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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 완주시대 열 수 있나…줄어드는 완주 인구

반세기 동안 반토막 난 인구…소멸위기 도래
완주군 인구정책 ‘아랫돌 빼 윗돌 괴기’ 형국
인구감소 특례지원 통합 재편 새로운 출구

[완주신문]인구는 곧 경쟁력이라는 것은 모든 경제학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때문에 전국의 기초자치단체들은 일자리와 복지, 교육, 삶의 질 향상 등 지역의 만족도에 대한 경쟁력을 높여 인구 유입은 늘리고 반면 유출은 최소화하기 위한 총성 없는 인구 전쟁을 치르고 있다. 완주군 역시도 인구감소율은 출생 1명당 사망 2명으로, 1대 2의 높은 감소율을 보이며 소멸위기도시로 급부상했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은 도내 동부산악권인 무주와 진안, 장수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인구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이겨내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 지역의 인구감소 문제에 대한 현 상황을 진단한 후, 민선 7기 박성일 완주군수가 내세운 ‘15만 자급자족도시 완주’로 나아가는 한계점과 대안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 반세기만에 반토막 난 완주 인구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70년대의 완주군의 인구수는 18만3000여명으로 전북지역에서 전주와 김제, 익산, 정읍과 비등한 수를 보유했다.

 

당시 완주 주변지역인 전주는 22만명의 인구가, 익산 21만명, 김제와 정읍은 25만명이 거주했으며, 무주와 진안 장수, 임실 지역 등도 8만여명에서 10만여명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전북 동북부 산악권인 무진장의 현재 인구는 2만명에서 3만명 수준으로 반세기만에 4배가량 줄었다. 

 

지난 5월 행정안전부에 등록된 완주군의 인구수는 9만1835명으로 반세기가 지난 현재 반절 가량 줄어든 정도다. 동북부 산악권과 비교하면 그나마 완주군은 선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완주군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한 시기는 지난 1978년부터 1992년 사이.

 

이 시기는 ‘일자리 찾아 서울로’라는 전국적 열풍이 있었던 때로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이주현상이 집중된 것에 기인한다. 더불어 완주군은 인근 거대 도시인 전주시와 인접해 전주로의 이주현상도 심하게 나타나 60만명에 달하는 전주 인구 상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05년까지 이어져 완주 인구가 8만2547명까지 감소하는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2016년부터는 신규 유입이 늘어나면서 인구가 순식간에 9만5975명으로까지 치솟았다.

 

혁신도시 뿐만 아니라 완주 산단에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고 현대자동차와 하청업체들의 성장과 로컬푸드의 인기가 겹치면서 전주는 물론 전국에서 귀농인구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완주군의 인구유입 인기는 잠깐 반짝하는 모양새였다. 2017년이 되자 또다시 인구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이는 인구증감률로 보면 더욱 심각하다. 행안부의 발표에 따르면 0.5% 증감률을 보이다 최근 2년새 마이너스 수치로 추락하고 있어 인구 절벽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 ‘15만 완주 자족도시’ 장밋빛 꿈 되나
완주군 민선 7기 주요공약은 ‘15만 완주 자족도시 대도약’이다. 최종 목표는 15만명의 인구 달성을 통해 시 승격 요건을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도시에 버금가는 도시기반 확충 △소득과 삶의 질 향상 △지역균형발전 △교육 등 복지를 집중 정책으로 내세웠다.

 

박성일호는 일자리 창출을 인구 유입의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들었다. 이에 테크노밸리 2단계, 농공단지 등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성일 군수는 이전 전북도에서도 일자리와 관련한 행정업무를 수행한 경력을 앞세워 완주에서 다시 산단조성과 기업유치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자리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북도에서 유치했던 기업과 투자유치 역시 인구증가를 위한 발판을 놓기엔 역부족이었던 만큼 이번 일자리 창출이라는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기업 유치를 통해 타 지역에서의 어느 정도의 인구유입 효과는 얻을 수 있지만 지역 내의 고용창출은 그다지 크지 못해 완주군 내 젊은층 유출을 막기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현재 완주군 전체 인구수의 20%에 해당하는 청년층의 이탈 현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실제 완주산단에서는 현대차 상용차의 생산량이 줄어 공장 근로자수가 감소하고 더불어 협력업체들의 일감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산단 내 공장들의 구조조정 움직임도 커지면서 자칫 이번 일자리정책이 하석상대(下石上臺)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완주산단의 근로자 A씨는 “전주의 인구가 늘어나는 지금 전주와 인근 시군에서 유입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완주군 역시 인구 나눠먹기 싸움을 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젊은 20~30대층은 대부분 수도권으로 일자리를 찾아 올라가고 있는 상황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인규유입 정책인 정주여건 개선 또한 갈 길이 멀다. 

 

박성일호가 내세운 정주여건 정책은 삼봉 웰링시티, 미니복합타운 등 1만2000세대의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한다는 것.

 

한국토지개발원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완주 삼봉지구 웰링시티는 주거와 상업은 물론 초중고, 소방서, 보건소, 도서관, 농협하나로마트 등 각종 공공시설과 행정기관이 결합된 곳으로 향후 투자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했다. 또 삼봉신도시에 지어지는 신혼희망타운은 연1.3% 최저금리로 집 값의 70%를 지원해 사실상 로또아파트라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삼봉지역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삼봉지역은 부동산 업계의 생각과는 움직임이 사뭇 다르다. 

 

일례로 경기도 위례군의 신혼희망타운은 50대1의 경쟁률을 보여 뜨거운 관심을 보인데 반해 완주 신혼희망타운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상태로 젊은 신혼부부의 완주유입은 기대하기 어렵운 상황이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혼부부가 전주시에 살다보니 완주군 자체로 넘어오려 하지 않는다”면서 “일자리와 주거가 완주산단과 밀접하게 연관되지 않고서는 허허벌판인 그 곳이 갖는 메리트는 적다”고 일축했다. 

 


○ 특별할 것 없는 인구 정책
현재 완주군은 매월 1명이 출생할 경우 2명이 사망하고 있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완주군내 출생은 37명이다. 반면 5월 한달새 사망한 수는 79명에 이른다. 매월 2배 가량의 인구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것. 

 

완주군이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신규 포함된 이유도 노인인구가 가임여성 인구의 2배 이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완주군은 임신·출산지원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톡톡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적다. 이미 저출산 문제는 완주군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문제인 만큼 일자리, 정주여건, 교육 및 복지여부 등 복합적으로 산재한 여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지 않고서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저출산·고령화 시책과 지역균형발전정책을 통합하는 근본적인 재편이 필요한 상태라는 것이 정치권의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 인구감소특례지원 통합 재편이 출구
안호영 국회의원 역시 인구감소지역 특례 지원을 위한 부처간 협력사업 활성화를 21대 국회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인구 증대를 위한 통합적 재편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아동·청년·여성이 의료, 복지, 교육, 일자리, 문화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 가능한 사업 등 지역정책을 제공해 지방소멸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 안 의원의 입장이다. 

 

안 의원 측은 “지방소멸방지 및 인구감소지역 활력강화 특별법을 제정해 독자적인 지방소멸방지 시책을 추진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는 행안부와 산업부, 중기부, 국토부, 농식품부 등의 사업을 통합 편성하고 이후에 인구감소지역, 인구감소 위험지역 등을 선정해 행정과 재정, 세제 등 정부의 다양한 지원을 체계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완주군 역시 인구감소 원인을 분석하고 인구증가 정책 과제를 선정해 아이디어 공모전을 갖는 등 인구를 늘리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인구 유입 정책 수립이 절실해 보인다.