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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1도 오르고 ‘노린재’ 출현 20일 빨라져

농진청, 5년간 해충 생태 연구 결과 발표

[완주신문]농촌진흥청은 기후 온난화가 해충 생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 최근 5년 동안의 지역별 해충 생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겨울철 평균기온이 1도 이상 오르면 월동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어른벌레 출현 시기도 20일 이상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대상인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는 노린재목 호리허리과에 속하는 해충으로, 전국적으로 고루 서식하며 페로몬트랩을 이용해 채집하기가 쉽다. 주로 콩과작물에 피해를 입히지만, 최근에는 과일나무까지 피해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월동 성충의 출현 시기는 그 해 해충 발생 세대수와 발생 밀도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다. 연구진은 성충 출현 시기가 겨울 기온과 관련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해 제주 7지역, 내륙 6지역에서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발생 생태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자료 축적시스템을 활용해 2016년 3월~2020년 12월까지 제주도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서 겨울 평균온도를 측정했다.

 

이 결과 각각의 해발고도에 따라 △60m= 6.1, 4.2, 5.6, 7.6도(℃) △200m= 5.0, 3.2, 4.7, 6.6도(℃) △370m= 2.9, 1.0, 2.7, 5.3도(℃) △500m= 2.5, 1.8, 3.4, 4.2도(℃) △700m= 1.5, -0.7, 0.8, 3.6도(℃)로 나타나 겨울 평균기온이 1도(℃) 이상 오른 것을 확인했다.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발생과 관련해서는 제주도 서귀포시 감귤연구소(2016년 3월~2020년 12월)의 경우, 겨울 평균온도가 6.9, 4.6, 6.5, 8.0도(℃)일 때 월동 성충 출현 시기는 3월 22일, 3월 27일, 3월 12일, 2월 20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기온이 오르면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발생 시기도 빨라짐을 알 수 있었다.

 

경북 군위군 사과연구소(2016년 3월~2020년 12월)에서도 겨울 평균온도가 0.8, -2.5, -0.6, 1.6도(℃)일 때, 월동 성충 출현 시기는 3월 16일, 3월 13일, 3월 5일, 2월 20일로 기온 상승과 함께 해충 발생이 20일 이상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상청이 제공하는 전국 60개 지역의 연평균 기온자료(1980∼2020)와 농촌진흥청의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해 월동 개체 무리 발생이 가장 많은 시기와 발생 세대 수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월동 개체 무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5월 하순에서 5월 초께로 나타났다.

 

또한,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발육에 필요한 저온 한계온도와 유효 적산 온도로 추정한 발생 세대수는 기온이 오름에 따라 3세대에서 4세대 이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세대가 3세대에서 4세대로 증가했다는 것은 더 많은 개체가 출현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작물 수확량에 나쁜 영향을 줄 뿐 아니라 해충 방제 비용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서형호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겨울철 기온변화가 곤충 생활사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며, “기온별 해충 발생 시기 변화와 세대수 증가에 주목해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