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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반복되는 침수에 속 터지는 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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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는 행정이 내주고 업자 탓

[완주신문]화산면 운곡리 한 조경수 농장의 작업로 개설로 물길이 바뀌며 장마와 폭우 시 산 아래 농지가 매년 침수되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이 안 되고 있다. 이에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관련기사 2020년 8월 12일자>

 

옥수수 농사를 짓는 A(53)씨는 “밭이 늪으로 변해 수확량이 해마다 줄고 있다”며, “지난해 작황도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20%나 수확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경수 농장이 생기기 전에는 비가 오면 물이 골짜기로 흘러서 밭으로 물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그런데 산에 길을 만들고 이렇게 산을 건드려 놓으니 모든 게 엉망이 돼 버렸다”고 덧붙였다.

 

인근 밭에서 농사를 짓는 B(70)씨도 “물 뿐만 아니라 토사가 쓸려 내려와 밭을 덮어 미칠 지경”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인근 인삼 밭에 대해서도 “인삼은 물 빠짐이 중요한데 걱정”이라며, “인삼은 물에 잠기면 썩어버려서 몇년 농사를 망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산과 밭 사이에 설치된 배수로도 문제다. 비만 오면 토사가 쓸려 내려오면 배수로를 막아서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 이 때문에 물이 산에서 밭으로 바로 흘러내린다.

 

A씨는 “산은 업자의 몫이라고 해도 배수로는 행정에서 관리하는 것인데, 올 여름 장마 전부터 민원을 제기했으나 석달이 다 되도록 담당공무원들이 현장에 오지도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곳 조경수 농장 산은 오래된 큰 나무들이 지반을 잡아주는 일반 산과는 다르며, 나무를 실어 나르는 작업로가 폭우 때 수로로 변했다. 이에 작업로가 산사태 위험까지 초래하고 있다.

 

해당 조경수 농장은 약 4만5천평으로 2013년부터 사업이 시작됐다.

 

완주군에 따르면 산림경영계획 인가로 조경수를 식재하고 굴취허가를 얻어서 이를 판매하는 사업이 가능하다. 다 큰 조경수를 운반하기 위해서는 장비와 차량 진입을 위해 작업로를 개설할 수 있다. 하지만 작업로는 일반 임도와 다르게 배수구조물 설치 등 별도의 시설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이번 같은 폭우에 토사가 쓸려 내리는 등 안전조치가 미흡하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지난해 완주군 관계자는 “사업자의 물길 관리가 문제”라고 책임을 전가했다.

 

이번에도 완주군 산림녹지과 강남석 산림보호팀장은 “조경수 농장주와 농민이 해결할 문제”라며, “조경수 농장주에 따르면 복구도 해주고 보상도 해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에서는 불법 여부가 확인되면 이를 사법처리할 뿐 아직까지 잘못한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배수로가 막힌 것도 원인자가 책임을 져야하지 행정에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최용민 재난안전과장도 “완주군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배수불량 문제가 있다”며, “대부분이 정비가 안 돼 현실적으로 행정에서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의 답변을 전해들은 A씨는 “농장주와 농민이 알아서 해결할 것이면 행정이 무슨 필요가 있고 공무원이 왜 있어야 하냐”고 분개했다.

 

이 때문에 침수피해를 입고 있는 농민들의 속이 더 타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