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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을 다시 생명의 바다로

- 온택트로 열린 새만금문화예술제 3000여명 참여
- 해창갯벌에 생명의 바다 기원 예술 만장 수놓아
- 서해 갯벌 중요성·새만금 해수유통 필요성 홍보

[완주신문]새만금을 다시 생명의 바다로'라는 주제로 열린 제1회 새만금문화예술제가 지난 20일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번 문화예술제는 해양생태계 파괴를 일삼은 인간 탐욕에 대한 반성과 함께 자연과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어가자는 의미에서 기획된 행사다. 

 

과거 새만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서해 갯벌에서도 가장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이었지만 방조제로 막힌 이후 서해 전역에 진펄이 쌓이고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은 바다로 변해가고 있는 상태다. 

 

이에 예술제 프로그램은 새만금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위해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고 생태계 파괴를 멈춰 자연과의 공생, 새만금 갯벌의 재자연화, 서해로 흐르는 강들의 재자연화 필요성을 알리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이번 예술제의 주요프로그램은 새만금 생태투어를 비롯해 투어 좌담회를 개막식, 홍성담 최병성의 생명토크, 예술만장대회, 새만금생명제(진혼제), 폐막식 등으로 이뤄졌다. 

 

새만금문화예술제 문규현 상임대표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사업인 새만금간척사업이 30년 지난 현재 해양생태계라는 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무수한 생명들이 사라졌다”며 “환경을 파괴하면 결국 인간 역시 살 수 없다는 교훈을 준 코로나 19의 현상황에서 보듯 하루빨리 우리 모두가 인간 위주의 개발 중심이 아닌 생명에 대한 존경과 자연과의 상생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자연 중심의 생활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창갯벌에 나부낀 생명상생 예술만장
예술제에 참여한 화가들은 200여장의 만장속에 생명의 의미를 담았다. 

 

그들이 만장을 소재로 작품을 구상한 것은 죽은 자의 넋을 기리고 새로운 세상에서의 고귀한 삶을 축원하는 만장의 의미가 지금의 새만금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예술만장대회에 참여한 화가들은 생명에 대한 위로와 공생에 대한 메시지를 화폭에 담았다. 

 

경기도립미술관장을 지냈던 라원식 미술평론가는 “만장은 일반적으로 우리 민족이 하늘 가는 길에 밝히는 길잡이로 세상에 사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남겨주는 것”이라며, “새만금이 사람들에게 풍요로움을 보장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수없이 많은 생명이 죽어간 살생의 땅이 되어 버려 다시 활생의 땅으로 바뀌길 기원하면서 만장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두렁미술패의 일원이며 미술교사로 교육 현장에서 활동했던 이정임 화가는 “어민들의 삶을 도와준 서해 신화의 주인공인 계양할미와 관련된 내용을 그렸다”며, “물, 강, 바다의 의미는 여성성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풍어를 약속하고 어민을 보호하고, 갯벌에 깃든 뭇 생명을 보호하고 위로하는 여신의 형상화 작업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생태환경미술의 대가로 알려진 성효숙 화가는 “첫날 생태투어에 참여하면서 자본의 탐욕으로 새만금의 갯벌을 망치고, 수많은 생명이 폐사됐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렸다”며, “슬퍼하는 인간들을 도요새가 날아와 위로하는 형상을 만다라형식으로 그렸다”고 작품의 배경을 알렸다. 

 

다른 참여화가들도 갯벌살리기와 해수유통, 기후위기, 멸종위기생물, 공생공존 등 생명과 상생을 표현하는 다양한 만장을 그렸다. 

 

이번 참여화가는 민중미술 홍성담 화가를 주축으로 주홍, 전정호, 정정엽, 홍성민, 성효숙, 네오다브, 스타즈, 인권화가 김선일 등 생명평화미술행동팀 60여명과 이기홍 화백 중심으로 한숙, 진창윤, 황의성, 전정권, 김지우 등 전북민미협 화가들이 참여했다. 

