 연휴이후 추가 교섭이 있을 예정이며, 노조 전임자 인정 등 노조할 권리에 대한 주요쟁점이 아직 진행 중”이라면서 “그나마 초반보다는 협의가 진전됐다. 노조 측에서 최초 200여개 요구안을 40개로 축소했고 사측에서도 일부 수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울러 사측이 기존 생산물량으로 3개월 정도 버틸 수 있다는 소문에 대해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파업기간 동안 생산품을 전표없이 옮기는 모습을 포착했다”며, “이 때문에 사측에서 직장폐쇄를 계획하고 미리 생산품을 비축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유휴창 지회장은 현 상황을 우려하는 완주군민들에게도 이야기를 전했다.

 

“수소도시 완주군에서 수소기업이 이런 일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 지역사회에서 걱정하는 것도 잘 알고 있고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길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우리는 단지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것 하나를 원한다. 열악한 근로환경을 개선 시키기 위해 노조 활동을 시작한 것이니 같은 사람으로서 이해와 응원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