 

 

해수유통이 생명 회복 지름길 ’토크 프로그램‘
이번 새만금 문화예술제는 특징 중 하나는 생태투어 좌담회와 홍성담·최병성 생명토크 등 총 3차례의 토크 프로그램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생명토크는 현재의 새만금과 서해 갯벌의 상황을 알리고, 향후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한 방향 설정까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우선 생태투어 좌담회는 만경강과 동진강 기수역에서 죽어간 백합, 동죽, 바지락, 실뱀장어, 주꾸미, 갑오징어, 꽃게, 전어, 숭어, 도요새, 상괭이 등생명 파괴 흔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했다. 

 

좌담자들은 특히 생명이 다시 돌아오는 갯벌이 되기 위한 시작은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해수유통의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사회를 맡은 환경운동연합 이정현 부총장은 “새만금의 수질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농사는 물론 도시건설 자체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아직까지도 수질 개선에 대한 구체적 방법은 나오지 않고 여전히 사업 비용 투입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서천 허정균 편집장은 “방조제가 없을 땐 바닷물이 만경강은 전주천까지, 동진강은 신태인까지 올라갔다 내려왔기 때문에 서해는 갯벌이 발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세계 5대 갯벌로 이름 날린 곳”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방조제를 막아 조류의 흐름이 줄어 새만금 내측은 물론 외측도 토사가 쌓여 어패류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홍성담 최병성의 생명토크 역시 해수유통이 선행되야 한다는 것에 한목소리를 냈다.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는 “새만금 외측과 맞닿는 배수갑문에 까지 녹조가 쌓여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내측의 물이 썩어 있는 상황은 개선될 수 없을 것임을 다시 확신했다”며 “새만금은 시화호와 달리 이제 시작인 단계인 만큼 해수유통을 시작으로 생명과 자연상생의 방향으로 전환해도 늦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이번 생태투어 좌담회는 이정현 환경운동연합 부총장이 진행을 맡았으며, 좌담자로는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 해창갯벌 장승조각가 유재흠 부안우리밀영농조합법인 대표, 뉴스서천 허정균 편집장, 홍성담 화가, 전북 평화와 인권연대 김택천 운영위원장 등 환경운동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새만금을 다시 생명의 바다로 비전선포
제1회 새만금문화예술제에 참여한 단체는 생명평화미술행동을 비롯한 5개 문화예술단체와 전교조 전북본부 등 교육계 5개 단체,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등 환경계 8개 단체, 민주노총 전북본부 등 21개 시민사회단체, 부안독립신문 등 3개 언론,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등 5개 종교단체, 정의당 전북도당 등 5개 정치단체 등 총 50여곳.

 

이들 단체는 새만금 해수유통을 시작으로 다시 새만금이 생명의 바다가 될 수 있도록 향후 새만금 갯벌의 재자연화 필요성에 대한 비전을 선포했다. 

 

비전선포문에서는 우선 조류의 흐름이 약해져 서해안 전역에 진펄이 쌓이고 서해 황금어장이 생물체가 살수 없는 죽은 바다로 변해가는 새만금과 서해갯벌에서 먹이를 공급받던 도요새들이 먹이를 찾을 수 없어 개체수가 감소하는 상황, 바다를 막아 4급수 수질의 담수호를 조성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수변도시를 만들겠다는 환상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불러온 전 지구적 재앙은 생태계 파괴에서 시작됐으며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경재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생태계 파괴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전선포문은 끝으로 자연과의 공생이 지구를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길로 새만금 갯벌의 재자연화가 우리가 나가야 할 길임을 선포하며 마무리했다. 

 

새만금문화예술제 김택천 집행위원장은 “인간의 과욕이 부른 재앙은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마무시한 상흔을 남긴다”면서도 “우리가 그 상흔을 아는 순간은 이미 늦어버린 상황일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상생에 대한 성찰과 우주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삶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